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흥국사, 꽃무릇 물결… 절집과 어우러진 가을 풍경
가을 햇살과 어우러진 꽃무릇의 향연은 한동안 이어질 전망
가을이 깊어지면서 여수 흥국사 경내가 붉게 물들었다. 호국불교의 성지로 알려진 사찰 곳곳에 꽃무릇이 활짝 피어나면서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27일 오전 찾은 흥국사 입구와 대웅전, 팔상전, 그리고 108 돌탑 주변은 꽃무릇 군락지로 붉은 융단을 깔아놓은 듯했다.
햇살을 받은 꽃무릇은 유난히 반짝였고, 삼각대를 세운 사진가와 여행자들은 숨 가쁘게 셔터를 눌러댄다.
서울에서 내려온 한 관광객은 “사진으로만 보던 풍경이 눈 앞에 펼쳐지니 숨이 막힐 정도”라며 “꽃무릇 사이로 보이는 돌탑이 더없이 아름답다”라고 했다. 또 다른 방문객은 “걷는 숲길마다 꽃무릇이 길을 안내하는 듯하다”며 미소 지었다.
흥국사는 고려 명종 25년(1195년) 보조국사 지눌이 창건한 사찰로, 임진왜란 당시 의승수군 400여 명이 활약했던 역사적 현장이기도 하다.
경내에는 대웅전 후불탱, 관음보살 벽화, 홍교 등 국가 지정 보물이 즐비하다. 특히 대웅전 뒷벽의 관음보살 벽화는 바다 위 연꽃을 좌대로 한 독특한 구성이 돋보이며, 2015년 보물로 지정됐다.
사찰 입구 우측에 자리한 홍교는 무지개 모양의 홍예석교로, 길이 40m에 달한다. 1639년(조선 인조 17년)에 축조돼 지금까지 원형을 간직하고 있으며, 1972년 보물로 지정됐다. 자연과 역사가 어우러진 이 다리는 흥국사를 찾는 이들이 꼭 들러야 할 또 하나의 명소다.
붉은 꽃무릇이 절정을 맞은 흥국사는 이번 추석 연휴 기간에도 관광객과 불자들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가을 햇살과 어우러진 꽃무릇의 향연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