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특집①] 47년 세월, 달마도에 불경 글씨 담아내는 노화가
“이걸(달마도) 집에 걸어두고 소망을 빌면 뜻하는 바가 이루어져요.” 소담원 유과, 어사 박문수 칠장사에서 유과 공양 기도 후 장원급제 여수 아와비, 해산물의 비주얼과 신선도에 감탄사가 절로 터져 나와
한 해의 시작인 2025년 1월 29일(목)은 설날로 우리 고유의 명절이다. 음력 정월 초하루다. 우리 문헌에 설의 유래를 살펴보니 삼국유사(三國遺事) 권1, 기이(紀異) 사금갑(射琴匣)조에서 찾아볼 수 있다. <고려사>에는 설날이 고려 9대 속절(俗節, 명절)로 원단(설날, 정월 초하루)으로 소개되어 있다. 조선 시대는 설날(원단) · 한식 · 단오 · 추석을 4대 명절이라 했다.
검은 먹물을 머금은 붓은 거침이 없다. 한번 먹물을 적신 붓은 화선지에서 뱀처럼 유연하게 움직인다. 달마도의 대가 일지 한성식(77) 화백이다. 47년 세월 달마도에 불경 글씨를 담아내고 있다.
한 화백은 작품에 달마대사의 그림을 기본으로 ‘신묘장구대다라니’와 ‘반야심경’을 한글 또는 한문으로 필사한다.
“이걸(달마도) 집에 걸어두고 소망을 빌면 뜻하는 바가 이루어져요.”
신묘장구대다라니는 천수경(千手經)에 나오는 긴 주문이다. 반야심경(般若心經)은 불교의 중심이 되는 반야경전의 중심사상을 270자로 함축하여 서술한 불교 경전이다.
한 화백에게 달마대사가 동쪽으로 간 이유를 묻자 “달마 대사님은 실존주의자로 서쪽에서 오셨으니까 동쪽으로 갔겠죠”라며 우문에 대한 현답을 내놓았다.
이어 “어려운 시국이지만 새해에는 우리 국민들의 소망이 다 이루어졌으면 좋겠다”는 덕담을 건넸다.
여수 향일암... 소담원 행운의 유과
향일암 절집 초입에 있는 소담원 유과 가게다. 이곳 가게는 암행어사 박문수가 칠장사에서 하룻밤을 묵고 나한전에서 유과 공양 기도한 후 장원급제했다는 유과가 인기제품이다.
고려 시대에 유과는 임금께 진상할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고 한다. 공민왕 시대에 몽골인들이 한과인 유과를 먹고 ‘구름을 먹는 듯하다’라는 평을 남겼을 정도. 조선 시대에도 임금의 어상이나 경사스러운 날 상에 유과를 내어놓았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여수 향일암 소담원 이도열(59) 대표는 “고혈압과 당뇨에 효험이 있는 메밀 유과 먹고 새해에는 묵은 때 다 벗겨내길 바란다”며 “혈관도 깨끗해지고 뱃살도 빼주는 메밀 유과로 슬림하고 건강한 새해를 맞이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덧붙여 “새해에는 다들 건강하고, 원하는 소망 다 이루고, 경제도 어려운데 다들 무사히 잘 넘겼으면 좋겠다”라며 “을사년 새해는 좀 더 희망찬 새해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여수 아와비, 싱싱한 해산물에 감탄사가 절로
이곳은 전복죽을 주문하면 여수 바다에서 건져 올린 갖가지 해산물의 맛 또한 나무랄 데가 없다.
일본어로 전복을 뜻하는 아와비는 전복죽 전문점으로 메뉴는 오직 전복죽 하나다. 여수 돌산도 작금마을에서 재배하고 여수 바다에서 난 식재료를 사용해 상을 차려낸다.
싱싱한 해산물이다. 해녀인 주인이 여수 바다에서 직접 잡은 꼬들꼬들한 식감의 해삼, 전복회, 꾸죽(뿔소라)회, 바다 향을 가득 머금은 멍게, 삼치회, 키조개 관자 등이 한 상 가득하다. 통째로 익힌 뿔소라 숙회도 나온다.
고소한 참기름장에 찍어 먹는 삼치회와 꾸죽회, 초고추장에 먹는 멍게가 참 매력적이다.
전복죽은 여수지역특산품인 돌산갓김치와 찰떡궁합이다. 갓김치가 전복죽의 풍미를 더욱더 좋게 해준다.
식후에 커피 한잔이 생각나면 돌산 금성리 바닷가에 자리한 언덕에 바람 카페에 들려보면 좋다. 오션뷰에 가슴이 탁 트이는 곳에 자리한 이곳 카페는 실내도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져 있다.
감성이 묻어나는 멋진 공간에서 커피잔에 담긴 추억의 한 페이지를 들춰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