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MBC 사우회, 여수MBC 순천 이전 반대 단식투쟁... 왜?

이청연 위원장, 여수MBC 사옥 순천 이전 반대 투쟁... 단식 7일째 "여수에서 순천으로 갈 이유가 없습니다. 괜한 분란을 일으키는 것입니다.” 정기명 시장 “여수MBC는 협의체 참여 등...시민과의 소통에 임하라” 백인숙 의장 “여수MBC가 시민의 신뢰를 스스로 무너뜨리는 결정을 내리고 있다”

2025-07-25     조찬현
▲ ‘여수MBC 사옥 이전 반대 투쟁위원회(이청연 위원장)’ 사우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조찬현

여수MBC 사우회는 여수MBC 사옥 이전 반대 투쟁위원회(이청연 위원장)를 구성하고 단식 투쟁에 돌입했다. 25일 현재 7일째 접어들었다.

24일 여수MBC 사우회 투쟁위원회 이청연 위원장을 만나봤다. 다음은 그와 일문일답.

- 여수MBC 사우회는 순천으로 이전을 왜 반대하나?

“이는 단순히 뭐 감정적인 문제가 아닙니다. 여수 MBC가 55년 역사 중에서 고락산에서 34년을 이제 보냈는데 이 34년의 역사를 통해 굳건하게 전남 동부권의 중심 채널로 자리매김을 했습니다. 그리고 이미 순천 광양 고흥 보성 구례는 같은 권역입니다. 같은 권역인데 같은 권역인 여수에서 순천으로 갈 이유가 없습니다. 괜한 분란을 일으키는 것입니다.”

▲ 여수MBC 문수동 사옥 전경이다. ⓒ조찬현

- 반대하는 구체적인 이유는.

“첫째는 여수시민은 엄청난 상처를 받겠죠. 여수시민은 상실감이지만 순천시민은 안 간다고 해서 손해 볼 게 아무것도 없습니다. 시민들이 당장 좋은 게 아니라 자치단체장이나 선출직 국회의원들은 자기 치적으로 내세울 수 있겠죠. 이들의 밑그림이 되면 안 된다는 겁니다. 왜 이 사람들 정치적인 행로에 여수MBC가 희생양이 되어야 하느냐 이게 가장 큽니다.

둘째는 이전을 할 수밖에 없다는 핑계로 삼는 게 딱 두 가지인데 시설의 노후화, 경영의 악화, 근데 30년 넘은 건물이 노후화되지 않는 경우가 없습니다. 그런데 비가 새고 무슨 뭐 천장에서 뭐가 떨어지고 어쩌고 하는 그런 거는 정말 지엽적인 문제예요. 수리하면 되고 보수하면 되고 하다못해 돈 들여서 리모델링을 하면 돼요. 리모델링 하는 비용이 이전하는 비용보다 크겠어요. 당연히 적죠. 비용적인 측면에서도 말이 안 돼요.”

- 여수MBC 경영이 어렵다고 하던데요.

“경영 악화를 이야기하는데 지금 현금 자산이 당장이라도 돈으로 만들 수 있는 게 300억이 넘어요. 근데 무슨 경영 악화냐 이겁니다. 그간에 많은 사우들이 명예퇴직해서 여수 MBC를 살려냈어요. 우리가 희생해서 살린 거예요. 원해서 나간 사람 별로 없어요. MBC를 살리려고 나간 거예요. 적어도 나는 후배들한테 여기서 MBC 없애지 말아라. 우리가 희생할 테니 우리를 딛고 넘어서라도 여수 MBC만큼은 살려주라 이런 무언의 부탁이 있었던 겁니다. 그래서 잘 살아남았어요. 진주 MBC, 마산 MBC 합쳐졌어요. 19개 계열사가 16개로 줄었어요. 근데 여수 MBC는 살아남았단 말입니다. 선배들 희생이 없이 가능했겠습니까?”

▲ 여수시 문수로 135 여수MBC 입구에 ‘여수MBC 순천이전 결사반대’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조찬현

- 순천 이전 문제는 누가 먼저 불을 지핀 거예요?

“그건 모르죠. 짐작이 가기는 순천시장의 적극성 또 여수 MBC 사장의 한 건 주의 한탕주의 이게 적절하게 야합을 해 둘 다 좋은 거지. 순천시장은 이제 유치했다고 그러면 자기가 영원한 치적이 되는 거고 이 양반은 또 이제 막판에 이제 여수MBC 새로운 살길을 모색했다. 자기 치적으로 내세울 수 있는 겁니다.”

