쇳가루에 비산먼지까지...묘도 주민들의 '한탄'

2조 8,000억 생산유발효과 낸다더니 마을주민은 12명 고용 주민 안전은 뒷전, 업자편의 제공한 신호체계 파장 여수시는 누구를 위한 행정인가? 발주처와 시공사, 취재 나서자 뒤늦게 청소 대책 약속

2026-01-20     심명남
▲ 여수시 묘도동에 조성중인 총사업비 1조 4,362억을 투입중인 동북아LNG허브터미널 공사 현장 모습 ⓒ심명남

전남 여수시 묘도동에 조성중인 '동북아LNG허브터미널 공사'로 묘도 주민들이 비산먼지와 도로에 널린 슬러그로 인한 주민건강권을 위협 받고 있다며 강력한 대책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이곳에 들어서는 동북아LNG허브터미널 1단계 EPCC건설공사 총사업비 1조 4,362억원을 투입해 국내외 LNG 수요증가에 대응하고 환경친화적 에너지 인프라를 구축해 에너지 신사업 확장을 위해 LNG 터미널을 건설하고 운영하는 사업이다.

▲ 비산먼지 피해가 가장 심각한 묘읍마을 아래 공사현장이 보인다 ⓒ심명남

도로에 널브러진 슬러그 자재...여수시는 뒷짐만

공사현장에는 하루에 700~1200여명의 노동자와 공사차량으로 인해 비산먼지와 차량통행으로 슬러그가 도로에 널부러져 안전사고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  이에 반발한 주민들은 민원을 제기하며 항의하는데도, 감독기관인 여수시와 전라남도는 뒷짐만 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1만 3,000명의 고용유발효과와 2조 8,000억원의 생산유발효과를 내세운 동북아LNG허브터미널 구축사업을 두고 "막상 공사현장은 묘도주민들 12명이 일하고 있다"며 "누구를 위한 공사냐?"고 주민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 공사현장으로 향하는 공사차량이 지나가는 도로에 슬러그가 널브러져 있다 ⓒ심명남
▲ 여기저기 도로에 오염된 슬러그로 차량 파손이 우려된다 ⓒ심명남

묘도지역발전협의회 김우곤 사무국장은 10여년 전부터 시작된 묘도 매립공사에 이어 재작년부터 LNG허브터미널 공사가 시작되어 그동안 피해가 막심했다”면서 “환경영향평가를 제대로 하지 않아 폐수와 비산먼지가 다 바다로 흘러가고 있다”라며 “도로에 쌓인 슬러그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환경을 깨끗하게 관리하면서 공사를 하라”고 일침을 놓았다. 

마을주민 12명 고용 "울화통이 터져요" 

김우곤 국장은 이어 “지금 이곳 현장에는 광양지역 인원이 300명, 타지역에서 1,200명이 들어오는데 자기 주변에 있는 사람들 다 끌어 당기고 어쩔수 없이 우리 묘도 주민은 12명 일하고 있는데 울화통이 안터지게 생겼냐?“라며 톤을 높였다. 그러면서 ”주민들이 보유한 장비는 딴곳보다 싸게 일을 하고 있고, 시커먼 비산먼지에 상시 노출되고 있는데 징벌적 손해보상을 청구하든지 대책을 강구하겠다”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묘도동 95만평 매립지에 조성중인 이 공사는 터미널 사업부지 면적 20만평부지에 탱크 1기당 20만톤을 저장하는 LNG탱크 3기 건설이 한창이다. 또한 항만시설인 접안부두와 주배관이 깔린다. 설계부터 자재구매, 시공까지 전과정을 한꺼번에 책임지는 EPC 공동도급사인 ㈜BS한양(55%)과 GS건설(37%)이 맡고 있다. 특히 24년 6월 기회발전특구로 지정되면서 지역활성화투자펀드로 전라남도(4.5%)와 여수시(3.5%)가 공동지분을 소유한 지분구조 형태다. 작년 11월 #1,2 탱크지붕상량식이 완료되어 28년 1월 상업운전 개시를 앞두고 있고, 향후 LNG탱크 4+4기를 증설할 예정이다.

