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특집] 음식점이 다섯개, 현지인 입맛 사로잡은 여수관의 성공 비결

위기의 자영업, 여수관 박완규 대표의 성공비결을 듣다 도시 이미지를 결정하는 음식점, 소홀히 다뤄선 안돼 "여수관광의 첨병역할을 하는 곳이 바로 음식점" "여수의 백년 맛집으로 자리잡고 싶다"

2025-10-07     심명남
▲ 여수 프리미엄 고깃집 여수관 박완규 대표의 모습 ⓒ심명남

시내에서 외진 곳이지만 500명 이상 수용이 가능한 프리미엄 고깃집 <여수관>.  이곳은 줄을서야 먹을 수 있는 웨이팅 여수맛집으로 자리잡고 있다. 육해공 음식을 모두 맛볼 수 있는 <여수관>의 자랑은 관광객보다 98% 이상이 현지인이 찾고 있다는 사실이 입소문을 타고 있다. 

1000만 관광객 찾는 여수, 전체 요식업 1, 2위 등극 비결 

<여수관>은 현재 별다른 홍보도 없이 여수 전체 요식업 1~2위로 빠르게 등극하고 있다.  이곳의 키위드는 여수맛집과 여수 현지인 맛집으로 검색이 상회하고 있다.

경기침체로 자영업의 위기지만 이를 비웃듯 여수관은 여수에서 가장 빨리 여수맛집 1, 2위로 등극하는 기염을 토하는 비결이 궁금해 지난달  9월 추석을 앞두고 이곳을 찾았다. 

쉬운것은 귀하지 않고, 어려운 것은 다 어렵다. 하지만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은 진입 장벽이 높은 업종이 바로 요식업이다. <여수관> 박완규 대표에게 성공비결을 묻자 이렇게 말했다

1. 고깃집의 기본은 최고의 원육, 우리집은 투플이상 고기를 사용한다.

2. 매월 메뉴리그전을 통해 메뉴끼리도 경쟁해 인기없는 메뉴는 과감히 퇴출시킨다.

3. 단체손님이 오면 자칫 소홀해지기 쉬운데 단체라고 막대하지 말라.

4. 버스기사님이 손님을 모시고 오면 50%를 요구하는데 안팔았으면 안팔았지 그렇게는 사업하지 않는다.

5. 주방 실장님이 정해진 레시피로 음식을 만들기 때문에 우리집은 늘 같은 맛이다. 

6. 손님이 원하면 10번이고 100번이고 드려라. 사장 생각해서 절대 아끼려고 애쓰지 말라. 그게 바로 서비스 정신이다.

단체손님 360명이 예약되었는데 그런 손님이 어떻게 이곳에 오냐는 질문에 “검색을 해서온다. 이곳은 한번에 3층까지 최고 500명 수용이 가능하다”면서 “관광객들이 음식을 먹어보고 여수를 평가하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관광객이 음식에서 기분을 상하면 여수이미지는 꽝이어서 다음엔 찾지 않기 때문에 여수관광의 첨병역할을 하는 곳이 바로 음식점"이라며 음식점을 쉽게 생각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요식업하면서 제일 듣고 싶은 말
"이렇게 주고도 남냐?...예 많이 남아요"

▲ 여수 프리미엄 고깃집 여수관 박완규 대표와 직원들의 모습 ⓒ심명남

박완규 대표는 <여수관>을 비롯 <본한우정육식당>, <여수장터>, <궁전횟집>, <바다냉면> 5군데를 운영중이다. 구여천에 음식 백화점을 구상했던 그가 1년 반만에 목표를 이뤘다. 그 소감을 묻자 "내삶의 방식이 말을 먼저 뱉고 그 말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스타일"이라며 "나 혼자 생각한 것은 안지켜도 되지만 남한테 한것은 약속이다. 저사람은 말만 앞서네 이런말 안들으려고 살아왔다“라고 덧붙였다. 

회사원에서 언론인으로 그리고 외식업으로 직업을 전환했는데 성공한 비결에 대해 “사람 팔자 진짜 모르는 일이다”면서 “내가 요식업에서 칼을 잡고 소고기를 발골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잘해서가 아니라 이게 내운명인가 보다 하며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다 보니 이 자리까지 왔다”는 소회를 털어놨다. 

