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의 희망] 여수사람 입맛 확~ ‘현정이네 찹쌀호떡’
2주 전 문 열었다는 '현정이네 찹쌀호떡'집은 문전성시 10년 넘게 쌓아온 신뢰와 음식에 대한 믿음이 브랜드 여수 특산품 방풍나물과 해풍쑥 활용한 제품 출시 예정
자영업이 무너지고 있다. 코로나-19 전염병은 자영업자의 몰락을 가속화 했다. 매년 약 100만 명이 개업해서 80만 명이 폐업한다는 대한민국이다. 2018년 기준, 대한민국의 전체 취업자 중에서 자영업자가 차지하는 비중(25.1%)은 OECD 평균(15.3%)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도 원인이다.
재래시장과 자영업자의 붕괴로 사회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 하지만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열심히 노력하는 자영업자를 만나봤다. ‘건물주가 아니면 자영업은 하지도 말라’는 현실 앞에서 그들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해결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 기자 말
한적한 11일 오후, 여수시 학동 진남시장이다. 유독 한 가게에만 사람들이 모여든다. 2주 전 문을 열었다는 현정이네 호떡집은 문전성시다.
우리나라의 대표 길거리 음식인 호떡은 밀가루나 찹쌀로 반죽해 속을 설탕과 씨앗 등으로 채워 구워낸 먹거리다. 부담 없는 가격에 쫄깃하고 고소한 맛이 빼어나 주전부리 간식으로 매력 만점이다.
최신설비 도입, 호떡 빠르고 깔끔하게 만들어
호떡집은 일반적으로 자그마한 가게다. 하지만 이 집의 호떡 가게는 남다르다. 최신설비로 무장했다. 떡집에서 사용하는 기본 반죽기에 동글동글 모양을 만들어내는 호떡 제조 기계 설비가 갖춰져 있다. 이들 최신설비를 도입해 호떡을 빠르고 깔끔하게 만들어낸다.
여천 진남시장 부부 자영업자를 만나봤다. 아내(송현정)는 여천 진남시장에서 현정이네 분식집을, 남편(양강영)은 바로 맞은편에서 현정이네 호떡집을 운영한다.
다음은 '현정이네 찹쌀호떡' 양강영 대표와 일문일답이다.
- 다른 가게는 한산한데 이곳만 고객이 많이 찾는 이유는?
“제 와이프가 이곳(진남시장)에서 15년 일(가게) 했거든요. 처음 시작한 반찬 가게에 이어 현정이네 분식집은 6년 됐어요. 와이프가 브랜드예요. 손님이 가게 앞을 지나가다가 목소리만 들어도 알아봐요. 10년 넘게 쌓아온 신뢰 그리고 음식에 대한 믿음이겠지요.”
- 음식에 대한 자신만의 특별한 노하우가 있나요?
“솔직히 물가 많이 올랐잖아요. 그런데도 김밥에 제일 비싼 햄을 써요. 식재료값이 올라도 제가 조금 손해 보고 팔아요. 그걸 견디고 음식을 더 좋게 만들어 손님들한테 팔아요. 아주 좋은 식재료를 사용해 최선을 다하면 손님은 오게 돼 있어요.”
- 다들 힘들다, 어렵다, 암울한 얘기만 하는데 자영업의 미래 어떻게 생각하세요?
“저는 심리적인 영향이 크다고 봐요. 개인적으로 희망적인 생각을 하지요. 쉽게 도전하고 쉽게 할 수 있으면 그만큼 실패할 확률이 높다고 봐요. 자신의 음식에 대한 애착을 갖고 연구와 노력을 하면 희망이 있지 않겠어요.”
- 자영업자들이 힘들어하는 이유는 뭘까요?
“불경기와 정치 불안 등 외적인 요인도 있지만, 정신적으로 나약한 게 문제죠. 열심히 일해서 꼭 성공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준비를 철저히 했으면 오래 버틸 텐데, 눈앞에 보이는 이윤만 추구하다 보니 그런 거 같아요.”
여천 진남시장 호떡은 찹쌀을 사용한 찹쌀호떡으로 호떡 본연의 맛을 잘 살렸다. 쫄깃한 식감에 고소한 데다 은은한 계피 향이 매력적이다. 호떡 소로 설탕과 참깨를 사용해 고소함을 극대화했다.
앞으로 여수 특산품인 방풍나물과 돌산갓 거문도 해풍쑥 등을 활용한 제품도 출시할 예정이라고 하니 기대가 크다.
한편, 호떡의 유래를 살펴보니 9세기 책 <입당구법순례행기>에 호병(胡餠)이라는 말이 등장하며, 송나라 때 역사서 <자치통감>에도 이 낱말이 나온다.
실크로드를 통해 전해진 서역의 음식 호떡이 한국에 처음 소개된 것은 19세기 말로 추정된다. 임오군란 때 들어온 청나라 상인들이 자국이 망하고 나서도 본토로 돌아가지 않고 생계유지를 위해 식당을 열고 음식과 호떡을 팔았다고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