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섬달천9도생황칠막걸리’… 14년 집념이 빚은 명주

남도 우리술 품평회 최우수상 영예, 전통과 혁신의 조화

2025-09-05     조찬현
▲ 여수 농업회사법인 황칠본가에서 빚은 전통주 황칠막걸리다. ⓒ조찬현

14년 집념으로 빚은 여수의 전통주 ‘섬달천9도생황칠막걸리’가 전남 대표 우리술 경연대회에서 최고 영예를 차지했다.

여수시는 농업회사법인 황칠본가(대표 최영자)가 출품한 이 막걸리가 지난 2일 광주 MBC공개홀에서 열린 ‘2025 남도 우리술 품평회’ 탁주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했다고 3일 밝혔다.

전라남도와 전남전통주생산자협회가 공동 주최하는 이번 품평회에는 탁주·증류주·약·청주·기타 주류 등 4개 부문 45개 제품이 출품됐다. 전문가와 시민평가단 심사를 거쳐 최종 11개 제품이 선정됐다.

“14년간 시행착오 거듭... 전통주 본연의 가치 지켜"

황칠본가의 황칠막걸리는 쌀과 황칠을 주원료로 삼양주 방식으로 세 차례 빚고 90일간 자연 숙성해 완성된다. 인공 감미료를 일절 사용하지 않아 황칠의 은은한 쌉싸름함과 쌀 본연의 깊은 단맛이 조화를 이룬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영자 대표는 “황칠이 간 해독에 좋다는 기록에서 착안해 막걸리를 만들기 시작했다”며 “14년간 시행착오를 거듭하며 전통주 본연의 가치를 지키면서도 새로운 맛을 찾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남편이 황칠을 꾸준히 섭취하며 건강을 회복한 경험이 도전의 계기가 됐다”며 술에 담긴 개인적 사연을 전하기도 했다.

▲ 여수 대표 전통주인 ‘섬달천9도생황칠막걸리’가 지난 2일 광주 MBC공개홀에서 열린 ‘2025 남도 우리술 품평회’에서 탁주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여수시

황칠본가는 현재 알코올 도수 9도와 12도의 두 가지 제품을 내놓고 있다. 특히 12도 제품은 가수(加水) 과정을 생략해 더 진한 풍미를 구현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대표는 “막걸리를 빚는 일은 어린아이를 돌보듯 섬세함이 필요하다”며 “좋은 재료와 원칙을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여수시는 이번 수상이 지역 전통주의 경쟁력을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오는 10월 열리는 남도주류페스타와 국제농업박람회 등에서 여수 전통주의 우수성을 널리 알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 대표는 앞으로 명품 증류주에도 도전할 뜻을 내비쳤다. 그는 “약주 면허를 넘어 증류주 분야로 확장해 ‘화요’와 같은 술을 빚고 싶다”며 “더 완벽한 맛을 위해 연구를 멈추지 않겠다”고 포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