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시 소호 연안, 쓰레기 투기와 불법 난무... 내다 버린 양심

물양장은 폐어구 낚싯배 불법 수리, 상가 신축현장은 도로 점유 어민 A씨 “낚싯배가 이곳에서 용접하고 수리하는 건 불법이다” 한창진 대표, “혈세를 들여서 만든 공공시설물이 사적 용도로 쓰여서는 안 된다”

2025-07-17     조찬현
▲ 여수 소호동 물양장에 산더미처럼 쌓인 그물과 폐어구다. ⓒ조찬현

여수시 소호 연안 물양장이 인근 양식장에서 내다 버린 폐어구와 온갖 쓰레기 투기로 인해 쓰레기 적치장으로 변했다.

야경 명소인 선소대교와 달리 이곳 물양장은 각종 폐어구와 생활 쓰레기가 인근 도로 주변까지 널려있어 관계기관의 부실한 관리·감독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 가막만 홍합양식장에서 나온 폐밧줄이 쌓여있다.ⓒ조찬현
▲ 아무렇게나 내다 버린 닻과 밧줄 등 폐어구들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조찬현

15일 현장에서 만난 정 씨(56)는 “원래 이렇게 폐어구를 쌓아놓으면 안 되는 거잖아요”라며 “빨리 좀 치워줬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이어 “저렇게 쌓아두다 보니 쓰레기 투기가 늘어났다”고 말했다.

어민 A씨(75)는 “근데 (물양장 적치물) 쓰는(사용하는) 것도 있지만 폐기물이 많아요. 쓰레기는 치워야죠”라며 “낚싯배가 이곳에서 용접하고 수리하는 건 불법이다”라고 지적했다.

▲ 여수 소호동 바닷가에서 낚시어선을 용접하면서 수리하고 있다. ⓒ조찬현

물양장 가장자리와 도로 주변에는 낚시어선과 가정에서 내다 버린 것으로 추정되는 생활 쓰레기들이 곳곳에 수북이 쌓여있다.

폐어구들은 홍합양식장에서 나온 폐밧줄, 어선의 닻, 고기 잡는 그물, 스티로폼 부표, 선박에 사용하는 윤활유통 등 다양하다.

▲ 차량이 오가는 도로 일부를 점유한 채 상가 건물 공사를 하고 있다. ⓒ조찬현
▲ 여수 소호동 도로 가장자리에는 내다 버린 생활 쓰레기가 가득 쌓여있다. ⓒ조찬현
▲ 여수 소호동 도로의 조립식 건물과 내다 버린 쓰레기다. ⓒ조찬현

마을 쪽으로 다가가자 상가 건물을 짓고 있는 현장은 도로 일부를 점유한 채 철근 절곡기 작업을 하고 있다.  또한, 철근과 공사자재가 일부 도로에 쌓여있다. 이곳을 오가는 차량과 보행인들의 안전에 문제가 있어 보인다. 

여수 소호지구 연안에는 수십 년이 넘도록 불법 가설건축물 수십 동이 설치돼 있다. 지역 언론 보도에 따르면 불법 가설건물들은 도로와 제방(물양장)을 무단 점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 여수 가막만 바다 홍합작업장 전경이다. ⓒ한창진

여수시민감동연구소 한창진 대표는 “​소호 앞 바닷가에 있는 시설물은 이름이 달라도 건축물을 지을 수 없을 것으로 여겨진다”라며 “시청 가까이에 있어 불법은 아닐 것으로 보이지만 아름다운 소호 바다 경치를 가로막아서 보기가 싫다”라고 말했다.

덧붙여 “여수시가 어떤 법규에 의해서 허가를 해주었는지 궁금하다”고 했다. 이어 “많은 혈세를 들여서 만든 공공시설물이 사적 용도로 쓰여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소호 바다에 무허가 양식장이 많다는 보도를 보았다. 그에 못지않게 부잔교와 바지선이 들어서고, 소형 배들이 아무렇게나 정박하고 있어 문제를 지적하는 경우가 많다”며 “아름다운 여수 바다를 가꾸기에 애쓰는 봉사단체를 보면서 이런 무질서 계류선박에 대한 개선이 먼저 이뤄져야 할 것이다”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