여수국가산단과 광양항만 산업단지인 포스코 등 산업단지로 사방이 둘러쌓인 묘도동에는 창촌, 온동, 묘읍, 도독, 광양포 5개 마을이 있다. 이곳 주민들은 공사 차량 통행으로 도로에 쌓인 슬러그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비산먼지 피해로 창문을 열어놓지 못하고 배추 등 채소에 내려앉은 농작물 피해로 심각한 환경문제를 호소하며 건강역학 조사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공사차량에 빼앗긴 신호체계...누굴 위한 행정인가? 

19일 취재진이 묘도를 찾아 공사현장과 도로를 직접 살펴봤다. 공사장까지 진입하는 도로에는 공사 차량이 실어나른 슬러그가 곳곳에 널려 있고, 비산먼지가 날렸다. 도로 갓길에 널려있는 슬러그로 인해 차량 및 앞유리 파손이 우려된다. 주변 묘도대교와 이순신대교 갓길에도 슬러그 피해가 우려된다.

▲ 마을입구인 묘도 매립장 사거리에는 공사차량을 위해 신호등을 끄고 점멸등만 깜빡이고 있어 주민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심명남

특히 공사현장으로 진입하는 묘도 매립장 사거리 신호체계는 마을주민의 안전보다 공사 차량의 편의를 위해 사거리 신호등을 끄고 점멸등만 계속 깜빡이고 있어 주민들은 사고 우려를 떠안고 사는 격이다. 이같은 이유를 확인하기 위해 여수시 교통과 시설물 유지관리 부서는 "언제부터 그랬는지 파악이 어렵다"고 말했다.

묘도 온동마을 대기환경조사를 실시한 국내 대기관리 권위자인 순천향대 손부순 교수의 논문에 의하면 ”포장도로 비산먼지는 원인 제거를 하지 않고 살수만 했을시는 도로가 마르고 바람이 불면 다시 비산하게 된다”라며 건설현장 비산먼지의 효과적인 대책이 눈길을 끈다. 포스코가 자리한 인근 광양시는 슬러그 버큠카(Slug Vacuum Car)로 주기적인 청소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 주민들은 도로 슬러그 청소와 현장내 야적장 불법폐기물 처리, 수직구 해저터널 공사 발파 및 항타로 인한 폐수 유출건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묘도주민 A씨는 "발주처인 동북아LNG허브터미널(주)에서는 수많은 민원요청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을 무시하고 공사만 강행하고 있다“면서 ”지금까지 민원 발생때만 잠깐 청소하고 살수만 할뿐 근본적인 비산먼지 발생원인은 해결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며 관리감독 소홀을 지적했다. 여수시 행정도 도마에 올랐다.

발주처와 시공사, 뒤늦게 청소대책 강구하겠다 약속

▲ 여수시 묘도에 건설중인 동북아 LNG허브터미널 조감도 ⓒ심명남

A씨는 이어 ”주민건강과 환경안전을 위해 동북아LNG허브터미널(주)와 시공사인 GS건설은 현장 협력업체 관리감독을 철저하게 하여 주시기를 요청한다“라며 ”행정 관청인 여수시는 투자자 입장 때문에 우리 주민보다는 업자편에 서서 이윤만 추구한다. 여수시가 투자한 기회발전특구는 누구를 위해 있나? 업자만 이득을 보는 특혜로 보인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 공사장에 여지저기에 파인 토사가 날려 비산먼지의 원인이 되고 있다  ⓒ심명남
▲ 도로 가장자리에 모여 있는 슬러그들로 차량파손이 우려된다 ⓒ심명남
▲ 묘도 마을 입구에 도로가 슬러그로 덮인 가운데 '바르게 살면 미래가 보인다'는 문구가 눈에 띈다 ⓒ심명남

비산먼지에 해결에 대해 동북아LNG허브터미널(주) 발주처 관계자는 “이번 건은 공사성 민원의 일종인데 지난번 말한대로 비산먼지에 대해 업체들이 민원처리를 해야 하는데 나몰라라 하니까 결국 이런 사태까지 왔다”면서 “시공사를 불러 대책을 강구하겠다“라고 약속했다.

GS건설 관계자는 ”GS건설에서 공사차량을 가장 많이 이용하다보니 우리 회사만 몇 번 청소를 했는데 이번에 해결 의지를 가지고 있다“면서 ”한양건설과 녹색산단 자갈나르는 차들이 많으니 전체적으로 만나 분담을 통해 조속한 청소대책을 강구하겠다”라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