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맛집 3선] 택시기사 추천 '40년 추어탕'부터 섬마을 '인생 짬뽕'까지

여수만의 정과 맛을 묵묵히 지켜온 특별한 식당들

2026-01-10     조찬현
▲ 여수 여명식당 추어탕 ⓒ조찬현

여수에는 여수만의 정과 맛을 묵묵히 지켜온 특별한 식당들이 있다. 40년 전통의 추어탕 노포, 고즈넉한 섬마을을 대표하는 짬뽕, 그리고 시간을 거스른 듯한 경양식집까지, 미식가들의 발길을 사로잡는 세 곳의 맛집을 소개한다.

여수 시내 택시기사님이 추천한 <여명식당>은 여서동 골목 안쪽에 자리한 40년 전통의 추어탕 전문점이다. 고즈넉한 섬마을 낭도에 위치한 <낭도짬뽕>은 단 한 그릇의 짬뽕으로 섬을 대표하게 된 식당이다. <구에펠탑>은 화려한 트렌드 대신 옛 경양식집의 정겨운 분위기와 변함없는 맛을 고수하며 사랑받는 곳이다.

[여수 여명식당] 택시기사님 추천 추어탕 맛집
진하게 끓여낸 뜨끈한 추어탕 한 그릇

▲ 여수 여명식당 추어탕 ⓒ조찬현

“저는 이 집 추어탕만 먹어요. 여수에서 제일 잘합니다.”

여수 시내 택시기사님이 직접 추천해주신 여명식당, 찾아가봤다. 여서동 대치3길 골목 안쪽,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식당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이곳은 무려 40년 전통의 추어탕집으로, 6년 전 현 주인이 인수해 예전 맛 그대로 이어오고 있다. 점심시간에는 늘 만석이라 자리를 잡기 어렵다. 추어탕 한 그릇(9,000원)을 주문했는데, 곧바로 정갈한 밑반찬과 함께 뚝배기 한 상이 차려진다.

우거지를 듬뿍 넣어 푹 고운 추어탕은 보기만 해도 깊은 맛이 느껴진다. 상을 차려줄 때 함께 주는 젠피를 살짝 넣어 한술 떠먹으니, 입안 가득 퍼지는 향이 정말 일품이다. 그 맛에 홀려 어느새 뚝배기 한 그릇을 싹 비워냈다.

반찬도 정갈하다. 마늘김치, 오이무침, 배추김치 모두 깔끔하고 입맛을 돋워준다. 혼자 와도 눈치 볼 필요 없는 편안한 분위기라 혼밥 손님에게도 인기다.

벽면에 붙은 안내문을 보니, 추어탕이 단순한 보양식이 아니라 영양학적으로도 정말 알찬 음식이다. 추어는 단백질과 칼슘, 비타민 B, D가 풍부해 기력을 돋워주고 골다공증 예방에 좋으며 성인병 예방과 노화 방지는 물론 저지방 식품으로 피부 미용에도 좋다고 한다.

한마디로 보양식 중의 보양식이다. 계절 상관없이 몸보신이 필요한 날이라면 이보다 좋은 선택이 없겠다. 속까지 시원하게 풀리고, 한 그릇 다 비운 뒤엔 기운이 절로 나는 맛. 여수에서 진국 추어탕 한 그릇 찾는다면, 택시기사님들이 인정한 여명식당이 좋다.

[여수 낭도짬뽕] “마라도는 짜장면, 낭도는 짬뽕!”
맛의 비결은 ‘마늘기름’과 ‘30번의 웍질’

▲ 여수 낭도짬뽕 식당의 짬뽕 ⓒ조찬현

여수 낭도는 고즈넉한 섬마을의 정취가 남아 있는 작은 섬이다. 그곳에서 요즘 입소문을 타고 있는 한 식당이 있다. 바로 이름 그대로 ‘낭도짬뽕’. 깊고 깔끔한 국물 맛이 압권이다. 단 한 그릇의 짬뽕으로 이 섬을 대표하게 된 곳이다.

