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특별기획] 고래섬 ‘소경도’, 바다 쓰레기와 불법 생활 쓰레기로 몸살

해안가는 쓰레기 투성이, 주민들은 쓰레기 불법 소각 잠긴 대합실 화장실 등 기본 인프라 부재… “대책 절실”

2026-03-23     조찬현
▲ 여수 소경도 마을 주민 생활 쓰레기 소각 현장 ⓒ조찬현

여수 앞바다의 ‘고래를 닮은 섬’ 소경도가 해안에 밀려온 바다 쓰레기와 섬 곳곳에 내다 버린 불법 생활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2026 여수세계섬박람회를 앞두고 전 세계 손님맞이를 준비하는 여수시의 장밋빛 청사진과는 대조적으로, 실제 섬 현장은 환경 오염과 인프라 방치라는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쌓여가는 바다 쓰레기와 생활 쓰레기

▲ 여수 소경도에 방치된 불법 쓰레기 ⓒ조찬현

소경도는 예부터 전통 당산제를 이어오며 옛 문화를 고수해온 정겨운 섬이었다. 하지만 현재 소경도의 산자락과 마을 곳곳에는 내다 버린 쓰레기로 뒤덮여 있다. 또한, 굴 껍데기가 흉물스럽게 방치되어 있다.

▲ 여수 소경도에 방치된 불법 쓰레기 ⓒ조찬현
▲ 여수 소경도에 방치된 불법 쓰레기 ⓒ조찬현
▲ 여수 소경도 바닷가 쓰레기 소각 흔적 ⓒ조찬현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리아스식 해안의 아름다움을 자랑하던 해안선은 밀려든 해양 쓰레기로 뒤덮였다. 지형 특성상 해류가 몰리는 길목인 탓도 있지만, 인적이 드문 폐가 주변과 마을 곳곳에 정비되지 않은 쓰레기들이 쌓이면서 섬 전체가 마치 ‘쓰레기 마을’을 방불케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9일 취재 중 목격된 마을 주민들의 무분별한 쓰레기 소각 흔적은 섬 내 청소 행정 시스템이 전혀 작동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 여수 소경도 마을 주민 생활 쓰레기 소각 현장 ⓒ조찬현

"화장실도 못 써"… 닫힌 대합실에 외지인 당혹

▲ 여수 신월동 소경도 대합실 ⓒ조찬현

섬의 관문인 소경도 대합실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섬을 찾은 방문객들이 가장 기본적으로 이용해야 할 남녀 화장실이 굳게 잠겨 있기 때문이다.

시 재정으로 지어진 공공시설임에도 불구하고 관리 주체가 불분명하거나 편의상 폐쇄해 놓은 탓에, 급한 용무를 해결하지 못한 외지인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한 시민은 “섬 박람회를 앞두고 먹거리나 숙박 시설을 홍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화장실 개방이나 산행 안내 같은 가장 기본적인 인프라부터 갖추는 것이 순서”라며, “시에서 관리 인력을 명확히 지정해 운영의 묘를 살려야 한다”고 꼬집었다.

섬 박람회 성공, ‘기본’부터 돌아봐야

▲ 여수 소경도 방치된 양식장 건물 ⓒ조찬현

여수시는 2026년 세계 최초의 섬 박람회 개최를 통해 국제적인 섬 관광 도시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소경도처럼 지척에 있는 섬조차 환경 문제와 기본 편의시설 관리가 되지 않는 상황에서 ‘글로벌 손님맞이’는 공허한 외침이 될 가능성이 높다.

화려한 여수세계섬박람회 행사 기획보다 생활 쓰레기와 해안 쓰레기 수거 체계 확립은 물론 상시 개방된 청결한 화장실 운영까지, 소외된 섬들의 실질적인 정주 여건과 환경 개선을 위한 여수시의 대책이 시급해 보인다.

▲ 소경도 해안에 밀려온 바다 쓰레기 ⓒ조찬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