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판 노근리 이야포사건..."이제 진화위가 직접 나서라!"

[발행인 칼럼} 남면 이야포·두룩여 미군폭격사건 75주년 민간인 희생자 추모제 7월 31일 저녁부터 1박 2일 주민들과 전야제(추모영화제)에 이어 8월 1일 이야포 추모제 개최 정기명 시장, 주철현 전남도당위원장, 조계원 국회의원, 이광일 전남도 부의장, 백인숙 여수시의장, 과거사 특위 이미경 위원장·박성미 부위원장, 김철민 예결위원장 등 많은 정치인 참여 예정

2025-07-28     심명남
▲ 8월 3일 남면 이야포 미군폭격사건 72주년 민간인 희생자 추모제 심명남 추진위원장

 지난 5월 대선유세에서 제주를 찾은 이재명 대선 후보는 "정치적 보복차원이 아닌 엄정한 과거사 해결을 통해 괴물같은 12월 3일 계엄령 같은 민주주의 파괴행위가 또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라며 과거사 해결에 강한 의지를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4.3관련 이 땅 속에는 한을 품고 묻힌 많은 사람들이 있지요. 같은 날 제사를 지내는 동네가 많다. 그 얼마나 가슴 아픈 사연이겠냐?”라며 제주 4.3에 대한 엄정한 심판과 단죄를 통해 과거사 바로세우기를 약속한바 있습니다.

여수판 노근리 '이야포·두룩여 미군폭격사건'

제주4.3에 버금가는 우리 지역의 숙원인 여순반란 사건으로 낙인찍힌 여순항쟁은 73년 만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특별법이 국무회의를 거쳐 6개월 뒤 시행될 예정이었으나 무늬만 진상특위였지 사실상 윤석열 정부들어 멈춰섰습니다. 특히 여수에는 한국전쟁 당시 동맹인 미군에 의해 억울하게 희생당한 대규모 민간인 희생사건이 있습니다. 다름아닌 남면 이야포·두룩여 미군폭격사건 75주년 민간인 희생자 추모제가  바로 그것입니다. 

이번 추모제는 예년과 다르게 안도기러기 캠핑장과 이야포평화공원에서 1박 2일 특별한 행사를 준비중입니다. 날씨가 너무 더워 올해는 전야제와 추모제를 학교 강당이었던 기러기 캠핑장 실내에서 진행합니다. 이후 헌화와 추모공연은 이야포 평화공원에서 이어집니다. 

7월 31일밤 전야제는 <작은연못>과 여수MBC가 제작한 <폭격 그날의 진실>이 상영됩니다. 2010년에 개봉한 <작은연못>은 한국 전쟁 당시 미군이 충청북도 영동군 노근리 주민들을 학살한 노근리 양민 학살사건을 고발한 다큐멘터리영화입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1950년 7월 26일부터 4일간 노근리사건이 벌어지고 9일뒤에 이어진 이야포미군폭격사건과 궤를 같이합니다.

아울러 여수MBC가 제작한 다큐멘터리 영상은 과거 미군작전보고서 기록을 찾아내 안도이야포와 횡간도 앞 두룩여에서 미군에 의해 발생한 민간인 희생사건을 심도있게 조명해 당시 이달의 기자상을 수상하며 향후 심도있는 특별법 제정과 진상규명이 이루어질지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앞으로 이야포·두룩여 특별법을 만들 우리 지역 정치인들의 역할이 기대됩니다. 

내년 여수세계섬박람회를 앞두고 있는 여수시가 우리지역의 아름다운 다도해 섬에서 발생한 끔찍한 참상을 '섬박회 모티브'를 잘 활용해 반전을 통해 평화와 인권이 공존하는 섬으로 세계인들에게 각인시켜 줄 새로운 계기로 삼았으면 좋겠습니다. 

여수세계섬박람회 "반전(反戰)통한 평화와 인권의 섬으로...." 

