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곡 ’이야포‘ 노래 주인공...서혁신·강경아를 만나다

‘이야포·두룩여 미군폭격사건 75주년 민간인 희생자 추모제’ 서혁신 가수, “억울한 감정을 풀어줄 수 있으면 좋겠다” 강경아 작사가, “잘못된 역사가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2025-08-04     조찬현

자작 가수 서혁신(49). 그는 여수에서 활동하는 싱어송라이터다. 기타 연주를 하면서 감성적인 목소리로 직접 메시지를 전달한다. 상업적 음반 발매보다는 현장감 있는 라이브 공연 중심의 음악 활동을 하고 있다.

잔잔한 여운의 감성적인 음악을 좋아하는 이라면 아마도 이 가수를 좋아할 것이다. 그의 노래를 듣고 있노라면 위로해주는 듯한 중후한 목소리에 서정적인 노랫말이 참 좋다.

서혁신 “억울한 감정을 풀어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심정을 담아”

▲ 여수에서 활동하는 싱어송라이터 서혁신 가수다. ⓒ조찬현

지난 1일 여수시 남면 ‘이야포·두룩여 미군폭격사건 75주년 민간인 희생자 추모제’가 열리던 날, 여수 신기항에서 출발 금오도로 가는 배 선실에서 그를 만났다.

- 여수에서만 활동하나요?

“제가 원래 여수 사람인데 음악을 하겠다고 서울에 갔다가 2018년에 다시 내려왔어요. 서울은 일주일에 한 번씩 백석대학교에서 강의가 있어서 나가고 있어요. 서울에서 공연하고 전국에서 행사 부르면 아무 데나 갑니다.”

- 직접 발표한 곡이 많나요?

“제 노래로 나온 거는 35곡, 그다음 곡들은 지금 한 50곡 정도 됩니다. 그러니까 음악에 별로 관심 없는 사람도 누구나 알 만한 그런 노래가 있으면 참 좋은데 그러지는 못합니다.”

- ’이야포‘ 곡 어떤 마음으로 만드셨어요?

“저도 여수 사람인데 솔직히 이야포 미군폭격사건이라는 게 있었던 것조차 모르고 살았더라고요. 그래서 그게 좀 억울한 거예요. 여순항쟁에 대한 것도 그렇고 제가 어렸을 때는 여순 반란 사건이라고 배웠거든요. 노래 ’이야포‘는 강경아 시인이 쓴 시에 제가 곡을 붙인 겁니다. 이런 노래 만들기가 쉽지 않거든요.”

- ’이야포‘ 노래 이야기 좀 해주세요.

“시인(강경아)분께서 가사를 너무 잘 써 놓았어요. 저는 실은 좋은 노래는 그림(곡)이 잘 그려지는 노래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뭐랄까 이제 시인이 너무 그걸 묘사를 잘 해 놓으셔서 시에 더 보태고 이럴 것도 없고 그냥 그 시에서 느껴지는 감정만 가지고 그대로 음악으로 옮길 수 있으면 참 좋겠다고 생각하고 곡을 썼던 것 같아요.”

- 노랫말에 곡을 쓸 때 어떤 심정이었어요.

“제일 처음에 떠오르는 거는 억울했던 것 같아요. 그 돌아가신 분들도 억울할 것이고, 그다음에 여수 사람인데도 저도 잘 모르다가 알게 된 것도 억울하고, 실은 그 억울한 감정을 조금이라도 풀어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심정을 담았습니다. ’우리 과거는 덮어두고 미래를 생각해‘ 이렇게 생각하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말도 안 되는 소리잖아요. 솔직히 과거가 제대로 청산이 되고 정리가 돼야 그다음에 미래가 있는 건데 그래서 이제 그런 과거를 조금이라도 잘 정리를 해보자는 뜻으로 만들었습니다.”

▲ 서혁신 가수가 추모곡 ’이야포‘ 노래를 부르고 있다. ⓒ조찬현

강경아 “이 아픔의 사건을 세상에 많이 알리고 싶어” 노랫말 써

강경아 시인은 “당연히 이 아픔의 사건을 세상에 많이 알리고 싶어 작품을 쓰게 됐다”라며 “많은 이들이 이야포의 아픔을 좀 알았으면 좋겠다”라는 마음을 담았다고 전했다.

강 시인은 “피난선이 침몰 된 것처럼 그날의 우리 역사도 침몰되었다”라며 “근데 왜 죽음으로써 그들을 우리는 그 역사를 증명해야만 되는가에 대한 물음에 대한 의구심이 되게 드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살아남은 자들은 그 죽음을 통해서 그 죽음의 목격을 통해서 또 기억을 통해서 우리의 왜곡된 역사를 바로 세워야 한다”며 “추모를 통해서 그 일에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하고 의미 있는 일인가가 중요한 것 같다. 많은 사람이 함께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 시인은 “시를 통해서 가장 추구했던 것이 이 짧은 시를 통해서 이야포 사건이 어떻게 해서 일어나게 되었는지 그 동기에서부터 마무리는 어떻게 되었는지 그리고 우리는 살아남은 자들이 어떻게 이들을 기억해야 되는지, 역사는 어떻게 바로 잡혀야만 되는지에 대한 물음을 우리 국민들과 함께 그리고 끊임없이 앞으로도 이런 잘못된 역사가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런 작품 활동을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라고 했다.

▲ 추모곡 ’이야포‘작사·작곡가, 서혁신 가수와 강경아 시인이다. ⓒ조찬현

작사가 강경아 시인은 서혁신 가수의 대표곡 ‘덕분이야‘라는 곡이 참 좋다고 추천했다. 유튜브 뮤직비디오에서 서혁신 이름으로 검색하면 만나볼 수 있다며.

서혁신 가수의 ‘덕분이야’ 는 인간 내면의 따스한 감정을 담은 곡으로 노랫말도 참 곱다.

다음은 ‘덕분이야’ 노랫말 일부다.

스쳐가는 바람 속에도 내려쬐는 햇살 속에도
더 없이 아름다운 니가 있다네 어디에나 니가 있다네
가지 않은 길이라해도 니가 나의 손잡아주면
더 없는 기쁨으로 가득하다네 어디에나 니가 있다네
삶이란 건 항상 부족하지만 어딜 봐도 사랑이란 그대가 있어
눈부시게 빛나는 하루하루가 우릴 마주하고 있는건
덕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