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지방선거] “시장 후보, 시민이 직접 채점한다” 여수서 이색 ‘시민 심사표’ 등장
시민감동연구소 한창진 대표 제안… 가점·감점 등 67개 항목 정밀 검증 “정당 경선 전 검증 공백 메워야… 깨어있는 유권자의 힘 보여줄 것”
2026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남 여수에서 시민들이 직접 만든 심사표로 시장 후보의 자질을 평가하자는 이색적인 제안이 나와 지역 정가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시민감동연구소 한창진 대표는 지난 21일 오전 11시, 여수시 선소로 연구소 사무실에서 시민 및 각계 인사들과 함께 〈시민이 만드는 ‘2026 여수의 선택’ 심사표〉를 공개하고 본격적인 시민 평가 실험의 시작을 알렸다.
“정책 토론회는 이미 늦다”... 경선 전 ‘현미경 검증’ 강조
한창진 대표는 이번 제안의 배경으로 ‘검증의 골든타임’을 꼽았다.
여수와 같이 특정 정당의 공천이 곧 당선으로 이어지는 지역적 특성상, 공식 선거 운동 기간에 열리는 정책 토론회는 이미 ‘사후 약방문’이라는 지적이다.
한 대표는 “현수막이 걸리고 출마 예정자들이 움직이는 지금이야말로 시민들이 판단 기준을 세워야 할 시점”이라며, “공직선거법상 사전 정책 토론이 어렵다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시민 스스로가 심사위원이 되는 ‘심사표 방식’을 고안했다”고 밝혔다.
도덕성부터 미래 비전까지... 289점 만점의 ‘시민 잣대’
이날 공개된 심사표는 시민 10명이 머리를 맞대고 항목과 배점을 직접 결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심사표는 크게 가점 11개 분야(60개 항목)와 감점 1개 분야(7개 항목)로 구성됐다.
가점 항목 (총 289점)은 생애 및 경력, 행정·정책 전문성, 지역 현안 이해도, 미래 비전, 인문학적 소양 등. 특히 여수국가산단 위기 대응, 세계섬박람회 사후 활용, 광주·전남 행정통합 대응, 여수형 기본소득 등 여수의 핵심 현안이 주요 평가 지표로 담겼다.
감점 항목 (총 30점)은 전과 및 금고형, 음주운전, 부동산 투기, 병역 기피, 성범죄 등 공직 후보자로서의 도덕적 결함 등이다.
참석한 시민들은 각 항목의 중요도에 따라 최고 5점 이내에서 배점을 설정했으며, 이를 통해 후보자를 객관적으로 수치화해 비교할 수 있도록 했다.
“탈락해도 후회 없는 투표... 공정 선거의 마중물 될 것”
한 대표는 이 심사표가 단순히 점수를 매기는 데 그치지 않고, 정치권을 향한 강력한 압박 수단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시민들이 자신들을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함으로써 후보자들이 더 수준 높은 정책과 공약을 내놓게 유도한다는 전략이다.
그는 “내가 선택한 후보가 설령 낙선하더라도, 객관적 기준에 따라 소신껏 투표했다면 유권자로서 자부심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이 실험이 여수를 넘어 전국적인 지역 선거 문화의 혁신 모델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시민 심사표는 공개 직후 타 지역 시민단체들로부터 “지역 실정에 맞게 수정해 활용하고 싶다”는 문의가 이어지는 등 유권자 주권 운동의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