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소죽도, 부도, 초도... "소나무가 완전히 다 죽었다"
소죽도, 부도, 초도...소나무재선충병으로 빨갛게 말라 죽어 여수시, 늦장 대응으로 최근 3년 사이 이들 섬 전체에 피해 발생
여수 섬이 소나무재선충병으로 죽어가고 있다. 소나무재선충병 감염으로 소나무가 말라죽은 섬은 지난 3월 본지에 보도한 금죽도 뿐만이 아니다.
금죽도에 이어 인근 섬인 소죽도, 부도, 초도 역시 마찬가지다. 이들 섬에 자생하는 소나무도 소나무재선충병 감염으로 빨갛게 다 말라 죽었다.
지난 2일 여수 365개 섬을 전부 답사한 박근세 사진작가와 함께 소죽도, 부도, 초도 섬 3곳을 촬영한 자료를 통해 살펴봤다.
"3년을 넘게 방치한 것으로 보인다”
박근세 작가는 “여수 섬 3곳(소죽도, 부도, 초도)의 사진을 자세히 살펴보니 소나무가 완전히 다 죽었다”라며 “소나무재선충병 방제특별법에 따라 시 당국은 즉시 조치하는 매뉴얼이 있음에도 3년을 넘게 방치한 것으로 보인다”며 안타까워했다.
이어 “여수시가 많은 예산(재선충 방제)이 있음에도 이렇게 몇 년씩이나 방치 상태로 몰랐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 요즘은 드론으로 산림을 감시하고 정찰하고 그러는데 모를 리가 없다”라고 지적했다.
부도 섬을 자세히 살펴봤다. 2022년 6월 12일 촬영한 사진에는 푸른 소나무가 무성하다. 간간이 소나무재선충병에 걸린 소나무가 눈에 띈다. 하지만 올해 2월 26일 촬영한 사진은 섬 전체 소나무가 붉게 물들어 있다. 소나무재선충병의 확산으로 고사한 것이다.
한 번 걸리면 100% 고사한다는 소나무재선충병의 기세는 금죽도와 소죽도, 부도, 초도 등 다른 섬 지역으로 계속 확산되고 있다. 여수시의 늦장 대응으로 인해 최근 3년 사이 이들 섬 전체에 피해가 발생한 것이다.
여수시 산림과 관계자는 “소나무재선충병 감염 또는 의심되는 소나무가 5만 8천여 그루”라며 “최근 기후변화 등의 요인으로 소나무재선충병이 급격하게 확산하여 감염 또는 감염이 의심되는 소나무가 많다”고 했다.
또한, 여수시의 “재선충 방제 작업은 ‘2026여수세계섬박람회’에 대비하여 도서 지역으로 확산이 우려되는 돌산, 화양지구를 집중방제구역으로 지정하여 피해 고사목 벌채 및 소나무 예방주사와 드론방제 등 복합방제를 추진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최근 여수시의 3년간 소나무재선충병 방제 예산은 130억 원이 편성되었다. 2022년 30억 원, 2023년 50억 원, 2024년에 50억 원이다.
이렇듯 해마다 수십억 원의 예산이 편성되었음에도 소죽도, 부도, 초도 등 이들 3개 섬 소나무가 소나무재선충병에 감염 3년 사이에 다 말라 죽었다. 여수시 관계자의 답변이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