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에 내 그림이 전시 되다니, 세상에나~!

11일까지 여수미술관에서 열리는 '나의 삶, 나의 그림' 전시에 참여하며 만난 나

2025-11-10     김용자
▲ 나의 삶 나의 그림 전시 홍보 ⓒ김용자

살면서 '내 그림'을 전시한다는 건 참 특별한 일이다. 지금 여수미술관 전시실에서는 마음 힐링 미술 프로그램 '나의 삶, 나의 그림' 결과 발표 전시가 한창 열리고 있다. 전시는 11월 4일부터 11일까지, 총 8일간 진행된다.

두 달 동안 8회에 걸쳐 진행된 이 프로그램은 단순한 미술 수업이 아니었다. '나를 닮은 풍경 사진 찍기', '오늘의 기분을 색으로 표현하기', '피카소처럼 그려보기', '미래 내모습 그리기', '팝아트로 자화상 그리기', '나에게 건네는 한마디' 등 매 시간은 나를 들여다보는 여행이었다

▲ 별이빛나는 밤에 고흐 그림 따라 색칠해 보기 해봤더니 내가 좋아하는 색이 보이는 듯 하다 ⓒ김용자

그림을 그리며 나는 내가 몰랐던 나를 발견했다. 주황색을 싫어한다고 생각했지만, 내면의 나는 그 주황빛을 사랑하고 있었다. '미래의 나'를 그리는 시간엔 작가의 꿈이 고개를 들며 꿈에 대한 확신이 섰다.

가장 기억에 남는 시간은 피카소처럼 자화상을 그려본 날이다. 내가 그린 얼굴에는 강한 남성성과 부드러운 여성성이 함께 있었다. 꾸밈없이 털털이처럼 살아온 나에게도 '아름다워지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는 걸 그제야 알았다.

▲ 자화상 피카소 따라서 어린아이처럼 그려보기 해봤다 처음엔 내그림에 놀랍기도 했지만 자꾸 들여다 보았더니 이것도 나의 내면임을 인정하고 좋아해야지 싶다 ⓒ김용자

색을 고르고 선을 그리는 일은 내 마음을 어루만지는 일과 같았다. 그림은 나를 이해하게 했고, 스스로를 치유하게 했다. 미술이란 결국 나를 회복시키는 언어임을 깨달았다.

여수미술관은 이번 프로젝트에 대해 "은퇴자들이 예술 활동을 통해 삶을 돌아보고 자존감을 증진하며, 심리적 안정을 찾고 삶의 의지를 고취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예술을 통한 자기표현과 성찰을 통해 내면의 갈등을 해소하고, 은퇴 후 삶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형성할 수 있도록 돕는 미술 힐링 프로그램이다"라고 전했다.

11월 6일에는 함께 수업을 들은 수강생들과 작은 다과 파티를 열었다. 서로의 그림을 감상하며 웃음이 오가고, 8주 동안의 여정을 함께 축하했다. 이 시간을 마련해주신 서봉희 관장님과 지도 선생님들께도 감사한 마음이 든다.

▲다과파티 그동안 함께 했던 수강생들과 종 파티하며 즐거운 담화를 나눴다 ⓒ김용자

집으로 돌아와 남편과 아이들에게 사진으로 작품을 보여주니, 가족들은 내 이름을 피카소와 합쳐 '용카소'라 부르며 웃었다. "지금이라도 미술을 배워볼까?" 농담처럼 던진 말이지만, 마음 한구석은 진심이었다. 음악도, 그림도, 글쓰기도 좋아하는 나. 이번 전시를 통해 다시금 확신했다. 예술은 나의 쉼이고, 나의 언어라는 것을.

그림을 그리며 나는 나를 만났다. 그림 속의 색들은 내 인생의 색이었다. 이제는 조금 더 나답게, 조금 더 예술적으로 살아가고 싶다. 여수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나의 삶, 나의 그림' 전시회는 11월 11일까지 계속된다. 자신의 삶을 색으로 표현한 시민 작가들의 작품을 감상하며, 잠시 마음을 쉬어가는 시간을 가져보시길 권한다.

▲작품 전시 수강생들 작품 보며 잘하고 못하고는 없었다. 각자 가지고 있는 개성이 드러나 보여 좋았다. ⓒ김용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