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신고리 5·6호기 중단! 탈핵! ~ 우리가 꿈꾸는 세상

7일, 밀양 할매·할배와 함께 하는 탈핵토크콘서트 열려

  • 입력 2017.09.11 14:35
  • 기자명 김현주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원전보다 안전이다. 신고리 5,6호기 중단하여 탈핵세상 앞당기자.”
“국민이 주인이다. 신고리 5,6호기 전문가가 아니라, 국민이 결정하자”

7일, 오후 7시, 조례호수공원에서 ‘밀양 할매·할배들과 함께 하는 탈핵토크콘서트’가 열렸다.

송전탑 반대를 위해 12년을 싸워온 밀양 할매·할배들은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3개월 동안  ‘신고리 5~6호기 백지화를 위한 탈핵탈송전탑원정대(이하, 탈핵원정대)’를 출범(7월 6일)하고 전국을 돌며 탈핵 탈송전탑 이야기를 하고 있다.
 

   
▲ 7일 연향동 국민은행 앞에서 선전을 하고 있는 밀양 할매·할배들의 탈핵탈송전탑원정대

“신고리 5~6호기, 주민에겐 고강도 전기고문”

박미라(순천평화나비 사무국장)씨의 사회로 진행된 토크콘서트는 박성훈교수(순천대)의 여는 노래로 시작했다. “이 땅의 모든 살아있는 생명과 지구를 나누는 세상”이라는 노랫말은 밀양 할매·할배가 꿈꾸는 세상을 노래하는 듯 했다.

뒤이어 이계삼(밀양 송전탑 반대대책위) 사무국장의 짧은 슬라이드 탈핵 강의가 진행됐다.
“현재 송전탑이 세워진 마을에는 주민들이 권총 발사할 때 나는 ‘다다다’ 소리가 계속 울려 잠을 못 이루고, 밤에는 조용한 시골에 뻘건 불이 번쩍번쩍 합니다. 주민들은 너무 싫고 괴로운거죠. 25% 흐르는 신고리 1,2,3호기의 전류는 주민들에게는 저강도의 전기 고문입니다. 근데 99% 완공되고 있는 4호기, 그리고 5,6호기가 건설되면 고강도의 전기 고문을 받는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전기고문의 강도가 점점 높아지는 것이죠. 주민들에게는 치열한 생존의 문제입니다. 주민들이 살기 위해서라도 신고리 5,6호기는 반드시 막아야 합니다.”

슬라이드 강의는 ‘탈핵소책자’의 핵심 내용으로 이어졌다.
“영화 판도라는 픽션이 아니라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사고라는 것, 실제 고리 1호기에서 그런 상황이 발생할 뻔 했으나 은폐된 사실, 한국은 단위 면적당 핵발전소 밀집도 세계 1위, 고리 핵발전단지 30km에 인구 382만이 거주하고 있어 후쿠시마의 22배, 사용후핵연료 영구처리시설은 전세계 0곳, 우리나라 가득찬 사용후핵연로 임시저장시설의 포화상태, 핵발전의 종주국 미국도 40기나 건설을 중단”
 

   
▲ 탈핵 강의를 하고 있는 이계삼 밀양송전탑반대 대책위 사무국장

“전기는 부족하지 않아, 탈핵은 세계적인 흐름”

특히 이계삼 사무국장은 “올해 기록적인 폭염을 기록한 7월에도 설비예비율이 34%였다. 우리나라는 결코 전기가 부족한 나라가 아니다. 발전설비는 남아돌며 신고리 5~6호기를 지어도 우리나라 전체 발전용량의 1.9%에 불과해 전력수급에 문제가 없다”고 강조하며, “탈핵·탈석탄을 하더라도 전기요금이 크게 높아지지 않는다. 2030년까지 5천원 정도 비용이 들어간다는 현대경제연구원의 자료도 있다.”고 밝혔다.

또한 “핵발전소는 핵마피아, 전력마피아의 엉터리 선동으로 그들의 이익을 위해 존재하고 있으며, 전세계적으로 핵발전은 사양 사업이고 탈핵 전세계 시대의 흐름”이라고 말하며, “신고리 5,6호기를 막고 탈핵을 위해 ‘탈핵소책자’를 많은 시민들과 읽을 것”을 당부했다.

밀양 할매·할배와 함께하는 본격적인 탈핵토크콘서트는 심명선(어린이책시민연대 순천지회장)씨의 사회로 시작했다. 토크콘서트의 첫 질문은 ‘12년동안 싸우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 순간’이었다.

“세 분 돌아가신 것이 가장 가슴 아파”

송전탑반대 대책위원장을 하며 12년동안 싸우고 있는 안병수(상동면 고정마을) 할배의 이야기다.

