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이야포‧두룩여 미군폭격사건, "한 목소리로 진상규명 촉구해야"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발생한 비극... 74년이 지나도록 해명 또는 사과도 없는 미군 추모제...두 사건의 진실 밝히는 시발점이 되길

2024-07-31     여수시장 정기명
▲ 정기명 여수시장

오는 8월 2일 남면 안도 이야포 평화공원에서 ‘남면 이야포‧두룩여 미군폭격사건 제74주년 민간인 희생자 추모제’가 열린다.

한국전쟁 중이던 지난 1950년 8월 3일, 당시 여수시 남면 안도 이야포 인근 해상에서 제주도로 향하던 피난선을 미국 전투기가 기총 사격해 250여 명의 민간인이 희생된 사건이 바로 ‘이야포 미군폭격사건’이다.

배에 타고 있던 사람들은 전국에서 모여든 '피난민'들로,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발생한 어처구니없는 비극이었다.

이후 6일 뒤에는 ‘두룩여사건’이라는 끔찍한 범죄도 이어진다.

미군 전투기가 남면 해상에서 조기를 잡던 어부들을 공격해 아무런 잘못도 없는 수십 명의 여수 지역민들이 억울하게 희생된 것이다.

그러나, 이 두 사건은 아직도 세상에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 이런 억울함을 알리고자 하는 많은 사람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아는 사람보다 모르는 사람이 더 많다.

더더욱 답답하고 분통터지는 것은, 이 두 사건의 당사자인 미군은 7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어떤 해명이나 사과도 없다는 것이다.

그나마 사건 발생 63년 만인 지난 2018년, 이 사건들이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공론화되면서 그해 8월 14일 처음으로 ‘이야포 미군폭격사건 민간인 희생자 추모제’와 침몰 피난선 수중 탐사가 실시됐다.

또한, 다음해인 2019년 7월 25일에는 ‘여수시 이야포 및 두룩여 사건 진상규명 촉구 건의안’을 통해 진상규명 등 정부에 조속한 문제 해결을 촉구했으며, 같은 해 8월 3일 이야포 미군폭격사건 추모제와 이야포 사건을 알리는 표지판 제막식이 열렸다.

이후 ▲이야포·두룩여·여자만 미군폭격에 의한 민간인 학살 명예회복 토론회(2020.6.25)와 ▲이야포·두룩여 해상 미국폭격사건 민간인 희생자 위령사업 지원에 관한 조례 제정(2021.6.30.) ▲이야포 미군폭격사건 71주년 추모제와 추모 조형물 제막식(2021.8.3.) 등 관련 노력이 계속해서 이어졌다.

▲ 정기명 여수시장이 이야포 미군폭격사건 생존자인 이춘혁 어르신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조찬현 (자료사진)

특히, 지난 2022년 8월 3일부터는 그간 민간단체 주도로 열렸던 추모제를 여수시가 주최해 열었으며, 지난해 7월 ‘남면 이야포 미군폭격사건 침몰선 조사 용역’을 실시해 침몰선과 이야포 사건과의 역사적 사실관계 분석에도 나섰다.

하지만, 아직도 이 두 사건과 관련해서는 앞으로도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다시는 이런 비극적인 사건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진실규명과 희생자 명예회복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는 후손으로서 우리의 의무이자 희생자에 대한 예의이기도 하다.

앞으로, 지역 국회의원과 위령사업추진위원회, 여수시의회 이야포특위 등과 함께 이야포·두룩여 특별법 제정에 앞장서고자 한다. 우리 시민들도 여순사건 진실규명에 앞장서 주셨듯이, 보다 많은 관심을 가지고 한 목소리로 진상규명 촉구에 나서주실 것을 당부 드린다.

올해 추모제가 우리 대한민국의 슬픈 역사인 이 두 사건의 진실을 밝히는 시발점이 되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유가족들께는 진정어린 위로를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