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여수 국동항, '해상 출장조선소' 전락…불법 선박 수리에 시 당국 '뒷짐’

국동항 해상...용접, 철판 교체 등 불법 선박 수리 공공연하게 성행 제보자 김 씨 "'배째라'는 식으로 수리를 하고 있다" 현장의 심각성 전해

2025-12-12     조찬현
▲ 작업자가 방진 마스크를 쓰고 절단 작업을 하고 있다. FRP 마감제인 겔코트가 선박에 실려있다.ⓒ조찬현

대한민국의 국가어항 여수 국동항 해상에서 용접, 철판 교체 등 불법 선박 수리 행위가 공공연하게 성행하고 있으나, 관할 지자체인 여수시의 단속은 미온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선박은 한 달 보름 넘게 불법 수리 작업을 지속하고 있어 해양 환경 오염 및 안전 문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 달 보름째 멈추지 않는 불법 '출장 수리’

▲ 여수시 국동 대경도 대합실 인근 해상에 정박 중인 선박에서 작업자가 방진 마스크를 쓰고 절단 작업을 하고 있다.ⓒ조찬현

지난달부터 여수 국동항 해상에서는 특정 선박이 용접, 페인트칠, 철판 교체 등의 전문적인 수리 작업을 진행해 왔다.

지난 11월 21일 본보는 ‘여수 국동항 ‘불법 선박 수리’ 한 달째…시는 왜 몰랐나?‘라는 제목의 기사를 처음 보도했다.

이후 3주가 지난 11일 현장 재확인 결과, 해당 선박은 위치만 약간 이동했을 뿐 여전히 불법 수리 작업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 여수 국동항에서 작업자가 어선 내부를 수리하고 있다. ⓒ조찬현

더 큰 문제는 이러한 불법 행위가 해당 선박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건너편 방파제 부근을 비롯해 국동항 곳곳에서 어선 및 기타 선박들이 엔진과 내부 수리를 진행하며 '해상 출장조선소'와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심지어 크레인, 산소 용접기, 발전기 등 전문 장비까지 동원되고 있어 조직적인 불법 행위임을 시사한다.

▲ 선박 수리를 위해 크레인, 산소 용접기, 발전기 등 전문 장비까지 동원되었다. ⓒ조찬현

"조선소 수리비용 아끼려 불법 성행“

제보자 김 모 씨는 이 같은 불법 수리가 이어지는 배경에 대해 "조선소에 올라가면 드는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국동항에서 해서는 안 될 선박 용접, 철판 교체, 페인트칠을 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특히 제보된 선박은 어항법이나 관련 법규상 수리가 엄격히 제한됨에도 불구하고 버젓이 작업을 강행하고 있다. 김 씨는 "법망을 교묘히 피하는 것이 아니라 '배째라'는 식으로 수리를 하고 있다"며 현장의 심각성을 전했다.

▲ 여수시 국동 대경도 대합실 인근 해상에 정박 중인 선박에 작업용 내부 가림막을 설치했다. ⓒ제보자 제공

여수시 당국은 "조치하겠다"더니 나 몰라라

이러한 불법 수리 행위에 대해 여수시청 섬발전지원과 관계자는 지난달 "법령을 검토해 조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현재까지 개선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제보자 김 씨는 시 당국의 관리 소홀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공무원들이 하루나 이틀에 한 번씩 순찰을 돌아야 하는데 제재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는 것 같다"며, "단속 대상인데도 단속이 되지 않고 한달 보름 넘게 용접을 하는 등 방치되는 이유를 알 수 없다"고 울분을 토했다.

▲ 여수 국동항 어선 내부에서 작업자가 용접작업을 하고 있다. ⓒ조찬현

불법적인 해상 선박 수리는 페인트 잔여물, 용접 부산물 등이 해양으로 직접 유출될 우려가 있어 심각한 해양 오염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어항 내에서의 무분별한 용접 작업은 화재 등 안전사고 위험도가 높다.

여수 국동항에서 지속적으로 불법 선박 수리가 이어지고 있으나 이에 대한 여수시의 미온적인 대처로 인해 국가어항 관리의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관계 당국의 신속하고 강력한 단속 및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