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무분별한 가로수 벌목과 가지치기에 붙여
지금 이 무더운 여름철에 가로수 나뭇가지를 심하게 잘라낸다는 제보가 들어 오고 있다. 해마다 지적하는 말이지만 왜 이런 일이 계속 반복되고 있는 것일까?
가로수를 밑둥만 남기고 싹뚝 베어내는 것과 가로수 가지를 심하게 잘라 내는 이 문제는 해마다 여름이면 반복되는 문제라서 계속 지적하고 있는데 왜 이 일이 시정되지 않고 연례행사처럼 해마다 계속 반복되고 있는 것일까? 담당 공무원들이 바뀌어서 그러는 것일까? 아니면 이렇게 해도 괜찮다는 무사안일 업무 태만에서 비롯되는 일일까?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큰 가로수는 그 나무 하나 하나가 우리 사회의 소중한 공공재이다. 수령이 오래된 아름드리 가로수들이 공무원 한 두 사람의 판단에 의해서 쉽게 잘려지고 사라지는 일은… 휴지조각 버리는 일과 같은 그런 허접한 일이 아니다.
몇십 년 된 나무는 오랜 세월 동안 그 자리에 서 있는 하나의 귀중한 우리 사회의 자산인 것이다. 그리고 나무도 하나의 생명체 아닌가? 요즘 같이 동물복지가 강조되는 시기에 식물복지는 없는 것인가? 탄소중립 탄소 제로를 외치는 이 시기에 나무 한 그루 한 그루가 가지는 가치가 얼마나 귀중하고 소중한 것인가?
그런데 걸핏하면 수종을 변경한다는 이유를 내세워 몇십년 된 가로수를 그냥 싹뚝싹뚝 쉽게 베어내고 있는데 아무리 말 못하는 나무라도 그 자리에서 몇 십년 동안 서 있게 되면 그 나무 자체가 그 지역의 큰 자산이 된다는 생태중심적인 생각을 가져야 한다.
나무 한 그루라도 우리 마음대로 베어내고 잘라 버려서는 안 되는 귀한 우리 사회의 자산이고 문화이다. 가로수, 큰 나무 한 그루 한 그루가 가지는 사회 정서적 효과나 경제 생태적 효과에 대해서는 굳이 말하지 않겠다.
그렇지만 시골의 큰 당산나무와 같은 가치를 가지고 있는 존재가 이 우리 주변의 가로수인 것이다. 그리고 요즘같이 무더운 여름철에는 열섬 효과 뿐만 아니라 나무 몇 그루가 큰 호수가 지니고 있는 탄소 흡수 효과 그리고 산소 발생 효과에 뒤지지 않는다 라고 하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탄소중립 탄소제로는 말로만 되는 것이 아니다. 큰 나무 하나 하나, 가로수 하나 하나를 소중히 여기는 일에서 부터 시작이 된다. 나무를 베어낼 때마다 수종 변경을 이유로 드는데, 그렇다면 그 가로수와 가로수 사이 중간쯤에 새로운 수종의 가로수를 심어서 그 새 나무들이 어느 정도 자란 이후에 잘라낼 나무를 벌목하는 장기적인 가로수 관리 계획이 수립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해마다 반복적으로 이 무더운 여름철에 가로수의 가지를 심하게 잘라내는데, 그 이유가 도로변 상가의 간판을 가린다는 이유를 계속 들고 있는데 사실 요즘 같은 시기에 간판 가지고 장사하고 사업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가?
시민들은 어디쯤에 어떤 가게나 사업체가 있는지 다 알고 있다. 이번에도 문수동 서강동 도로변에 있는 가로수들이 주로 봉변을 많이 당했던데 여기에 소재하고 있는 가게나 사업체들은 그 자리에 있은지 꽤 오래된 사업체들이다. 간판이 가려서 가지를 심하게 잘라낸다는 말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말이다.
오히려 요즘 같은 무더운 여름철에는 큰 나무들이 서 있는 그 앞의 사업체가 훨씬 더 홍보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된다. 그것이 월씬 더 좋은 사업전략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여수시에서 건널목이 있는 곳 마다 비닐 그늘막을 쳐서 시민들을 뜨거운 햇볕으로부터 보호하고 있는데, 사실은 가지와 잎이 풍성한 가로수만 잘 관리해도 이런 쓸데없는 예산 낭비는 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나무를 베어 내고 그 자리에 비닐 그늘막을 세워놓는 것은 자연생태적이고 환경친화적인 나무를 베어 내고 신선한 산소통 같은 시원한 그늘을 없애 버리고 그 자리에 인위적인 뜨거운 비닐 그늘막을 치는 것은 환경적으로도 생태적으로도 결코 타당하지 않은 일이다.
그리고 가지치기를 하려면 늦가을이나 초겨울에 하는 것이 상식적인 일인데 해마다 뜨거운 여름철에 가로수 가지치기를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이것은 시민들을 위해서도, 가로수들을 위해서도 결코 좋은 일이 아니다. 지금도 무선지역에서 이 가로수 가지치기 작업이 계속되고 있다고 하는데 당장 멈춰야 한다.
이 무더운 여름에 머리를 빡빡 밀고 다닌다면 햇볕에 그 민머리가 그대로 노출된다고 생각해 보라. 얼마나 고통스럽겠는가? 이 무더운 여름철에 나무의 가지를 많든 적든 잘라내는 것은 그 나무에게 큰 고통을 주는 일이고, 또 사람들에게도 고통을 주는 일이다.
왜, 해마다 이 무더운 여름철에 이 일을 반복해서 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지만 당장 멈춰야 한다.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 숨이 턱턱 막히는 이 뜨거운 여름철에는 결코 가로수의 가지치기를 할 때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