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시민복지포럼, 안도에서 재능기부하다

신기항에서 출발한 따뜻한 나눔의 항해

2025-10-30     김광호
▲ 여수시민복지포럼, 안도에서 미용 재능기부하다

가을 햇살이 포근히 내리쬐던 날, 여수시민복지포럼(이사장 임채욱), 재능기부 봉사단은 신기항에서 배를 타고 안도로 향했다. 이번 봉사활동은 안도 출신 미용사 조애심 씨가 고향 어르신들을 위해 직접 기획하고 추진한 뜻깊은 나눔이었다.

“고향 어르신들께 작은 도움이라도 드리고 싶었어요.” 그의 말에는 고향을 향한 애정이 깊게 묻어났다. 그는 마을 이장과 상의해 봉사를 준비했고, 여러 미용사들과 뜻을 모았다.

배는 신기항을 출발해 금오도 여천항에 닿았고, 이어 차량으로 안도 마을회관으로 향했다. 회관은 금세 임시 미용실로 변했다. 가위 소리, 정겨운 이야기가 뒤섞이며 오랜만에 활기가 돌았다.

▲ 16명의 어르신의 머리와 마음을 감싸주는 재능 기부봉사자들

이날 16명의 어르신이 파마, 컷, 염색 서비스를 받았다. 거울 앞에 앉은 어르신들의 얼굴엔 오랜만의 미소가 번졌다. “이렇게 머리 곱게 한 게 언제였는지 모르겠네. 오늘은 머리도 마음도 다 젊어진 것 같아.”

머리를 손질받던 김○○ 어르신의 말에 봉사자들도 함박웃음을 지었다.

조애심 씨는 퍼머를 풀며 다정히 말했다. “고향 분들이 머리 한 번 하시려면 육지까지 나가신다길래, 그냥 있을 수 없었어요. 제 손끝으로 행복을 전하고 싶었어요.”

이번 봉사에는 지역 미용사 9명(임♡♡,이♡♡외 7명) 참여했다. 그들은 틈틈이 어르신들께 파스를 나누어드리고, 건강 상태를 물으며 따뜻한 대화를 나눴다. “허리가 쑤셔서 잠을 못 잤는데 이렇게 챙겨줘서 고맙소.”

김♡♡ 어르신은 봉사자의 손을 꼭 잡고 고마움을 전했다.

마을 이장은 “섬 어르신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건 외로움인데, 고향 딸이 직접 찾아와 머리도 해주고 웃음도 나눠주니 마을이 오랜만에 활기를 찾았다”고 말했다.

▲ 섬 어르신들의 손발이 되어드리는 여수시민복지포럼

한 어르신은 봉사자들에게 “이 먼 곳까지 와서 관심 가져줘서 고맙소.”라며 구론산 한 박스를 손에 쥐어주었다. 그 정성스러운 손길 속에, 섬마을의 순박한 마음과 따뜻한 인간미가 깊이 배어 있었다.

재능기부 봉사가 끝난 뒤, 마을 어촌계에서 고마운 마음으로 뿔소라와 구운 삼치로 점심상을 차렸다. 바다 향이 가득한 식탁 위에서 봉사자들은 담소를 나누며 한 끼의 따뜻함을 나눴다. 여수시민복지포럼 박삼종 단장은 “오늘은 머리도, 마음도, 밥상도 모두 행복한 날입니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봉사자들은 여수로 돌아오는 선상에서 “다음에도 꼭 다시 오자”는 약속을 했다. 석양빛이 바다를 물들이는 사이, 임♡♡ 씨는 “섬으로 가는 길은 멀지만, 마음은 언제나 가깝다.” 라고 조용히 말했다. 그 말처럼 나눔은 결코 거창하지 않다. 누군가의 일상 속에서 미소 한 줄기를 피워내는 것, 그것이 진정한 봉사이자 사랑의 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