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호칼럼] 불의가 정의를 이기겠다고...헌재를 향한 검은 손길

우린 정의가 이길 때까지 결코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2025-04-13     김광호
▲ 왼쪽부터 정계선, 김복형, 정정미, 이미선, 문형배, 김형두, 정형식, 조한창 헌재 재판관. [연합뉴스 자료사진]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이후, 국정의 정상화와 헌법 정신 회복에 대한 국민적 기대는 어느 때보다 높다. 헌법을 수호하라는 시대적 명령은 탄핵이라는 엄중한 방식으로 표현되었고, 이는 단지 한 사람의 퇴진이 아니라 대한민국 헌정 질서 회복의 상징적 사건이었다. 그러나 그 기쁨도 잠시, 내란 잔당 세력은 또다시 국민을 조롱하며 검은 이빨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윤 전 대통령 시절 법제처장을 지낸 이완규 씨가 헌법재판소장 후보로 지명되었다. 이는 단순한 인사가 아니다. 헌법재판소는 권력의 폭주를 견제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수호하는 최후의 보루다. 그 수장 자리에 한때 윤석열 정권의 법률 자문 역할을 자처했던 인물이 앉게 된다면, 이는 헌법 정신에 대한 심각한 모독이며 국민적 공분에 불을 지피는 것이다.

이완규 후보자는 윤 정권의 각종 독단적 입법을 정당화하며 법제처를 정권의 거수기로 전락시켰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행정기관의 법률 자문 기구가 헌법의 가치보다는 정권의 입맛에 따라 움직인다면, 그것은 법치의 외피를 쓴 정치다. 그런 인물을 헌재의 수장 후보로 추천하는 것은, 헌법을 다시 한번 정치의 도구로 삼겠다는 의도로밖에 읽히지 않는다.

그들은 하늘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국민을 전혀 무서워 하지도 않는다. 오로지 자신들의 안위와 권력을 복원하기 위해, 다시 헌정의 가장 높은 자리를 점령하려 한다. 마치 탄핵이 없었던 일인 듯, 마치 국민의 목소리가 한낱 소음에 불과하다는 듯, 뻔뻔하게 되돌아오려 한다.

국민이 분노하는 이유는 단지 이완규 개인의 문제 때문만은 아니다. 이는 윤 정권의 부활을 꿈꾸는, 일종의 '내란 잔당'들이 다시금 권력 구조를 흔들기 위해 시도하는 일련의 흐름 으로 읽히기 때문이다. 헌재 소장 인사는 그들의 재정비 신호탄이며, 정의를 향한 국민의 결단에 대한 노골적인 도전이다.

하지만 정의는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국민의 눈은 이제 권력의 언어에 더 이상 속지 않는다. 우리는 수많은 정치적 시련을 겪으며, 민주주의는 국민의 끈질긴 감시 속에서만 살아남는다는 진리를 배워왔다. 다시금 우리는 물어야 한다. 헌법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권력을 위한 장식인가, 국민을 위한 약속인가?

만약 악의가 정의를 이기겠다고 발버둥친다면, 우리는 더욱 단단해져야 한다. 우리가 지켜낸 촛불의 기억, 우리가 외쳤던 함성, 우리가 일군 헌정 질서가 무너지는 것을 그저 두고볼 수는 없다. 헌법재판소는 특정인의 정치적 복귀 통로가 아니라, 국민의 권리를 지키는 마지막 성벽이어야 한다.

이완규 후보자의 추천은 결코 가벼운 사안이 아니다. 이는 대한민국 헌법이 다시 정치적 도구로 전락할 것인지, 아니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것인지를 가늠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다. 지금, 우리 국민은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아야 한다. 우린 정의가 이길 때까지, 결코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