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원유 200만 배럴 여수 입고... 러시아산 납사 '비달러 결제' 길 열렸다

에너지 수급 안정 위해 정부·석유공사 신속 대응 루블·위안화 결제 허용으로 원가 경쟁력 확보 기대 여수산단 "물류비·전기료 등 추가 지원 대책 절실“

2026-03-26     조찬현
▲ 여수해양경찰서장이 대형 원유 취급 해양시설을 점검중이다. ⓒ여수해양경찰서

중동 분쟁 장기화로 인한 에너지 위기 상황 속에서 여수 국가산업단지의 숨통을 틔울 유의미한 진전이 잇따르고 있다.

25일, 아랍에미리트(UAE)에서 확보한 원유 200만 배럴이 여수 석유 비축기지에 입고된 데 이어, 석유화학 업계의 숙원이었던 러시아산 납사(나프타) 수입의 금융 결제 병목 현상도 해결될 조짐이다.

UAE 원유 200만 배럴 여수 입고... "에너지 안보 강화“

한국석유공사는 25일, UAE 아부다비 국영석유사(ADNOC)와의 국제공동비축 사업을 통해 확보한 원유 200만 배럴을 여수 비축기지에 입고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 등 중동 정세 불안에 대응해 정부가 긴급 확보한 2,400만 배럴 중 일부로, 국내 정유 및 석유화학 업계의 원료 수급 안정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러시아산 납사 '비달러 결제' 물꼬... 외교적 성과 빛나

특히 주목할 점은 러시아산 납사 수입과 관련한 금융 리스크 해소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미국 재무부와의 협의를 통해 러시아산 원유 및 석유제품 거래 시 달러가 아닌 루블화, 위안화, 디르함화 등 비달러 결제가 가능하며, 이에 따른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을 적용하지 않겠다는 확약을 받아냈다.

그간 여수산단 기업들은 중동발 납사 공급 차질로 대체지인 러시아산 도입을 검토해왔으나, 금융 결제 및 제재 불확실성으로 인해 난항을 겪어왔다.

이번 조치로 인해 원가 경쟁력 제고를 위한 기업들의 건의사항이 실제 정책에 반영되면서, 실질적인 수입 절차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기업 체감 경기는 여전히 한겨울"... 추가 대책 요구 목소리

정부의 기민한 대응에도 불구하고 산업 현장의 어려움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여수산단 관계자들은 중동 분쟁으로 인한 '긴급 분쟁 할증료'와 '지연 보관료' 등 물류비 부담이 임계치에 도달했다고 입을 모은다.

물류비 비중이 높은 석유화학 산업의 구조적 특성상, 급등한 산업용 전기요금과 원가 부담은 생산 현장의 '뼈를 깎는 노력'만으로는 극복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산단 내 많은 기업이 공장 가동 조정 및 감산, 조기 정비 등을 통해 위기를 버텨내고 있는 실정이다.

여수상공회의소 한문선 회장은 "원유와 납사 수급의 길을 열어준 정부의 외교적 노력에 감사한다"면서도 "기업들이 체감할 수 있는 물류비 지원과 전기료 감면 등 실질적인 처방전이 뒤따라야 세계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