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멸의 건축코드' 진남관 10년 대공사 뒷이야기

‘2025 인문학강의 불멸의 건축코드, 진남관을 이야기하다’ 여수살롱 인문학 강연회 열려 국가유산수리기술자 천성열 현장소장이 털어놓은 진남관 대보수

2025-11-23     심명남·최은서
▲ 여수 복합문화공간 여수살롱 2층에서 열린 진남관 강연회 ⓒ최은서

22일 오후 여수 복합문화공간 여수살롱 2층에서 ‘2025 인문학강의 불멸의 건축코드, 진남관을 이야기하다’라는 주제로 인문학 강연이 열렸다.

선착순 30명 참가비 2만원의 자발적 참여속에 김대진 여수문화유산위원회 위원장을 비롯 신동술 거북선축제보존회이사장외 40여명이 강연장을 가득 채웠다. 

여수살롱에서 털어놓은 진남관 대공사 10년

이날 강연에 나선 국가유산수리기술자 천성열 현장소장은 수백년 세월의 무게를 견딘 ▲진남관의 뒤틀림·해체·수리의 10년 기록▲전통 목조건축 '구조적 DNA' 해독▲목수 장인 정신과 구조 미학이야기를 주제로 질의응답까지 두시간에 걸쳐 알려지지 않은 공사과정을 소상히 털어놨다.

행사를 주관한 여수살롱 임호상 대표는 “용역이 끝나고 서울로 가신 정말 귀한 분을 모셨다”며 “10년 동안 진남관을 해체하고 조각하는 과정까지 모든 것을 속속들이 들여다보신 분”이라며 “인연이 없으면 더 중요한 걸 우리가 들을 수가 없어 부탁을 드렸고 굉장히 바쁜 시기인데도 기꺼이 와주셨다”라며 강연 초빙까지 어려웠던 점을 설명했다.

▲ 10년에 걸친 진남관 해체 보수 전과정에 대해 시민들에게 강연하는 천성열 소장 ⓒ제임스 최

10년간 진남관 해체수리 현장소장님으로 오랫동안 공사를 책임진 천성열 현장소장은 “오늘 이 자리에서 진남관 전체적인 공사에 대한 내용을 여러분들하고 같이 얘기를 나눌 수 있게 된 부분에 대해 감사드린다”며 “여수에 와서 진남관과 씨름한게 한 7년 반 정도 됐다”며 “전체적인 공사 기간은 거의 10여 년 정도에 걸쳐서 공사를 하게 됐는데 이렇게 길게 공사를 하게 될지를 저도 잘 몰랐다”라고 말했다.

공사라는 게 내 마음대로 되지 않고

또 진남관이 호락호락한 건물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그 가설 덧집이라는 큰 철 구조물의 덧집을 씌우고 그 안에서 공사를 하게 됐는데요.

사실은 여러분들은 그 덧집 안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 처음에 일 이 년 정도는 기다려 주시고

3년 정도도 기다려 주시는데 4년 5년 지나가니까

야 도대체 저 안에서 뭘 하는 거냐라는 그런 소리들이 들립니다.

그런데 그것을 일일이 설명하거나 대응하기는 사실 어렵다.

그래서 전체적으로 공사를 마무리하게 돼서

그 과정들을 한번 쭉 정리를 했는데

이 자리를 빌어가지고 그 10년 동안에 그 덧집 안에서

과연 무슨 일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한번 짚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진남관과 씨름한 10년....이렇게 길게 될지 몰랐다

이어 프리젠테이션 사진자료를 통해 본격적인 진남과 해체와 복원에 관한 이야기 보따리를 풀었다.

진남관은 현존하는 지방 관하 목조 건물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1716년에 소실이 돼 1718년 지금 현재 진남관을 세웠다. 307년 동안 세 번 정도의 중대 보수가 있었다.

공사기간 10년 동안 34차례 정도 자문을 통해 복원된 진남관에 대해 천소장은 “한옥 목구조에서 200평이 넘어간다고 하는 거는 굉장히 큰 건물”이라며 “궁궐 건축에서도 경회루라든지 근정전 건물 말고는 이렇게 큰 건물이 없다”라고 말했다.

천소장은 “진남관이 1970년대 학교 건물로 사용되어 벽체들은 다 헐어버렸는데 이후 복원에 대한 고민을 했는데 기둥만 남아 있는 진남관이 1970년대부터 존재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집은 원래부터 내부가 벽체로 일부 구성이 돼 있던 집인데 그 벽제 구성을 헐어버리니까 집이 약간 좀 흔들려 구조적으로 취약해진 부분이 있었는데 1970년대 이후에 조금 더 좀 급격하게 변형이 이루어지지 않았냐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천년대 초반부터는 상태가 심각하다 해서 국립문화재연구원에서 모니터링을 시작했고 저희가 3차에 걸쳐서 고민한 끝에 2015년에 전면 해체 보수를 결정하게 된 그런 계기가 되었다”며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속 이야기를 전했다.

김대진 여수문화유산위원회 위원장은 "진남관이 우리나라의 귀중한 문화유산이고 역사적으로 보면 여수의 가장 최고 문화유산"이라며 "진남관이 이제 10년에 걸쳐서 다시 우리 곁으로 돌아왔는데, 그 십 년의 긴 과정을 이렇게 현장 소장의 입장에서 들려주셔너무 유익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진남관이 앞으로 어떻게 잘 가꾸어야 되고 잘 지켜야 되고 또 우리 후손들한테 잘 전승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 시민들의 큰 역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 열띤 강연회후 질의 응답 모습 ⓒ최은서

질의응답도 이어졌다.

우리나라 큰 목조건축물은 해체 수리를 하거나 보존하기 위해서 신발을 벗고 올라가는게 가능하냐는 질문에 “제가 답사 왔을 때만 하더라도 여기에 시민들이 다 신발 벗고 올라갔고, 낮잠도 주무셔 마룻바닥이 반질반질했다. 양말로 사람 손 때묻으면 집이 오히려 더 관리가 잘 된다. 사람들이 올라가서 쓰는 건 좋다”라고 답했다.

이어 이순신 광장에서 올려다보는 진남관의 전체 모습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그 앞쪽에 있는 건축물을 여수시나 국가가 매입해서 헐고 조망을 확보해 달라는 건의도 이어졌다. 강연을 들은 한 시민은 “10년이란 시간에 뭘했나? 의문이였는데 듣고나니 10년이 참 짧았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