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산단 '구조조정' 공포, 인력 감축이 정답인가?

지역 경제 비상, "경영 실책 책임을 노동자에 전가" 비판 고조 여수시민감동포럼, 시설·에너지·인적·행정 '4대 뉴딜' 제안

2025-12-29     조찬현
▲ 여수국가산단 전경 ⓒ박근세

여수국가산업단지가 유례없는 불황의 터널에 진입하면서, 지역사회가 '구조조정의 칼바람'에 떨고 있다.

특히 이번 위기는 단순한 가동률 저하를 넘어 정규직 인력을 직접 겨냥하고 있어, 지역 경제 전반에 미칠 파장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현실로 다가온 50대 가장들의 해고 위기

지난 12월 19일, 여수산단 주요 기업들이 에틸렌 생산량 감축 계획서를 제출하면서 구조조정설은 기정사실화가 되는 분위기다.

이로 인해 여수산단 안팎에서는 "1972년생이냐, 1974년생이냐"는 구체적인 나이대까지 거론되며 희망퇴직이 임박했다는 소문이 무성하다.

문제는 이번 감원 대상이 가계 지출이 가장 많은 50대 가장들이라는 점이다. 자녀의 진학과 결혼을 앞둔 이들에게 해고는 곧 가계 파탄으로 이어질 수 있다.

29일 한창진 여수시민감동포럼 대표는 "60세 정년퇴직은 종잇장에 불과했다"며, "과거 남해화학 사례처럼 회사를 위해 헌신한 이들이 대안 없이 거리로 내몰릴 위기"라고 진단했다.

지역사회에서는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이 노동자가 아닌 '경영진의 오판'과 '정부의 방관'에 있다고 입을 모은다. 중국의 자급률 상승과 글로벌 공급 과잉이 예견됐음에도 불구하고, 구식 기술로 에틸렌 공장을 증설한 결정이 화를 키웠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손쉬운 인력 감축은 국제 컨설팅도 필요 없는 하책(下策)"이라며, "실책을 저지른 경영진이 지분을 내놓고 고부가가치 산업 전환을 위한 대안 투자에 먼저 나서야 한다"는 비판이 거세다.

"일감이 최고의 정책"... 여수형 4대 뉴딜 제안

▲ 여수산단 공용 인프라 뉴딜 사업 추진을 통한 경쟁력 회복 방안. ⓒ조찬현

위기 극복을 위한 실질적인 해법으로 여수시민감동포럼 한창진 대표가 제안한 '여수형 4대 뉴딜'이 급부상하고 있다. 단순히 현금을 지원하는 복지 정책에서 벗어나 국가와 지자체가 국채·지방채를 발행해서라도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취지다.            

         한창진 대표가 제안한 '여수형 4대 뉴딜'

시설 뉴딜 : 노후화된 산단 인프라(도로, 항만, 상하수도) 전면 개보수 및 환경 시설 교체
에너지 뉴딜 : 화석 연료 중심 설비를 저탄소·재생에너지 시설로 전환 투자
인적 뉴딜 : AI·로봇 시대를 대비한 기존 인력 재교육 및 재배치 자본 투입
행정 뉴딜 : 정부 차원의 '산업위기지역' 및 '고용위기지역' 조속 지정

여수산단의 위기는 산단에 인접한 무선지구 상가와 웅천 신도시를 비롯한 지역 상가 '임대 문의' 급증 등 이미 민생 경제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이에 따라 다가오는 2026년 지방선거에서 여수산단 위기 해결 능력이 후보 검증의 핵심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창진 대표는 "산단 위기에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는 정치인은 투표로 심판해야 한다"며, "시민들의 선택이 여수의 운명을 좌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