- 순천 김문수 국회의원은 환영 입장이더군요.

“조건이 있었어요. 순천시의 특혜가 없는 MBC에 대한 누가 봐도 납득할 만한 근거가 없으면 반대한다는 건데 그거야말로 이제 순천으로 오라는 이야기죠.”

- 단식 투쟁은 언제까지 하나요?

“제가 3일을 했고 뒤에는 이제 하루씩 단식 이어가기 투쟁을 합니다. 그리고 여수시의회에서 제안한 협의체, 여수시 집행부, 여수MBC 이호인 사장이 참여만 하면 우리는 철수할 거예요. 왜냐하면, 이 3자 간의 협의체에서 당사자들이 모여서 한다는데 우리가 거기에 끼어들 이유가 없어요.”

▲ ‘여수MBC 사옥 이전 반대 투쟁위원회’ 사우들이 피켓을 들고 단식 투쟁을 하고 있다. ⓒ조찬현

여수MBC 순천 이전 문제점은?

여수MBC 순천 이전 문제점은 무엇일까? 여수시의회와 시민 단체는 지역사회에서 공론화 없이 여수MBC가 기습적으로 일을 추진했다는 것이다. 하여 지역사회에 혼란과 분노를 유발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러한 일련의 일들이 “공영방송의 기본 책무를 저버린 행위”라며 사태 진상 공개와 공론화 절차를 요구하고 있다.

시민 단체는 “여수시가 여수MBC와 물밑으로 협의해 놓고도 침묵하고 있다”라며 행정의 투명성과 책임 부족을 지적했다. 특히, “순천시가 유리한 조건으로 유치 제안을 했으며, 여수시는 아무런 대응 없이 가만히 있었다”라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만약 공론화 없이 이렇다 할 절충점을 찾지 못한 채 여수MBC가 순천으로 떠난다면 여수 지역민에 대한 배신이라고 느끼며 강한 반발을 보일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

정기명 시장, “‘여수MBC 문화방송’으로 영원히 남아주는 것”

▲ 정기명 시장  ⓒ여수시 (자료사진)

정기명 여수시장은 24일 입장문을 내고 “여수MBC 순천 이전 논란의 본질은 지역 패싱 밀실야합”이라고 했다. 이어 “여수MBC는 협의체 참여 등 진정성을 가지고 시민과의 소통에 임하라”고 촉구했다.

정 시장은 또 “여수MBC가 협의체 불참의 사유로 ‘사옥부지 종상향에 대한 행정적 협조 불가’를 비롯해 이런저런 이유로 들고 있지만, 이는 본질을 흐리는 변명”이라며 “여수MBC의 지역패싱 밀실야합은 어떤 변명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라고 말했다.

덧붙여 “우리 시민들의 바람은 지역민과 함께 숨 쉬고 함께 만드는 여수의 대표방송, 여수시민의 뜻을 대변해 주는 ‘만나면 좋은 친구 여수MBC 문화방송’으로 영원히 남아주는 것”이라고 전했다.

백인숙 시의장, 여수MBC 이전 철회 촉구하며 삭발 강행

▲ 여수시의회 백인숙 의장과 문갑태 부의장이 삭발하고 있다. ⓒ조찬현

앞서 23일 여수시의회 백인숙 시의장은 여수시의회 현관 앞에서 여수MBC 이전 철회를 촉구하며 삭발을 강행했다.

이날 여수MBC 사옥 이전과 관련해 여수시의회와 시민사회단체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여수MBC 이전 철회 촉구 규탄대회 및 삭발식’에 참석해 삭발을 했다.

백인숙 의장은 “지금 여수MBC가 시민의 신뢰를 스스로 무너뜨리는 결정을 내리고 있다”며 "시민과 함께해온 반세기의 믿음을 순식간에 저버리려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사전 협의 한마디 없이, 시민 의견 단 한 줄도 듣지 않은 채 ‘순천 이전’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며 ”여수MBC는 단순한 방송사가 아니다. 우리 여수시민의 삶을 담아내고, 지역의 역사와 자존심을 함께 지켜온 소중한 공영방송이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