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호 칼럼] 우리는 다시 ‘시민의 시대’를 열어야 한다
“우리가 원하는 나라는 어떤 나라인가?” 설마가 대한민국 잡을 뻔했던 내란 이후의 기적
“설마가 사람 잡는다.”
지난 6개월, 이 말은 국민에게 공포 그 자체였다. “이젠 괜찮겠지” 하고 안심하려는 순간, 그 설마는 다시 모습을 드러내 국민을 수렁으로 끌어당겼다.
내란은 늘 그 설마 속에 악마를 숨겼다. 누가 보아도 명백한 내란이었건만, 그들은 반성은커녕 반칙과 법치를 교묘히 이용해 살아남았다. 헌정을 유린하고 국민의 뜻을 짓밟은 자들이, 오히려 정의의 탈을 쓰고 다시 권력을 넘보는 참담한 나날이었다.
그러나 그 설마가 현실이 되는 것을 막아낸 건, 결국 깨어 있는 시민들이었다. 마침내 국민이 이겼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당선은 단순한 정권 교체가 아니다. 무너진 헌법의 권위를 바로 세우고, 상식이 통하지 않던 정치를 갈아엎은 ‘시민의 반란’이자 민주주의의 회복 선언이다.
내란 이후 정치는 혼란을 넘어 공포로 이어졌다. 중립을 잃은 검찰, 침묵하는 언론, 눈치 보는 사법부.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조차 사치처럼 느껴질 만큼 국가는 피폐해졌고, 공화국의 기본 질서가 흔들렸다.
하지만 국민은 포기하지 않았다. 광장에서, 온라인에서, 밥상머리 대화에서 시민들은 끊임없이 질문하고, 토론하고, 저항했다. 여론조사는 왜곡할 수 있어도 민심은 속일 수 없다는 진리를, 이번 선거는 다시 증명해 보였다.
이번 대선은 단순한 정치 대결이 아니었다. 헌정 질서와 독재 회귀, 법치와 검치의 대결이었다. 국민은 상식과 정의에 손을 들어주었다. 민주주의의 마지막 보루인 ‘한 표’가 드디어 부활한 것이다.
물론 이재명의 당선이 모든 문제의 종결은 아니다. 오히려 그것은 시작에 가깝다. 대통령이 되었으되, 진짜 권력은 여전히 국민에게 있다. 우리는 다시 ‘시민의 시대’를 열어야 한다.
‘천우신조(天佑神助)’라는 말이 있다. 하늘이 돕고, 사람들이 따를 때 기적은 일어난다. 이번 승리는 하늘이 정의를 외친 이들의 진심을 외면하지 않았고, 국민이 그 외침에 응답했기에 가능했다.
이 승리는 이재명 개인의 승리가 아니다. 민주공화국을 지키려 했던 모든 시민, 나라를 나라답게 만들고자 했던 평범한 이들의 눈물과 분노, 그리고 희망이 모여 만들어낸 시대의 반전이자 역사적 전환점이다.
마침내, 국민이 이겼다. 이제 우리는 다시 묻고 또 물어야 한다. “우리가 원하는 나라는 어떤 나라인가?”
그리고 그 물음에 응답하는 정치, 실천하는 정부, 책임지는 시민으로 이 기적을 이어가야 한다.
마침내 국민이 이겼지만, 진짜 민주주의는 지금부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