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특별기획] 여수섬연구회, 경남 고성 ‘목섬’서 무인도의 미래를 보다

70년 만에 깨어난 무인도, ‘바다가 품은 정원’으로 재탄생 선종필 대표의 집념으로 일궈낸 생태 복원과 행정 바로잡기 현장

2026-03-16     조찬현
▲ 여수섬연구회 회원들이 경남 고성 ‘목섬’ 무인도 탐방에 앞서 기념쵤영을 하고 있다. ⓒ조찬현

2026 여수세계섬박람회를 앞두고 섬의 생태적 가치와 지속 가능한 이용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여수섬연구회(대표 김명진)가 지난 14일 경남 고성군 삼산면에 위치한 ‘목섬’을 찾았다.

이번 탐방은 여수·순천 시민 30여 명이 참여해 무인도가 가진 잠재력을 직접 확인하는 시간으로 채워졌다.

물때가 허락해야 닿는 신비의 섬, 목섬

▲ 탐방단의 안내를 맡은 선종필 목섬 대표가 목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조찬현

고성 목섬은 평소 바다 위에 홀로 떠 있다가, 하루 두 번 썰물 때가 되면 육지와 연결되는 ‘풀등(노둣길)’을 드러낸다.

섬의 모양이 마치 사람의 목처럼 잘록하고 한반도 지형을 닮았다 하여 목섬이라 이름 붙여진 이곳은, 1960년대 강제 이주 정책 이후 70년간 사람의 발길이 끊겼던 곳이다.

"방치된 밀림에서 치유의 공간으로"… 선종필 대표의 기록

▲ 선종필 목섬 대표가 섬 옛 주민들이 사용했던 간장병, 정종병 등에 설명하고 있다. ⓒ조찬현

이날 탐방단의 안내를 맡은 선종필 목섬 대표는 지난 수년간 홀로 섬을 가꾸며 겪은 생생한 기록을 공유했다.

선 대표는 "처음 섬에 들어왔을 때는 대나무와 나무덩굴이 하늘을 가려 진입조차 힘들 정도였다"며, "70년 동안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자연이 어떻게 변하는지,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공존 가능한 공간으로 복원할지 고민하며 길을 냈다"고 말했다.

특히 선 대표는 현재 진행 중인 ‘지적 정위치 사업’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일제강점기 당시의 부정확한 측량과 현재 행정기관의 경직된 기준 탓에 실제 면적보다 훨씬 작게 등록된 섬의 권리를 되찾기 위해 소송과 행정 협의를 병행하고 있다는 에피소드는 참가자들에게 무인도 관리의 현실적 어려움을 일깨워주었다.

▲ 여수섬연구회 회원 30여 명이 무인도인 경남 고성 목섬을 탐방하고 있다. ⓒ조찬현

야생성과 편의성의 공존, 무인도 관광의 새로운 모델

▲ 여수섬연구회 회원 30여 명이 무인도인 경남 고성 목섬을 탐방하고 있다. ⓒ조찬현

"목섬은 단순히 제 개인의 사유지가 아니라, 우리나라 무인도가 가진 잠재력을 증명하는 실험실과 같습니다. 앞으로 이곳에 작은 오두막을 짓고, 더 많은 분이 방해받지 않고 무인도의 고요함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가꾸어 나갈 것입니다."

목섬은 단순히 보존에만 머물지 않는다. 선 대표는 섬 내부에 상수도를 인입하고, 전기 공급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오두막 숲 조성 : 대나무 숲 사이사이에 샤워실과 화장실을 갖춘 5채의 오두막을 지어 한 팀씩만 프라이빗하게 머물 수 있는 치유 공간을 계획 중이다.

생태계의 보고 : 섬 주변은 해달의 서식지이자 봄이면 게들이 산란을 위해 뭍으로 올라오는 생명력 넘치는 곳이다.

문화적 흔적 : 탐방단은 섬 곳곳에 남아있는 옛 주민들의 돌담과 60~70년대 간장병, 정종병 등 생활 유적을 살펴보며 섬의 역사를 되짚었다.

고성 공룡박물관과 어우러진 섬의 인문학

▲ 목섬 탐방을 마친 일행은 인근 고성 공룡박물관으로 이동해 자연 경관과 테마 공원의 조화를 확인했다. ⓒ조찬현

목섬 탐방을 마친 일행은 인근 고성 공룡박물관으로 이동해 자연 경관과 테마 공원의 조화를 확인했다.

내부 수리 중임에도 불구하고 드넓은 공원과 해안 절경을 활용한 전시물들은 섬 탐방으로 고양된 참가자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김명진 대표 "2026 여수세계섬박람회의 자양분 될 것“

▲ 탐방단이 바다가 보이는 고성 태평장가든에서 맛본 가성비 높은 소불고기 백반이다. ⓒ조찬현

여수섬연구회 김명진 대표는 "목섬은 개인의 사유지를 넘어 무인도가 어떻게 독창적인 생태 관광 자원이 될 수 있는지 보여주는 모범 사례"라며, "이곳에서 확인한 섬 주인의 열정과 행정적 과제들은 여수세계섬박람회를 준비하는 우리에게 소중한 공부가 되었다"고 밝혔다.

탐방단은 고성에서의 마지막 일정으로 가성비 높은 소불고기 백반을 나누며 섬이 주는 넉넉한 인심을 만끽했다. 이번 고성 목섬 탐방은 ‘섬은 고립된 땅이 아니라 미래를 향한 열린 가능성’임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 자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