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섬마을 테트라포드 낚시, '손맛' 유혹에 가려진 '죽음의 함정'
테트라포드 추락 시 자력 탈출 확률 '제로'에 가까워, 위험한 낚시 2026 여수세계섬박람회 앞두고 안전 불감증 여전… 집중 단속 필요
여수시 돌산읍 송도항과 남면 화태도 월전마을 앞 방파제. 낚시객들 사이에서 이른바 '포인트'로 입소문 난 이곳 테트라포드 위에서 위태롭게 낚시를 하는 이들이 많아 안전 불감증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낚시를 즐기는 것도 좋지만 자칫 한번 발을 헛디디기라도 하면 표면이 미끄럽고 구조가 복잡한 웅장한 콘크리트 구조물 아래는 생사를 넘나들어야 하는 '바다의 블랙홀'이 되고 만다.
"갯바위보다 낫다?" 착각이 부르는 비극
17일 월전마을 앞 선상에서 만난 60대 낚시객 A씨는 낚시객들을 향해 걱정 섞인 목소리를 높였다.
"저기는 사람이 가면 안 되는 데예요. 갯바위는 그래도 붙잡을 데라도 있지, 테트라포드는 한 번 미끄러지면 그냥 끝입니다. 고기 몇 마리 잡으려고 목숨 거는 거나 다름없어요.“
실제로 테트라포드는 파도를 막기 위해 엇갈려 쌓여 있어 그 틈이 매우 깊고 넓다. 표면에는 미끄러운 이끼와 날카로운 굴 껍데기가 붙어 있어, 추락 시 심각한 골절상은 물론 뇌진탕으로 의식을 잃을 확률이 매우 높다.
특히 안쪽으로 빨려 들어가면 외부에서 보이지 않아 구조대가 도착해도 발견이 어렵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6년간 65명 사망... "나만은 괜찮겠지"가 화근
해양수산부와 해양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최근 6년간 전국 방파제에서 발생한 안전사고는 460여 건에 달하며, 이 중 65명이 목숨을 잃었다. 사고의 주원인은 대부분 '테트라포드 추락'이다.
여수 돌산의 월전항과 군내리 등지에서도 야간 낚시나 음주 낚시 중 발생하는 추락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해경 관계자는 "구명조끼를 입었더라도 테트라포드 틈 사이에서는 부력이 작용하지 않고 몸이 끼어버리는 경우가 많다"며 "출입 금지 구역 설정과 함께 강력한 단속을 실시하고 있지만, 낚시객들의 안전 불감증을 꺾기엔 역부족"이라고 토로했다.
섬 낚시 명소의 그림자... "안전한 낚시 문화 정착돼야“
여수 송도항과 월전마을 등 섬마을이 낚시객에게 각광 받으면서, 외지인의 유입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2026 여수세계섬박람회를 앞둔 시점에서 이러한 안전사고는 여수 관광 이미지에도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섬마을에서 평생을 살았다는 한 어르신은 "여기서 나고 자란 우리도 무서워서 안 가는 곳을 외지 사람들이 겁 없이 들어간다"며 "마을 주민들은 고라니 피해 때문에 농사짓기도 힘든데, 낚시객 사고까지 날까 봐 매일이 조마조마하다"고 전했다.
현재 항만법 제28조에 따라 사고 위험이 높은 테트라포드 위 낚시는 원칙적으로 불법이 아니지만, 해당 구역이 '출입 금지 구역'으로 지정 출입통제되면 무단출입 시 100만 원 이하 과태료가 부과된다
단순히 과태료 때문이 아니라, 자신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테트라포드 낚시는 금지되어야 한다. 전문가들은 낚시객들이 안전한 방파제 내측이나 지정된 낚시 데크를 이용하고, 지자체 차원에서는 위험 구역에 안전 펜스와 CCTV를 보강하는 등 적극적인 인프라 개선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