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바다로 밀려오는 마약, 해양안보의 새 위기

해양에서의 마약과의 싸움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

2025-06-27     임시용

“코로나19가 만든 ‘해양 밀수의 황금기”

▲ 해양경찰교육원 임시용 교수 ⓒ김진호

최근 몇 년간 전 세계적으로 마약류 밀반입 경로가 급격히 다변화되고 있다.

그 시작은 코로나19라고 판단된다. 전 세계가 팬데믹의 공포에 휩싸였을 무렵, 공항은 폐쇄되고, 코카인의 최대 소비국인 미국의 국경은 봉쇄되었다. 그러나 항만은 멈출 수 없었다. 물류는 움직여야 했고, 바다는 여전히 열려 있었다. 그 틈을 놓치지 않은 것이 바로 국제 마약카르텔이었다.

그중에서도 ‘해상’을 통한 밀반입은 탐지 회피성과 은폐력이 뛰어나 국제 마약조직들이 선호하는 수단이 되었다. 대한민국 역시 지리적 요충지에 위치해 있어 아시아 각국을 오가는 해상 항로의 안전성과 투명성이 중요해지고 있다.

나는 현재 해양경찰교육원에서 정보외사와 마약수사 분야를 담당하는 교수요원으로 재직하고 있다. 그간 미국 FBI 다크넷, 콜롬비아 해군 국제교육원 등에서 국제 마약단속 훈련을 이수하고, 동남아 및 중남미와의 공조수사 경험을 바탕으로 신임 경찰관들에게 교육과 훈련을 진행해왔다.

“범죄는 국경을 넘지만, 수사는 관할의 한계에 갇혀 있다”

현장에서 직접 마주한 마약범죄는 단순히 한 개인의 일탈을 넘어서, 조직화·지능화된 국제 범죄였다. 특히 해상 마약 운반은 소형 레저선, 어선, 심지어 컨테이너선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이뤄지며, 국제해양법협약과 각국의 형사관할권이 교차하는 복잡한 법적 쟁점도 동반한다.

실제로 최근 동남아 인근 해역에서는 '마약 운반선 위장'과 관련된 첩보가 지속적으로 포착되고 있으며, 우리 해양경찰 역시 해당 국가들과 정보 공유를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단속 인력의 전문성과 국제적 공조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해양경찰의 역할은 단순한 해상 단속을 넘어선다. 그것은 국가의 해양주권을 지키고, 국민의 생명과 사회의 안전을 지키는 일이다. 해양에서의 마약 밀반입을 효과적으로 차단하기 위해선 선제적 정보분석, 과학수사 역량, 그리고 지속적인 국제 공조체계 강화가 필수적이다.

해양에서의 마약과의 싸움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며, 해양경찰은 그 최전선에 서 있다. 그리고 나는 오늘도 해양경찰교육원 강의실에서, 그 전선에 설 인재들을 준비시키고 있다.

해양경찰교육원 임시용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