▲ 이야포 미군폭격사건 희생자 추모제에서 제를 올리는 엄길수 전 대표

이야포·두룩여위령사업추진위원회는 대통령직속기구인 ‘진실화해위원회’가 이제는 그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봅니다. 따라서 진화위 김광동 위원장은 추모제에 상임위원을 보낼것이 아니라 진실규명에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한 만큼 이번에는 위원장이 직접 추모제에 참여하는 최소한의 성의를 보여주실 것을 정중히 요청드립니다. 이것이 바로 해당 공직자들이 국가기관에 녹을 먹는 이유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하다보니 시행착오도 많았습니다. 남면 이야포·두룩여 위령사업추진위원회는 그동안 시민단체와 함께 힘들게 찾아낸 침몰 피난선 잔해물 인양을 촉구했습니다. 이후 여수시가 피난선 인양을 위한 용역을 맡겼지만 시민단체가 수년간 개고생을 해가며 찾아낸  피난선 잔해물에 대해 어떠한 사실조사와 결과도 내놓지 못했습니다. 피난선 인양을 위한 용역조사에 재착수 하실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 심장에 새긴 이야포 추모비를 안고 흐느끼는 마지막 생존자 이춘혁 어르신의 모습 ⓒ심명남

아울러 지난 5월에는 남면 안도 이야포 평화공원에서 한국전쟁 당시 집단 희생된 ‘이야포미군폭격사건 민간인 희생자 유해 발굴 개토제’를 열어 유해발굴에 돌입했으나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해 안타깝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미군 폭격기 조종사 임무보고서가 여수 mbc에 의해 확보돼 명백한 사실로 드러난 만큼 이재명 정부 3기 진위위가 들어서면 이제는 국가기관이 이 과업에 지금처럼 구경꾼이 아니라 팔걷고 직접 나서주실 것을 다시한번 정중히 요청드립니다. 

남면 이야포·두룩여 미군폭격사건은 한국전쟁 중이던 1950년 8월 3일 이야포와 8월 9일 두룩여 해상에서 평화를 찾아 나선 피난민과 우리지역 조기잡이 어부들이 미군 전투기에 의해 선상에서 집단 학살당한 사건입니다.

돌이켜보면 2018년 민간단체와 <여수넷통뉴스>가 억울하게 구천을 헤메고 있는 영원들의 원혼을 달래기 위해 시작한 추모제가 올해로 8년째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이는 민간단체와 지방정부가 협력해 '역사바로 세우기'를 이어가고 있는 첫 모범사례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엄정한 심판과 단죄를 통해 과거사 바로세우기를 약속한 만큼 역사 바로 세우기는 대통령뿐 아니라 이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 모두의 몫입니다. 

시행착오 있었지만, 해마다 정치인 발길 잇는 이야포 추모제

▲ 이야포·두룩여 미군폭격사건 74주년 추모제에 함께한 참여자들이 기념촬영을 했다 ⓒ조찬현

그동안 이 사건에 대해 세상에 드러놓기도 어렵던 시절 시민들이 직접 한단 한단 돌을 쌓아올려 만든 이야포 평화탑에서 시작해 어느덧 평화공원을 조성해 이야포 추모비가 세워지면서 많은 분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아울러 우리지역 어부들이 희생당한 화태도 평화공원에도 추모비가 건립되어 해마다 피해가족들이 그 넋을 달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이 공용화장실이 없어 어려움을 성토해 추진위원회는 해마다 해결을 요청했지만 제자리 걸음이어서 이번에는 여수시의회 지역구 의원들과 정기명 시장 면담을 통해 정식으로 이야포 평화공원 화장실 문제 해결을 강력히 건의했습니다. 특히 올해는 '이야포 추모곡' 노래를 작곡한 서혁신 가수와 강경아 시인의 작사로 만들어진  추모공연이 세상에 선보이며 울림이 클 것으로 보입니다. 

이날 위령사업공동추진위원장인 정기명 시장을 비롯 지역구인 주철현 전남도당위원장과 조계원 국회의원, 이광일 전남부의장, 여수시의회 백인숙 시의장과 이미경 과거사 특별위원장·박성미 부위원장, 김철민 예결위원장 등 많은 정치인들이 함께할 예정입니다. 부디 이야포 추모제에 많은 분들이 참석해 75년전 그날의 이야포의 아픔을 함께 느껴 보시길 당부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여수시립국악단 추모공연 ⓒ조찬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