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기획] 평생 강남우파, 여수에서 사전투표 거절 당한 사연
"이번에는 반드시 투표하겠습니다" 평생 보수였던 부모님과 이재명 선택한 강남우파의 '커밍아웃' 제임스 최, 여수와 인연 맺은후 국민참여2본부 부본부장 임명장 받아 투표하기 너무 힘든 제외국민 유권자 '제도개선 시급' "내란당을 옹호하는 사람들, 자신을 뒤돌아 보라"
트로닉홀딩스 대표인 제임스 최(45세 James Choi 한국명 최 은석)씨. 그는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한국의 우수한 식품을 발굴하고 마케팅해 글로벌 미국시장에서 유통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 여수의 해산물인 반건조 생선과 급속 냉동 사시미, 그레이드 수산물 수출을 컨택중이고, 강원도 원주·평창의 프리미엄 농임산물인 평창팜 순곡물 등 그가 직접 운영하는 ‘프리미엄 K’ 매장을 통해 한국식품을 미국인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한국의 건강하고 우수한 식품을 제대로 알리고 정직하게 유통하는게 그가 추구해온 성공사업의 가치다.
여수와의 인연, 사전투표 갔더니...
재미사업가이자 강남우파인 그는 몇년전 여수와 인연을 맺어 이야포·두룩여미군폭격사건에 대한 불행한 역사를 접하면서 여러번 이야포평화공원도 찾았다. 지난 27일에는 이야포 평화공원을 방문해 이야포·두룩여 민간인 희생자 유해발굴 개토제를 직접 둘러봤다.
지난달 29일은 여수엑스포컨벤션센터에서 전라남도 창조경제혁신센타의 초청으로 2025년 상반기 우수상품 국내판로 수출상담회 컨설팅을 도왔다. 미국수출을 준비하고 있는 업체들에게 미국수출 노하우를 전수했다. 수출전문가인 그가 지금까지 런칭한 아이팀이 10만개가 넘는다. 그는 “유통업자들은 한 아이팀을 가지고 10만개를 파는게 로망인데 저는 100만개 넘게 판매한 것이 10가지가 넘는다”며 “가장 많이 판매한 실적은 800만개를 10년째 팔고 있는 제품이 있다”라고 소개했다. 이날 상품판매에 대한 다양한 경험과 노하우를 전달하며 전남기업과 미국수출 계약도 체결했다.
이후 그는 29일 여수에서 생애최초 사전투표를 실시하러 갔다가 거절당한 이야기를 털어놨다. 국외 부재자 투표자들이 투표를 하려면 정말 산너머 산이었다.
그는 "사전투표 첫날 출장길에 여수에서 바쁜 일정을 쪼개어 아침일찍 투표하러 갔다. 그런데 '국외부재자’라는 이유로 사전투표가 안 된다고 하더군요"라며 "주민센터를 다시 찾아가봤지만 투표를 하려면 원주소지인 방배동에 가서 귀국신고를 하고 본투표일에 다시 방배동 선거구를 방문해야만 겨우 한 표를 행사할 수 있다"라며 "국외부재자들이 투표하려면 왜이렇게 절차가 복잡하냐?”며 울분을 토했다.
그래서 이번 조기대선에서는 반드시 투표를 행사하겠다고 결심한 그는 "몇 년 전만 해도 정치에 크게 관심 없던 제가 지금은 스스로의 이름으로 책임있는 선택을 하려고 한다"며 투표하고 싶어도 할 수 없었던 그동안의 경험을 털어놨다.
2022년 대선때 재외국민으로 살며 한국과 해외를 바쁘게 오갔다. 그 와중에 투표를 언제, 어디서 하는지 알 수 없어 결국 투표를 놓쳤다. 2024년 총선 때는 또 다른 장벽이 있었다. 재외국민 사전등록을 해야 한다는 사실 자체를 몰랐다. 제도에 대해 충분한 안내가 없었고, 절차도 어렵고 불투명했다. 결국 또 한 번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지 못했다. 그래서 이번 대선에는 “어떻게든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마음에 한국에 입국했다. 재외국인 사전등록을 마친터라 출장중이던 여수에서 사전투표 첫날 투표하러 갔는데 거절당했다. 이번에는 주소지인 방배동에 귀국신고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그 후 선관위에 여러 차례 문의해 담당자 안내에 따라 귀국신고를 마쳤고, 결국 본투표일인 6월 3일 방배동 선거구를 직접 찾아가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최씨는 "사실 국민이라면 당연히 보장받아야 할 권리인데, 저는 그 권리를 되찾기 위해 이렇게까지 해야 했다"라며 자신의 경험을 털어놨다.
