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한 가위질...설 앞두고 미용봉사 나선 이들
요양병원에서 따뜻한 손길 전한 미용 봉사팀 사연
지난 10일 오전 9시 30분부터 약 2시간 동안 전남 여수 봉계동 한 요양병원 4층에는 가위질과 이발기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50여 명의 환자들을 위한 미용 봉사가 진행된 것이다.
이날 봉사는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을 위해 활동하는 미용 봉사팀 '더 감성' 봉사자들의 손길로 이루어졌다. 이들은 전문적인 기술과 따뜻한 마음으로 환자들의 머리를 손질하며 큰 감동을 전했다.
더 감성'은 전남 여수 여성문화회관 헤어커트 교실과 더 감성 학원생들로 구성된 미용 봉사 모임이다. 팀을 이끄는 더감성뷰티아타데미 원장은 "미용 봉사를 시작한 지 어느덧 8년이 되었다"며 "좌수영 요양병원, 소라면 경로당, 여수 주간보호센터, 소나무 노인 요양시설 등 네 곳에서 매달 봉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봉사를 시작하게 된 계기에 대해 "여성문화회관에서 미용 강사로 활동하며 지역 사회에 기여할 방법을 고민했다"며 "학생들에게도 단순히 기술을 배우는 것을 넘어, 선한 영향력을 실천하며 목표를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아 봉사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번 봉사에는 미용 대학 진학을 준비하며 자격증을 취득한 지역 내 고등학교 2학년 학생도 참여했다. 방학을 맞아 봉사에 동참한 이 학생은 밝은 웃음으로 "앞으로도 더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미용사가 되고 싶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또한, 봉사팀 일원 중 한 명인 이경화씨는 병원에 입원했던 경험을 계기로 봉사 활동에 참여하게 되었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 더감성뷰티아카데미 원장님을 만나 봉사를 시작하게 됐는데, 이제는 오히려 봉사 활동이 제 마음을 치유해주는 시간이 된다"며 진심 어린 소감을 전했다.
이날 미용 봉사를 받은 환자들은 보행기를 밀거나 휠체어를 타고 와 순서를 기다리며 "예쁘게 잘라 달라"고 요청했다. 꽃무늬 조끼에 반지, 팔찌, 머리핀까지 갖춘 한 어르신의 모습은 과거 멋쟁이였음을 떠올리게 했다.
다가오는 설 명절을 맞아 가족들과 만날 준비를 하는 환자들의 모습을 보며, '더 감성' 봉사팀은 더욱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지역 사회를 위한 이들의 선한 영향력은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