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섬이 죽어간다! 대경도 야산에 널브러진 재선충병 고사목

섬에 자생하는 곰솔, 재선충병 감염으로 말라 죽어가 시 당국의 별다른 조치 없이 야산에 그대로 방치된 채 박근세 작가“산성 주변에 소나무 고사목들이 많이 보인다”

2025-04-14     조찬현
▲ 여수 경호동 대경도 섬 야산의 소나무재선충병에 걸린 소나무 고사목이다. ⓒ조찬현

여수 경호동 대경도 섬 야산에 자생하는 소나무가 소나무재선충병에 감염 죽어가고 있다.

11일 대경도 야트막한 산자락(경도 산성)에 오르자 소나무재선충병에 걸린 소나무가 곳곳에 널브러져 있다. 소나무 이파리가 빨갛게 고사한 채 앙상한 소나무도 보인다.

▲ 경도 산성 주변 야산에 소나무재선충병에 걸린 소나무가 곳곳에 널브러져 있다.ⓒ조찬현

본지는 지난 3월 보도에서 섬 전체 소나무가 말라 죽어가고 있는 섬 금죽도 소나무재선충병 감염 문제를 다뤘다. 이어 4월에는 인근 섬 소죽도, 부도, 초도의 재선충병 감염 소나무를 살펴보고 문제점을 제기했다.

이번에 확인한 대경도 일부 야산 역시 마찬가지로 섬에 자생하는 소나무 일부가 소나무재선충병 감염으로 빨갛게 말라 죽어가고 있다. 시 당국의 별다른 조치 없이 야산에 그대로 방치된 채.

“곰솔인데 여러 곳의 소나무가 죽어 있다”

▲드론을 상공에 띄워 촬영한 재선충병 감염 소나무 고사목이다. ⓒ박근세

드론을 상공에 띄워 소나무를 살펴본 박근세 섬 사진작가는 “산성 주변에 소나무 고사목들이 많이 보인다. 곰솔인데 여러 곳의 소나무가 죽어 있다. 이 정도면 좀 심각한 거 아니겠냐?”라며 오히려 반문했다.

덧붙여 “여수 주변 섬들이 소나무재선충병에 노출돼 고사하는 것이 안타깝다. 여기(대경도) 섬도 뭐 별다르지 않다. 여기도 그 섬들을 조만간 재선충병이 따라가겠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소나무재선충병이 우리 산림에 엄청난 피해가 미치니까 시가 사전에 빨리 발견해서 조치해야 하는데 재선충병 감염된 소나무들을 어째서 그대로 두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경도 산성 주변 야산, 소나무재선충병에 걸려 죽은 앙상한 소나무다. ⓒ조찬현
▲ 경도 산성 주변 야산, 소나무재선충병 감염된 소나무다. ⓒ조찬현

박근세 작가는 “유서 깊은 섬 대경도에 소나무 당산목이 있었다. 저기 외동에도 있었고 여기는 내동마을 쪽인데 내동에 600년 된 당산목 소나무는 자태가 정말 아름다웠는데 5~6년 전에 고사했다. 마을 사람들은 경도 개발업자들이 죽였다고 하고, 죽은 소나무에 대해 여러 가지 설이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전남개발공사가 섬을 개발하면서 섬이 많이 훼손되었다. 원래는 여기가 유적지로 산성도 있고 그랬는데 산성 일부가 골프장으로 들어가 버렸다”며 “새로운 시설이 들어오고 개발이 되는 것은 바람직한데 문화 유적이 많이 사라져서 아쉽다”라고 말했다.

▲재선충병 감염으로 소나무 이파리가 빨갛게 말라죽은 소나무다. ⓒ조찬현
▲ 길가 대숲에 이파리가 빨갛게 고사한 소나무가 한가득 쌓여 있다. ⓒ조찬현

한편 여수시는 지난해 3월 건강한 산림 조성을 한다며 50억 원을 투입해 ‘소나무재선충병 방제’에 나선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2023년에도 역시 30억 원을 투입해 4월 말까지 12개 사업구역 약 1,040㏊에 권역별 우선순위를 고려한 방제 전략을 수립해 소나무재선충병 방제사업을 추진한다고 2월 중순 발표했다.

▲여수 경호동 대경도 전경이다. ⓒ박근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