그러면서 “내가 요식업을 경영하면서 제일 듣고 싶은 말이 이렇게 주고도 남냐?고 물으면 예 많이 남아요라고 말한다”면서 “이렇게 주고도 남냐는 식당은 절대 안망한다”라고 강조했다.

오늘도 갈비 10짝을 발골했다는 그는 소한마리에 갈비 두짝이니 소 5마리를 잡았다. 소 한짝당 1시간이 소요되는데 10시간이 걸리는 셈이다. 이렇게 하다보니 광주전남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단다.

자영업의 위기에 대해 그는 이렇게 조언한다. 

우리가 안죽으려면 안망해야 합니다.

그럴려면 목숨을 건다는 심정으로 최고 역량을 발휘해 친절해야지 안망합니다. 기회만 되면 맛집을 찾아가 배워야 합니다.

우린 왜 손님이 안오지? 할것이 아니라 잘된 곳에 가서 여긴 왜 손님이 이렇게 많지?를 배워 내 식당에 접목시켜야 합니다.

특히 자영업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정부나 지자체 믿지 말고 내가 일어서지 않는데 누가 도와주겠나?
요식업도 치열하게 공부하고 다른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잘되고 망하는 것은 내탓입니다. 경기 안좋아도 누군가는 성공하고 누군가는 망합니다. 아는 사람이 안도와 준다고 탓하지 말고 음식이 맛없는데 누가 오겠나?

▲ 여수 프리미엄 고깃집 여수관 박완규 대표는 하루 10시간 소고기를 발골한다 ⓒ심명남

요식업 비수기 8월인데 성수기 12월 매출 '추월' 

요식업인 식당의 비수기가 8월이다. 송년회때가 가장 성수기인데 여수관은 8월 매출이 12월 매출을 추월했다. 시행착오 과정을 통해 자리를 잡은 탓이다. 이곳은 반찬들이 자극적이지 않고 깔끔한 스타일이다. 98%가 여수사람 현지인이 찾고 있다. 현지인 맛집은 백년가계를 지향할 수 있는데 관광객을 상대로한 외지인 맛집은 그만큼 빨리 몰락할 수 있다. 관광객을 상대로 하면 돈 벌기도 쉽지만 망할 위험도 크다고 조언한다. 

박완규 대표는 얼마전 울산중구청장이 우리 음식을 먹고나서 이 시스템을 그대로 울산에서 오픈해 달라고 제안했지만 거절했다. 왜냐면 가게는 주인이 있어야 제대로 굴러간다. 직원들과 토론하고 잠자는 시간만 빼고 끊임없이 메뉴를 개발하기도 바쁘다고 말하는 그는 앞으로 계획에 대해 "나이가 있다보니 공격적인 삶보다 매장을 더 안정화시켜 여수의 백년 맛집으로 자리잡고 싶다"라고 털어놨다.

직원관리가 힘든 요식업 운영의 비결에 대해 "(직원에게) 너 왜그러냐? 그러면 안된다"면서 "말 안듣는 사람을 내사람 만들어서 끌고 가는게 능력“이라고 말한다.

▲ 여수 프리미엄 고깃집 여수관에서 가업을 잇는 칼잡이 셰프인 박세찬 씨의 모습 ⓒ심명남

한편 아버지에게 고기써는 기술을 배우며 가업을 이어가는 젊은 셰프 박세찬(32세)씨는 홍익대 도시공학과를 전공했다. 전공일을 하려했으나 집에서 가족의 힘이 필요하다고 해서 보탬이 되려고 시작했다는 그는 “칼잡이 한지 1년이 안됐다"면서 "어쩌다보니 가업을 잇게됐다. 아빠에게 어려운 것도 물어보면 바로바로 알려주니 금방 배울 수 있어 편하다”라고 말했다. 그에게 여수관 자랑을 묻자 "저희 여수관에서 육해공을 다 드실수 있다. 육질좋은 (육)소고기, 돼지고기를 쓰고 (해)회랑 (공)오리고기를 다 드실수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이어 “갈비작업이 많아 고기썬지 1년인데 하루 6짝을 하다보니 실력이 금방 늘 수 밖에 없다. 손재주가 있는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앞으로 목표는 여수관에 손님이 많은데 이런 흐름을 타서 여수의 대표맛집으로 자리를 잡아 더 많은 손님들이 저희 고기를 맛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