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탐방] 고라니와 아이들이 뛰노는 '여수 경호초등학교'

전교생 30명 중 27명이 여수 시내에서 통학... 초1 신입생 2명 현재 6학급 새 학교 12학급 규모로 지어, 7월 말~8월에 옮겨가 ”섬 전체가 개발되다 보니... 고라니들이 살 데가 별로 없거든요“

2025-04-15     조찬현
▲아이들이 뛰노는 학교 운동장에는 벚꽃이 눈꽃으로 흩날린다. ⓒ조찬현

고라니와 아이들이 뛰노는 학교 운동장에는 벚꽃이 눈꽃으로 흩날린다. 물빛이 거울처럼 비추어진다는 아름다운 곳 여수시 경호동 대경도 경호초등학교를 11일 찾았다.

경호초 교정에서 만난 서원채 교장은 “제 빛깔 찾아 더불어 성장하는 행복 교육을 위해 학생들과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고 있다”며 “자연과 함께 건강한 어린이로 성장하도록 열과 성을 다하고 있다”라고 했다.

제24대 서원채 교장은 2024년 9월 1일 부임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제24대 서원채 교장은 2024년 9월 1일 부임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조찬현

다음은 경호초등학교 서원채 교장 선생님과 일문일답이다.

- 경호초등학교 전교생이 몇 명인가요?

“작년에는 40명이었고요. 올해는 엊그저께 한 명 전학을 와서 30명이에요. 1학년 신입생은 올해 2명입니다.

- 경호초등학교 자랑 좀 해 주세요.

“여기 학생 수도 적긴 하지만 도서 지역인 데다가 선생님들이 승진 가산점이 있거든요. 그래서 우리 학교에 다들 오려고 해요. 작년에도 과학전람회에서 국무총리상도 타고 그랬어요. 유능한 선생님들이 많이 오시고 또 이렇게 자연환경이 좋다 보니까요. 골프도 특화해서 프로그램 운영을 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외지에서도 알고 오시는 거예요.”

- 여수 시내에서 학생 몇 명이 통학 하나요.

“지금 전교생 30명 중 27명이 왔다 갔다 통학을 합니다. 8시에 들어와 3시에 한 번 그다음 4시 반에 나갑니다.”

▲경호초 서원채 교장이 전교생이 배운다는 파크골프 시범을 보여주고 있다. ⓒ조찬현

- 전 학년이 파크골프(Park Golf)를 배운다면서요.

”경도 CC가 생기면서 그때 우리 학생들이 골프를 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했었어요. 처음에는 방과 후 가서 골프를 치고 했는데 자기들 영업시간과 겹치다 보니 아이들이 골프를 하기가 힘들지 않습니까? 그래서 파크골프를 한지 6~7년 됐을걸요. 대신에 1년에 얼마씩 학교에 지원해 줍니다.“

- 운동장이 참 예쁜데 고라니가 뛰어논다면서요.

”이 섬 전체가 개발되다 보니 이제 숲이 남아 있는 데가 이 근처하고 우리 학교 새로 짓는 데 옆 말고는 아예 고라니들이 살 데가 별로 없거든요. 하여튼 이게 마냥 좋아할 일은 아니네요. 난개발로 얘들(고라니)이 서식처가 없으니까 이리(운동장) 들어옵니다. 우리(미래에셋)가 자기들 땅을 빼앗아 먹을 게 없으니까 겨울철 내내 저희가 심어놓은 시금치랑 배추를 다 뜯어 먹어버렸어요. 그래서 엊그저께 밭을 싹 갈아엎고 상추 모종 심어놨거든요.”

▲신축 중인 여수 경호초등학교 전경,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다. ⓒ조찬현

- 새로운 학교 건물은 다 지었나요?

“내장공사는 다 됐는데 조경이 조금 늦어지는 것 같아요. 그쪽에서 준공계를 4월 15일 날 낸다고 했으니까 아마 늦어도 4월 말까지는 준공이 날 것 같습니다.”

- 신축 학교로 언제 이사 가나요.

“7월 말 아니면 방학 끝나고 8월에 옮겨갈 거 같아요. 신축 학교가 처음에 미래에셋 명의로 등기가 되거든요. 전남도교육청 재산으로 이관하는 절차가 2~3개월 걸린답니다.”

- 신축 학교 규모는 어떻게 되나요.

“저희가 갈 때는 30명 6학급이지만 새 학교는 12학급 규모로 지어놨어요. 섬 전체가 관광지로 개발되면 학생들이 늘어날 여지가 있겠죠."

- 정든 학교가 사라져 아쉬움이 많겠어요.

”우리 경도 이 천혜의 자연환경을 이대로 활용했으면 좋겠는데, 이제 개발이라는 미명하에 이렇게 없어져 버리니까 아쉬움에 저 벚나무 아래에서 전 학년 단체 사진을 찍었거든요. 저희가 파서 옮기지도 못하거든요. 아시다시피 여기는 앞뒤로 뻥 뚫려 있어 전망도 좋고 채광도 진짜 좋거든요.“

▲여수시 경호동 대경도 경호초등학교 학교 현황이다. ⓒ조찬현

- 벚나무 등 조경수도 옮겨달라 요청하지 그랬어요.

”그건 안 됩니다. 왜냐면 제가 오기 전에 이미 여기 주민들이랑 학부모들하고 미래에셋과 끝난 얘기라 제가 와서 바꾸려고 해도 어쩔 수가 없더라고요. 하여튼 전국에서 가장 최신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는 학교를 만들어 준다고 했거든요.“

여수 경호초등학교를 상징하는 꽃은 동백꽃으로 ‘꾸준한 노력 친절한 마음’이며, 교목은 향나무로 ‘높은 기상 굳센 의지’다. 교색은 파랑으로 ‘발랄한 품성 새로운 희망’을 내포하고 있다.

올 1월 10일에는 제57회 졸업생 9명(남5, 여4)이 졸업했으며, 현재 총 2,001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전 학년 학생 수는 30명이며 유치원생은 5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