낭도를 찾은 여행객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들르게 되는 이곳. 첫인상은 소박하지만, 짬뽕 한입이면 생각이 달라진다. 진한 불향과 함께 입안 가득 퍼지는 깊고 깔끔한 국물 맛. 해산물이 많지 않아도 시원하고 감칠맛이 살아 있다. 함께 방문한 손님들이 “이건 진짜다”를 외칠 정도다.

낭도짬뽕의 사장님은 순천에서 20년 동안 중식당을 운영하다, 최근 고향인 낭도로 돌아와 이 가게를 열었다. 그가 밝힌 맛의 비결은 의외로 단순하다. 식용유에 다진 마늘을 넣어 향을 낸 ‘마늘기름’과 볶음 과정에서의 ‘웍질’이다.

“너무 오래 볶으면 맛이 죽어요. 해보니까 30번 정도 웍질이 딱 맞아요.”

웍질을 반복하면 채소의 단맛과 향이 살아나고, 그 맛이 그대로 국물에 녹아든다. 그 결과, 기름이 둥둥 뜨지 않고 맑으면서도 깊은 불맛이 느껴지는 국물이 완성된다.

사장님은 “인공조미료는 쓰지 않는다”는 철학을 지키고 있다. 재료 본연의 맛으로만 승부하겠다는 신념 덕분에, 짬뽕 한 그릇 속에 진심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섬마을의 정취 속에서 느껴지는 이 ‘정직한 한 그릇’이 낭도를 대표하는 맛으로 자리 잡고 있다.

낭도짬뽕은 이제 단순한 식당이 아니라 낭도 여행의 필수 코스로 떠오르고 있다. 섬의 바람과 사람의 정성이 어우러진 국물 한 그릇에 여행의 피로가 풀리고, 미소가 절로 번진다.

[구에펠탑] 세월이 담긴 추억의 돈가스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정직한 맛

여수 문수동에 위치한 ‘구에펠탑’은 화려한 인테리어나 최신 트렌드 대신, 옛 경양식집의 정겨운 분위기와 변함없는 맛으로 사랑받는 곳이다.

‘구에펠탑’이라는 이름은 과거 여수 구도심(중앙동)에서 운영하던 ‘에펠탑’ 식당이 현 위치로 이전하면서 붙여졌다. 세월이 흘러도 같은 이름, 같은 정성으로 손님을 맞이하고 있다.

외관은 소박하지만 내부는 빈티지한 감성이 가득하다. 테이블 간격이 넓어 여유로운 식사가 가능하고, 평일 점심시간에도 단골손님들로 북적인다. 식당 곳곳에 세월의 흔적이 묻어 있어, 마치 시간여행을 온 듯한 정겨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 여수 구에펠탑 돈가스 ⓒ조찬현

식사는 크림스프로 시작된다. 부드럽고 고소한 맛에 후추를 살짝 뿌리면 풍미가 한층 깊어진다. 메인 메뉴인 돈가스는 얇게 저민 돼지고기에 바삭한 튀김옷이 입혀져 있으며, 새콤달콤한 소스가 조화를 이룬다.

특히 이곳의 소스는 자극적이지 않고 은은한 단맛과 깊은 감칠맛이 특징이다. 양배추 샐러드, 단무지, 배추김치, 마카로니, 모닝빵과 딸기잼 등 곁들임 반찬도 정겨운 ‘옛날 경양식’ 구성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식사 후에는 커피, 콜라, 주스, 녹차 중에서 선택할 수 있는 후식이 제공된다. 간단하지만 정성스러운 구성으로, 옛날식 식사 코스의 정석을 고스란히 이어가고 있다.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맛과 분위기 덕분에 ‘구에펠탑’은 오랜 단골손님뿐 아니라 젊은 세대에게도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화려하진 않지만 따뜻하고, 유행보다 정직한 맛이 있는 공간이다. 옛 경양식 돈가스의 향수를 느끼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할 만한 여수의 숨은 맛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