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고발] ‘무법지대’ 변질된 여수 국동항… 기름띠·쓰레기 속 불법 수리 기승
불법 적치물과 폐선박, 불법 선박 수리 행위로 인해 몸살 FRP 미세먼지 비산 등 해양 환경 및 시민 건강 위협 심각
여수시의 대표적인 국가 어항인 국동항이 불법 적치물과 폐선박, 그리고 무분별하게 자행되는 불법 선박 수리 행위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16일, 여수시 국동항 소경도 선착장부터 국동 수변공원 앞까지 이어지는 바닷가는 한눈에 봐도 오염이 심각한 상태였다. 바다 위에는 옅은 기름띠가 넓게 퍼져 있었고, 어선에서 내다 버린 생활 쓰레기와 스티로폼이 곳곳에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계고장’은 장식일 뿐… 방치된 쓰레기에 투기 더 늘어
국동항 일대는 현재 불법 적치물과 폐선박이 점령하며 ‘무법지대’를 방불케 하고 있다. 지난 13일 현장에서 만난 한 어민은 “행정 당국이 붙여놓은 계고장만 여러 장 겹쳐져 있을 뿐, 실제로 쓰레기를 치우거나 단속하는 모습은 볼 수 없다”며 “행정력 부재가 이 지경까지 오게 만들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실제로 사흘이 지난 뒤 다시 찾은 현장은 개선은커녕 상황이 더욱 악화되어 있었다. 수거되지 않고 방치된 쓰레기 더미를 보고 인근 주민이나 다른 선박들이 이곳을 쓰레기장으로 오인해 추가로 투기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도심 속 ‘해상 출장 조선소’… FRP 유해 미세먼지 무방비 노출
더욱 심각한 문제는 항구 곳곳에서 공공연하게 벌어지는 ‘불법 선박 수리’다.
취재진이 목격한 10톤급 FRP(유리섬유강화플라스틱) 선박은 칸막이나 비산 방지 시설도 없이 그라인더 작업 등을 진행하고 있었다.
FRP 소재를 그라인더로 갈아낼 때 발생하는 미세먼지는 인체에 극히 해로운 발암성 물질을 포함하고 있지만, 작업 현장에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도 없었다.
현장에서 만난 외국인 선원에게 선박 수리와 폐기물 무단 투기를 지적하자 “사장님에게 말하라”며 책임을 회피하는 등 안전 불감증 역시 심각한 수준이었다.
여수시 미온적 대응… “관리 구멍 뚫렸다” 비판 고조
최근 1~2년 사이 국동항 내에서 목격된 불법 FRP 선박 수리 사례만 최소 5건 이상인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관할 지자체인 여수시의 단속은 미온적이라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현장을 지켜본 제보자는 “국동항 관리에 완전히 구멍이 났다. 누구나 와서 불법으로 수리해도 단속하지 않으니 이곳이 ‘불법 출장 조선소’처럼 변질된 것 아니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국가 어항으로서의 위상을 갖춰야 할 국동항이 행정의 방치 속에 환경 오염의 온상으로 전락하고 있는 가운데, 여수시의 즉각적인 단속 강화와 실질적인 정화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