민주당 입당한 '강남우파의 커밍아웃'
최씨는 5월 21일 더불어민주당 권리당원에 가입했다. 그는 "해외에 거주중이지만 이메일 인증으로 가입했고, 당비를 자동이체로 납부하며 책임있는 유권자로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울러 더불어민주당 제21대 대통령선거 이재명 후보 국민참여2본부 부본부장 임명장도 받았다.
이에대해 그는 ”저의 경험은 특별한 이야기가 아니다“며 ”수많은 재외국민 유권자들이 지금도 저와 같은 혼란을 겪고 있을 것“이라며 "정치는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다. 헌법이 보장한 국민의 권리며, 재외국민 누구에게나 동등하게 주어져야 할 기회"라며 "6월 3일 반드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해 앞으로도 더 많은 유권자가 공정하고 쉽게 투표할 수 있도록 제도개선을 요구하겠다"라고 강조했다.
'평범함의 위대함을 아이에게 전하고 싶다'는 그는 얼마전 한국 넷플릭스에서 시청한 감동적인 다큐멘터리 <어른 김장하>를 보며 눈시울을 붉혔던 이야기를 꺼냈다.
경남 진주의 한약방을 운영하던 김장하 선생은 평생 1,000명이 넘는 아이들의 학비를 대었고, 그 중에 한 명이 문형배 전헌법재판관이다. 1983년 40살의 김장하 선생은 명신고등학교를 설립한다. 이후 8년 뒤 1991년 국가에 헌납. 당시 그 자산 가치는 무려 110억 원으로 지금 돈으로는 수백억 원에 해당한다는 것. 그 모든 걸 조용히 조건없이, 이름조차 드러내지 않고 내놓았다. 그의 은퇴 이야기를 듣고 찾아온 한 장학생은 “특별한 인물이 되지 못해 죄송합니다”라고 말했을 때 김장하 선생님은 이렇게 답했다.
내가 그런 거를 바란 거는 아니었다.
우리 사회는 평범한 사람들이 지탱하고 있는 거다.
제임스 최씨는 “이 짧은 말이 제 삶의 방향을 흔들어 놓았다”라며 “화려하고 특별하지 않아도 자기 자리를 지키며 살아가는 것 그게 진짜 위대한 삶이라는 걸 다시 느꼈고 이 다큐멘터리를 꼭 제 아이에게 보여주고 싶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아이가 어려 이해하지 못하겠지만, 때가 되면 꼭 함께 보고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며 털어놨다.
정치는 남의 일 아니다...내란당 옹호 용서 안돼
평생을 강남 보수로 살아온 부모님과 국힘을 지지했던 자신이 강남좌파로 전향한 이야기도 꺼냈다. 2025년 5월 21일 민주당 권리당원이 된 그는 “오랫동안 저는 스스로를 ‘중도 보수’라고 생각했고, 서초에서 자라 ‘강남·서초=보수’라는 공식에 익숙했다”라고 커밍아웃했다.
그는 “하지만 이제 그것이 무의식적인 우월감의 다른 나쁜 얼굴이었다는 걸 깨달았다”며 “주변에도 진보적인 생각을 품고도 ‘강남에 살면 보수여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에 입을 다무는 사람들이 많다"라며 "이것은 보이지 않는 압박이었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이번 대선에서 극보수였던 부모님과 ''같은 후보'를 지지하게 된 일이 저에게 큰 의미였다”며 “세대와 정치 성향을 넘어 이 나라의 미래에 대해 처음으로 같은 생각을 하게 됐다. 자식 이기는 부모는 없다고 하는데, 사실 저는 부모님을 설득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정치는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며 내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을 위한 책임있는 선택임을 깨달았다”며 “이제는 침묵을 멈추고 내 이름으로 선택하고 행동하는 유권자가 되려 한다”라며 “아직도 내란당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자신을 뒤돌아 보길 바란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너무 이기적이거나 사람들과의 관계도 너무 계산적이거나 자기 것을 지키기 위해 그렇게 이익집단의 일원으로 살아가는 건 아니냐?”라고 되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