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만 겨울 철새 탐조기] 큰 고니 날갯짓... 온몸에 전율이 흘렀다
김인철 새박사와 함께 하니 더 잘 보이네요
지난 28일, 여수환경운동연합 주관으로 자연의 벗 답사에 나섰다. 14명이 여자만 겨울 철새 탐조에 참석했다. 와온마을에서 김인철 새박사를 만났다. 돌아가며 자기소개를 마친 후 김인철 박사가 안내하는 추수가 끝난 논으로 향했다.
새박사는 멀리 논에 남은 곡식알을 열심히 쪼아 먹고 있는 흑두루미 무리를 손으로 가리켰다. 아무리 봐도 안 보이는데 도대체 어디에 흑두루미가 있다 하는지 의아했다. 새박사는 망원경을 돌아가면서 보라 했다.
한 눈을 가리고 망원경을 보니 정말 엄청 많은 흑두루미 모습이 보였다. 여태껏 겨울 철새들을 보면서도 '아, 새가 있구나' 그랬다. 하지만 망원경으로 바라보는 철새 두루미 모습에 모두가 환호성을 질렀다.
시끄럽게 하면 날아간다고 새박사는 일행들에게 조용히 할 것을 당부했다. 그리고 '두루룩~ 두루룩~' 이런 소리도 들렸다. '두루룩 두루룩' 운다고 해서 '두루미'라 이름 지어졌다.
전 세계 두루미가 15종 이 있다. 겨울 철새는 겨울에 오는 게 아니고 늦가을에 와서 겨울을 보내고 봄에 가는 새가 겨울 철새다. 여름 철새는 봄에 와서 여름을 보내고 가을에 간다. 새박사가 퀴즈를 냈다.
"봄, 가을에 잠깐 와서 활동하는 새 이름은 뭘까요?"
아무도 대답을 못했다.
"바로 나그네새입니다."
"그럼 1년 내내 한곳에 터를 잡고 사는 새 이름은 뭘까요?"
"바로 텃새입니다."
모두가 깔깔깔 웃었다. 두루미는 가족 단위로 움직이며 알을 2개 낳는다. 이렇게 해서 네 마리가 한가족이 된다. 머리가 하얀 두루미가 있고 갈색 두루미가 있다. 병아리가 노랑색인 것처럼 두루미도 새끼 때는 갈색이다.
이듬해가 되면 하얀색으로 변한다. 그리고 포유 동물과 다르게 새는 새끼하고 어른하고 키가 똑같다. 어른만큼 키가 크지 않으면 하늘을 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장 오래 사는 새로 알려져 있다. 가장 오래 사는 새 나이가 83세다.
바닷가 쪽으로 이동했다. 청둥오리, 흰뺨 검둥오리, 쇠 오리 등이 무리를 짓고 있는 모습이 참 여유로워 보였다. 앞에 '쇠'자 붙으면 작은 새라는 뜻이다.
부리가 샛노란 밀화부리도 보았다. 망원경으로 보지 않으면 그 새가 그 새로 구분하기 힘들다. 망원경 속 '밀화부리' 얼마나 예쁘게요. 모습을 말로 다 표현하기 힘들어 아쉽다. 갈대 밭에 앉아 있는 뱁새도 보았다. 크기도 작고 움직임이 빨라 카메라에 담기 힘들었다.
흰 죽지, 검은 머리 흰 죽지, 댕기 흰 죽지, 큰 고니, 큰 기러기, 물 닭, 가창 오리 등 철새들이 어우러져 휴일을 보내고 있었다. 휴대폰 카메라를 망원렌즈에 대고 큰 고니의 날갯짓을 찍는 순간은 너무 짜릿했다. 모두가 환호성 했고 온몸에 전율이 흘렀다. 사진 작가들이 멋진 장면 한 장을 담기 위해 몇 시간에서 하루 종일 기다리는 게 아마 이런 사진을 얻기 위함이 아닐까 짐작 되었다.
피뢰침 위의 딱새도 보았다. 새박사가 이야기 해주지 않으면 그냥 지나쳤을 것이다. 사진에 담지 못한 게 못 내 아쉽다. 아는 만큼 보인다 했다. 새 전문가와 함께 하지 않았다면 그냥 하루 나들이에 그쳤을 수도 있었다. 철새들의 날갯짓과 계절의 흐름을 알게 되는 아주 의미 있는 답사였다.
참석했던 모두가 이구동성으로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처음 접하는 철새 탐조 시간이 너무 유익하고 좋았다 했다. 새 소리만 듣고도 이름을 맞춘다는 김인철 새박사가 새삼 더 존경스러웠다. 다음을 기약하며 아쉬운 작별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