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웅천 현수막을 철거하며…
11월, 웅천사거리 한 건물 외벽에 설치했던 현수막을 자진 철거했습니다.
정치인으로서 선관위 자문을 거쳐 문구 하나하나를 검토받고, 신고 절차까지 모두 마친 뒤 수백만 원을 들여 솔벤트 현수막을 설치했습니다. 그럼에도 여수시로부터 도시미관을 해친다는 등의 민원이 지속적으로 접수되고 있다며 철거 요청을 받았습니다. 시청은 옥외광고물법에 저촉된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선거법과 옥외광고물법이 맞닿는 지점에서, 행정 역시 명확한 판단을 내리기 쉽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민원 부담이 일선 직원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지고 있다는 점이 마음에 걸렸습니다. 한 직원의 말이 오래 남았습니다.
“요즘 시장 출마를 준비하는 분들이 워낙 많다 보니, 길거리에 홍보물이 많아 언론 비판이 이어지고, 대형 홍보물 얘기도 자연스레 커지는 것 같습니다. 민원 전화도 자주 옵니다.”
행정이 시민 민원과 제도 사이에서 곤혹스러워하는 모습을 보며 결정을 내렸습니다.
제가 먼저 내리기로 했습니다. 공무원들이 더는 불필요한 부담을 떠안지 않도록 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습니다.
정치인은 시민 앞에서 자신을 알릴 수 있는 수단이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선거법을 지키는 범위 안에서, 선관위 자문까지 거쳐 설치한 홍보물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철거를 선택한 것은, 제 주장보다 행정의 어려움과 현장의 부담을 먼저 고려했기 때문입니다.
홍보물로 불편을 느끼신 시민이 계셨다면, 그 마음 역시 충분히 존중합니다. 다만 도시미관을 이유로 한 과도한 민원이 현장에서 일하는 공무원들에게 부담으로 돌아가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판단 끝에 외벽 홍보물을 자진 철거했습니다.
불편한 점이 있다면 언제든 제 사무실로 오십시오.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하면 대부분의 문제는 충분히 풀 수 있다고 믿습니다.
여수시 공무원 여러분, 고생 많으셨습니다.
웅천에서 제 얼굴과 이름은 내려갔지만,
여러분 마음속의 ‘이광일’만큼은 오래 남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