[발행인 칼럼] 눈이 있으면 보라! 귀가 있으면 들으라! 그날의 참상을...

빼박 증거'나온 남면 이야포·두룩여 미군폭격사건, 이젠 정부가 나서라! 남면 이야포·두룩여 미군폭격사건 제74주년 민간인 희생자 추모제 8월 2일 10시 30분, 안도 이야포 평화공원에서 다채로운 추모행사 앞둬

2024-07-30     심명남
▲ 심명남 여수넷통뉴스 6대 이사장 ⓒ심명남

남면 이야포와 두룩여에서 미군폭격사건이 발생한지 올해로 어언 74주년을 맞이했습니다.

해마다 8월 3일에 실시하던 추모제는 주말과 겹쳐 2일로 앞당겼습니다. 올해는 이야포와 두룩여 미군폭격사건에 대한 기록영상이 제작되었습니다. 기록영상에는 여수MBC가 방영한 특집 방송 <폭격 그날의 진실>을 토대로 강경아 시인이 쓴 이야포 시를 서혁신씨가 작곡하고 노래한 ‘이야포’ 추모곡이 첫선을 보인 이야포·두룩여 추모영상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아직 끝나지 않는 전쟁의 참사 '이야포·두룩여 추모제'

▲이야포 미군폭격사건 생존자 이춘혁 어르신이 위령조형물에 적힌 자신의 증언을 살펴보고 있다

아울러 평안남도 무형문화재 서도소리 배뱅이굿' 보유자 박정욱 명창과 여수시립국악단의 씻김굿 공연이 펼쳐집니다. 이날 이야포추모제 공동추진위원장인 정기명 시장을 비롯 우리 지역 정치인과 많은 시민들의 참여가 예상됩니다. 다채롭게 준비한 74주년 추모제에 유가족들과 억울하게 잠든 영령들의 넋을 위로하고 조속한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추모의 자리에 함께해 주시길 당부드립니다.

여수판 노근리사건이라 불리는 남면 이야포·두룩여사건은 1950년 8월 3일과 9일 여수시 남면 안도 이야포 해상과 화태리 인근 두룩여 해상에서 미군 전투기의 폭격으로 250여 명의 피난민과 우리 지역 어부 수십명이 희생된 '민간인 집단학살사건'입니다. 2010년 제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는 이야포·두룩여미군폭격사건을 ‘진실규명’ 처리한바 있습니다. 하지만 '가해 폭격기는 미군 전폭기로 추정되나 사건과 관련된 기록이나 관련 문서 부족으로 가해자를 특정할 수 없었다'라고 결론 지었습니다.

2018년  첫 추모제를 시작으로 그동안 여수시와 여수시의회, 이야포·두룩여사건민간인위령사업추진위원회는 안도 이야포 평화공원과 화태리 독정마을에 추모비를 건립하며 참혹했던 그날의 참상을 알려왔습니다. 또한 여수MBC는 미국국립문서보관청(NARA)에서 이야포·두룩여를 폭격한 기록이 담긴 <미공군 최종임무보고서>를 찾아냈습니다. 당시 미공군이 피난민과 조기잡이 어부들을 폭격한 결정적인 스모킹건을 확보한 셈입니다.

▲ 1950년 8월 1~3일 미공군 전술정찰비행대대가 안도 이야포와 횡간도 두룩여 사이를 폭격한 기록 문서 ⓒ사진=여수mbc 영상캡쳐

눈이 있으면 보라!
귀가 있으면 들으라! 그날의 참상을 ....

우리는 동맹국 미군이 저지른 무자비한 폭격과 정부가 피난민을 실어보내 작금의 사태가 발생했음에도 그 책임에서 멀어진 한국정부의 자성을 촉구합니다. 해마다 우리가 추모제를 여는 이유는 우리 지역 이야포와 두룩여에서 발생한 가슴 아픈 참사에 대한 진실을 밝혀내 유가족들의 억울함을 풀고 가해자인 미군의 사과를 받아내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이 땅에 다시는 불행한 전쟁의 참사가 재발해선 안 된다는 것을 분명히 알리기 위함입니다.

이야포 참사 마지막 생존자 이춘혁 어르신은 “정부의 주도로 피난을 갔으니 이제 정부가 책임져 달라”며 “이 억울한 마음을 세상에서 알아줬으면 좋겠다”라며 피해보상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또 두룩여 참사 유가족 김태규씨는 “바다에 조기잡이 간 사람이 변을 당했는데 왜 원망스러운 마음이 없었겠나? 그러나 혼자 힘으로 안되니까 그냥 없었던 걸로 하자 그러고 있는 것”이라며 정부를 향해 절박한 심정으로 조속한 사태 해결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 작년 8월 9일 화태리 독정마을에서 열린 두룩여 추모비 제막식 모습 ⓒ여철주 제공

미군의 폭격 사실이 담긴 '빼박' 증거가 나왔는데 이제 와서 없었던 일로 해야겠습니까? 이제는 국가기관인 진화위가 나서 '진실의 문'을 열어야 할 차례입니다. 아울러 우리지역 정치인과 지역민들이 힘을 모아 이야포·두룩여사건 특별법을 제정해 미군의 공식적인 사과를 받아내는 그날까지 다함께 투쟁합시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