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의 삶은 1천만 원보다 못한가”… 여수 장애인, 이 대통령에 공개서한

“우리 장애인들에게 미래가 없다면 저는 오늘을 마지막처럼 살며 싸우겠다”

2025-09-01     조찬현
▲장애인도 일하고 싶다! 노동권을 보장하라! ⓒ이명주

여수의 한 장애인이 중증장애인의 권리 보장을 촉구하며 이재명 대통령에게 절박한 심정을 담은 공개 편지를 띄웠다.

이명주 씨는 지난달 30일 개인 SNS를 통해 “여수시 예산 1조 9천억 원 중에서 중증장애인을 위해 1천만 원도 증액하기 어렵다는 말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우리 장애인의 가치는 그보다도 못한 것이냐”고 호소했다.

이 씨는 공개서한에서 “보여주기식 행정 속에서 가장 먼저 희생되는 이들은 장애인, 어린이, 고령자, 여성 등 사회적 약자들”이라며 “행정과 행사가 우선되는 자리에서 몸과 마음에 고통을 안고 살아가는 장애인은 늘 뒷전으로 밀려 희생양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우리 장애인들에게 미래가 없다면 저는 오늘을 마지막처럼 살며 싸우겠다”며 “불쌍한 생을 위하여, 인간다운 삶을 지키기 위하여 끝내 포기하지 않고 목소리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라르쉬장애인자립생활센터는 지난 22일 여수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통약자의 이동권 ▲중증장애인의 노동권·건강권 ▲사회활동권 ▲자립생활 지원 정책 등 5개 부문에 대한 여수시의 적극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한 바 있다.

▲  라르쉬장애인자립생활센터 이명주센터장이  복지교육국 김정오국장에게 장애인복지정책 요구안을 전달하고 있다.

다음은 이명주 씨의 편지 전문이다.

이재명 대통령님께.

존경하는 이재명대통령님 이 나라 대한민국의 시민으로 그리고 장애인이라는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는 차별의 존재로 편지를 띄웁니다.

이 글을 물론 읽지 않으시겠지만 절박한 마음과 온 우주에 홀로 남겨진 마음이기에, 제가 태어나서 사랑하는 대한민국의 지도자에게 편지를 씁니다.

대한민국은 누구를 위한 나라입니까.

대한민국 공직자들은 무엇을 위하여 일하는 것입니까.

시민은 왜 투표를 하여, 대통령을 뽑고, 국회의원을 뽑으며, 지자체의 장들을 응원하고 믿으며 우리의 권리를 위임합니까.

보여지는 행정전시에 왜 제일 먼저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 어린이, 고령자, 여성의 살길이 막히는 것입니까.

전라남도 여수시에 과연 장애인의 생명을 놓고, 삶을 존중하여 일하는 일꾼이 있습니까.

여수시의 예산 1조 9천억 원 중에서 중증장애인들을 위해서 1천만 원도 증액이 어렵다는 말에 우리의 가치는 1천만 원도 안 된다는 사실에 저는 분노를 금할 수 없습니다.

행정? 행사? 그나마 살아간다는 사람들을 위하여 몸과 마음에 아픔이 가득한 장애인들은 늘 뒷전으로 밀려 희생양이 됩니다.

우리 장애인들에게 미래는 없습니까? 그렇다면 저는 오늘만 살 것처럼 싸우겠습니다. 어차피 내일이 없는 장애인의 삶 투쟁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라면 불쌍한 생을 위하여 살렵니다.

작은 농어촌도시인 여수시의 장애인 이명주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