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취재] 계고장만 4장 ‘덕지덕지’… 여수 국동항, 공권력 비웃는 불법 적치물에 ‘몸살’

국가 어항 관리 실태 심각… 폐그물·FRP 폐기물에 폐선박 수십 척 방치 시민들 “여수시 행정력 바닥 쳤다” 비판, 공무원 태만 지적도 잇따라

2026-01-14     조찬현
▲ 여수시 국동항 수변공원 공영주차장 불법 적치물 계고장 ⓒ조찬현

여수시의 대표적인 국가 어항인 국동항이 불법 적치물과 폐선박으로 인해 무법지대로 변질되고 있다.

13일 현장에서 만난 제보자와 한 어민은 행정 당국이 내붙인 계고장만 여러 장 겹쳐져 있을 뿐, 실질적인 단속이나 수거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행정력 부재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다.

계고장은 그저 ‘종이 조각’… 비웃음 사는 여수시 행정

▲ 여수시 국동항 불법 적치물 계고장 ⓒ조찬현

실제 국동항 현장 확인 결과, 불법 적치물 위에는 여수시장이 발행한 ‘장애물(적치물) 제거공고’와 계고장 등 무려 4장의 공문이 덕지덕지 붙어 있다.

가장 최근 공고문의 날짜는 2025년 9월로 명시되어 있으나, 이전부터 붙여진 빛바랜 계고장들이 그간의 방치 세월을 증명하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한 시민은 “수개월 전부터 상황이 이 모양인데 치워지질 않는다”며 “계고장을 3~4장씩 붙여놔도 안 치우는 건 시의 공권력을 우습게 보는 것 아니냐”고 혀를 끌끌 찼다.

▲ 여수시 국동항 불법 적치물의 빛바랜 계고장 ⓒ조찬현

특정 폐기물 무단 투기에 바다는 ‘기름 범벅’

▲ 여수시 국동항 바다쓰레기와 기름띠 ⓒ조찬현

상황은 육상 적치물에만 그치지 않는다. 선박 수리 과정에서 발생한 FRP(유리섬유강화플라스틱) 폐기물 등 특정 폐기물들이 무단 투기 되고 있으며, 수변공원 인근 주차장에는 중장비들이 장기 주차된 채 수리 폐기물을 내뿜고 있다.

바다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부잔교 인근에는 쓰레기와 기름이 둥둥 떠다니고 있으며, 어업 허가조차 없는 폐선박들이 수년째 방치되어 조업 어선들의 접안을 방해하고 있다.

현지 제보자에 따르면 “장기 계류 폐선박은 수십 척에 달해 어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 여수시 국동항 불법 적치물 ⓒ조찬현
▲ 여수시 국동항 불법 적치물과 FRP 폐기물 ⓒ조찬현

“일 안 하는 공무원이 문제” 어민 분통

한 어민과 제보자는 여수시 섬자원개발과 등 관계 부서의 태만을 직접적으로 질타하고 있다.

제보자는 “시에서 TF팀을 구성해 조사한다고 말만 하지, 실제로 현장에 나와 사진을 찍거나 행위자를 적발해 조치하는 꼴을 못 봤다”며 “공무원들이 일을 제대로 안 하기에 불법 투기가 반복되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 여수시 국동항 불법 적치물 ⓒ조찬현
▲ 여수시 국동항 불법 적치물 ⓒ조찬현
▲ 여수시 국동항 불법 적치물(폐유) ⓒ조찬현
▲ 여수시 국동항 폐선박 내 쓰레기더미 ⓒ조찬현

현재 국동항에는 6명의 기간제 청소 인력이 배치되어 있으나, 정작 심각한 바다 쓰레기나 부잔교 인근 오염은 방치되고 있어 인력 운영의 실효성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여수시가 ‘국제 해양관광 휴양도시’를 표방하고 있지만, 정작 국가 어항인 국동항의 기초적인 질서 유지조차 포기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거세지고 있어 당국의 즉각적이고 강력한 행정 집행이 요구된다.

▲ 여수시 국동항 뭍에 수년째 방치된 폐선박 내 쓰레기더미 ⓒ조찬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