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로 꺼낸 현대사의 기억 양휘모 개인전
땅속의 시간 11월 8일부터 여수 에그갤러리 여순사건,거창사건 등 상처와 기억 서사적 회화 펼쳐
여수 에그갤러리(관장 박성태)는 오는 11월 8일부터 29일까지 20대 만화가 양휘모의 개인전 <땅속의 시간(The Buried Time)>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한국 현대사의 비극적 기억을 만화라는 시각언어로 되짚는 회화적 설치전으로, 에그갤러리에서 처음 시도되는 만화 기반 프로젝트다.
이 전시는 에그갤러리가 청년작가지원사업 일환으로 마련한 것으로 지난 2023년 박성희작가 ‘페르소나’ 초대전에 이어 두 번째이다.
양휘모 작가는 여순사건과 거창사건 등 근현대사의 상처를 “땅속에 묻힌 기억”으로 은유하며 그림 속 아이의 시선과 무너진 비석, 나비의 흔적 등을 통해 망각된 시대의 목소리를 조용히 불러낸다.
<땅속의 시간>은 만화를 단순한 대중문화의 표현이 아닌 ‘서사적 회화(Narrative Painting)’로 확장하는 시도를 보여준다. 양휘모는 만화를 통해 역사적 기억의 윤리와 예술의 회복력을 탐구한다. 부드러운 색조와 정제된 선, 절제된 감정이 만들어내는 화면은 고통의 서사를 예술적 침묵으로 승화시킨다.
양휘모 작가는 “두려움 속에서도 ‘꺼내야 한다’는 믿음 하나로 그렸다”며 “이 전시가 각자 마음속에 묻어둔 기억을 조용히 마주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박성태 관장은 “그림 속 인물들은 증언자이자 작가 자신이다. 묻혀 있던 이야기를 꺼내어 다시 바라보는 순간, 만화는 가장 깊고 진실한 시각언어가 된다”며 “이번 전시는 침묵이 다시 말이 되는 자리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 오프닝은 11월 8일 오후4시이고, 관람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고 일월·요일은 휴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