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추도, 세계 최고 ‘공룡 보행렬 화석’ 보존대책 없어
신비의 공룡 섬 여수 ‘추도’에 뱃길 열린 날 가봤더니 섬 주민 “천연기념물과 등록문화재 보존...시 특단의 조치 필요”
여수 화정면 추도 섬마을의 세계 최고 자랑거리인 천연기념물 ‘공룡 보행렬 화석’과 ‘연흔 화석’에 대한 이렇다 할 보호 대책이 없어 보존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섬마을 주민 정 아무개(60)씨는 “옛날에는 구들장 한다며 돌을 시루떡 뜨듯이 떠 갖고 갔다. 자연을 훼손시키는 게 너무 안타까운 일이다”며 “시에서 일하신 분들이 바쁘겠지만 여기 우리 추도에 조금 더 신경 써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추도가 점점 옛 모습을 잃어가고 있다”
29일 여수 추도에 뱃길이 열렸다. 그동안 사도의 명성에 묻혀 별로 알려지지 않았던 작은 섬 추도에 여객선이 오가자 수많은 탐방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2026여수세계섬박람회를 앞두고 추도 섬 주민들은 조바심이다. 섬박람회 조직위가 “이번 박람회는 우리의 섬 자산을 전 세계에 알리고, 섬의 가치를 새롭게 조명하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실로 온도 차가 크기 때문.
김용래(64) 씨는 “물결 바위(연흔 화석)를 사람들이 떼어가고 훼손시킨다. 그걸 보존해야 하는데 감시가 제대로 안 되고 시 지원이 안 되다 보니까 추도가 점점 옛 모습을 잃어가고 있다”며 “시 차원에서 더 많은 집중적 지원과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라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추도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공룡 발자국이 있는 섬이다. 현재 세계자연유산 후보로 등재되어 섬 추도에 여객선이 다니자 탐방객이 몰려들고 있다. 하지만 천연기념물에 대한 이렇다 할 근본 보호 대책이 없다.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이 천연기념물이 훼손되고 있어 마을 주민들은 노심초사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긴 공룡 발자국 ‘보행렬 화석’
여수 추도에는 세계에서 가장 긴 공룡 발자국이 있다. 6마리의 초식공룡이 나란히 걸어간 흔적(보행렬 화석)이다. 너른 바위에 선명하게 찍힌 공룡 발자국은 그 길이가 무려 84m에 이른다. 또한, 1,800여 개의 공룡 발자국이 남겨져 있다.
추도는 7가구 9명의 주민이 사는 아주 작은 섬이다. 그 면적은 0.04km2, 해안선 길이는 2.6km로 낭도에서 남동쪽으로 1km 해상에 자리하고 있다.
이 자그마한 섬에는 참으로 신비로운 볼거리가 있다. 천연기념물 제434호로 지정(여수 낭도리 공룡발자국 화석산지)된 공룡 발자국과 퇴적암층 그리고 등록문화재 367호로 지정된 돌담이다.
문화해설사 조영희 씨는 “현재 7가구에 9명이 사는 신비스러운 섬 추도가 많이 훼손되고 있다”며 “(여객선 취항)이 사실은 반갑고 좋지만, 많은 사람의 방문으로 인해 그에 따른 우려와 걱정도 있다”라고 했다.
눈길 닿는 곳마다 탄성...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섬
추도 마을을 돌아본 후 퇴적암층으로 이동했다. 공룡 발자국을 따라가 봤다.
천연기념물 제434호로 지정된 추도와 사도 일대 5개 섬은 3,546개의 공룡 발자국이 발견되었으며, 조각류, 용각류, 수각류 등으로 그 종류도 다양하다. 특히 조각류의 보행렬이 우세하며 발자국의 크기는 크게 30cm 기준 두 개의 그룹으로 구분된다.
또한, 자연 학습장으로 수많은 탐방객이 즐겨 찾는 이곳 섬에는 공룡 발자국은 물론 파도에 의해 생성된 연흔과 식물화석, 연체동물 화석 등이 남아있다.
퇴적암을 차곡차곡 쌓아 올린 추도 마을 옛 담장은 인근에 있는 사도 마을 옛 담장과 더불어 등록문화재 367호로 지정되어 있다. 바닷가에 가까운 집들은 겨울 추위와 파도를 막기 위하여 처마 끝까지 견고하게 담장을 쌓아 올렸다. 그 돌담이 이제는 최고의 볼거리다.
용궁섬 가는 길이다. 두 개의 거대한 갈라진 바위 사이로 들어서자 또 다른 바다가 반긴다. 저 너머 먼바다에는 용신이 살았다고 전해진다. 멀리 좌측에는 여수에서 고흥으로 가는 백리섬섬길 위에 놓인 첫 번째 대교인 화양조발대교다. 섬 전체에 동백꽃과 진달래꽃이 만발하여 꽃섬으로 널리 알려진 상화도와 하화도 역시 바로 앞이다.
섬 주민들은 “이 아름다운 섬 천연기념물과 등록문화재를 보존하기 위한 여수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한다. 눈길 닿는 곳마다 탄성을 자아내는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섬, 이곳은 여수 화정면 추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