“이치우 어르신 분신하고 나서 같이 활동하던 분과 부둥켜 안고 울었어. 우리가 일찍 한전과 정부에 손들었으면 이런 참변은 없었을텐데 하는 죄책감이 밀려오는 거야. 언론에 보도되지 않았지만 같이 활동하다가 행방불명된 분, 행사 후 넘어져 뇌진탕으로 돌아가시는 등 세분이 돌아가셨지. 그런 아픈 기억은 잊어버리고 싶은 12년이었다.”

12년 동안 변함없이 함께해 온 몇 안된 주민인 김영자(상동면 여수마을) 할매는 “송전탑 공사 강행을 막기 위해 산에 올라갔다가 내려와서 길가에 앉아있는데, 경찰이 갑자기 뒤에서 ‘하나 둘 셋’ 하더니 양쪽다리를 들고 모포로 뒤집어 씌워 밀양병원으로 실어간거야. 그때 숨이 넘어가 죽을 뻔 했지. 내가 어릴때부터 폐쇄공포증이 있었거든...”하며 힘들었던 기억을 떠올린다.

“너무 분해서 엉엉 울었어”

현장투쟁, 연대활동, 할매합창단으로 열성적인 활동을 한다는 장문선(상동면 고정마을) 할매는 “공사를 막을라고 산에를 올라가는데 주민 한사람에 경찰 20명이 따라다녀. 할매들은 얼마 안되는데 경찰들만 까마구떼같이 산에 못 올라오게 막을라고 해. 너무 억울해서 힘이 없는데 너무 분해서 막 엉엉 울었어. 우리들 몇 몇이 앉아있다가 결국 다시 내려가는데 아무도 없어. 다시 엉엉 울었지. 너무 분하고 억울해서...그게 가슴에 가장 많이 남아”라며 그 날의 모습을 떠올린다.
 

   
▲ 왼쪽부터. 심명선(사회자), 김말순할매, 박정숙할매, 장문선할매, 김영자할매, 안병수할배

토크콘서트 내내 너무나 다소곳하게 고개를 숙이며 있던 박정숙(상동면 여수마을) 할매는 마이크를 잡자 마자 눈에 힘이 들어간다.

“저는 밀양 경찰서장이랑 싸웠어요. 126번 현장에 가려고 하는데 경찰이 못가게 하니까 한참을 몇시간을 싸웠어요. 여섯명이 앉아 있는데 치안이 어떻고 하면서 내려가라고 하는기야. ‘치안을 산속에서 하나? 우리를 산에 가다놓고 경찰을 삼천명을 푸나?’ 싸웠어. 그게 가슴에 제일 남아. 지금도 분통이 터져서 죽겠어.”

한전에 고소고발당할 때 가장 먼저 이름이 올라갈 정도로 현장투쟁에 헌신적이었다는 김말순(상동면 고정마을) 할매는 전형적인 빠른 경상도 사투리로 이야기한다.

“산에 올라카는데 경찰이 막아서 ‘비키라’하고 내가 쓰러져도 안비끼는기라. 혈압이 290이 넘어가니 옆에서 ‘119 불러라’ 하는데, ‘내는 죽어도 한전놈 경찰놈 하나 직이고 죽지 그냥은 안죽는다’ 소리지르고, 경찰놈 뚜들어패서 벌금도 많이 내고, 경찰차도 차 쁘리고...지금도 경찰만 비면 욕이 나와. 그때 얼마나 당했는지...데모 땜시 오만 짓도 다 해보고, 데모 땜시 욕도 욕도 하게 되고...”
 

   
▲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들이 만든 ‘탈핵바라기 배지’

“마을 공동체 파괴는 정부와 한전이 주범”

오순도순 살기좋은 이웃사촌이었던 밀양 상동면 할매 할배들은 한 마을에서 서로 얼굴도 쳐다보기 싫을 정도로 공동체가 파괴되고 말았다. 그 핵심에 바로 한전이 있다고 안병수 할배는 이야기한다.

“전국에 4만5천개 철탑이 있어. 밀양에 설치한 765kV 송전탑이 있는 나라는 세계에서 10개국 뿐이다. 오늘 행진하면서 보니깐 순천은 154kV 철탑이야. 765kV 철탑은 154kV 철탑 8배와 용량이 같아. 그만큼 주민들에게 피해가 큰 거지. 밀양은 합의가 안되니까, 한전에서 피해 보상하라고 돈을 주는거야. 마을에만 돈을 주면 합의 안되니까 40은 개인에게, 60은 마을에게 주는거지. 지금 합의를 안하면 ‘이 마을은 보상금을 줄 수 없다’ 이런 식으로 하면서 마을과 개인을 이간질시켜, 보상금 때문에 갈등이 심해진 거다. 결국 한전과 정부가 마을공동체를 파괴한 주범이지.”

내 집 앞 ‘송전탑 반대’에서 이제는 ‘탈핵’으로

12년의 시간동안 경찰 공권력 연인원 38만명과 한전이 뿌린 수백억 돈의 힘으로 2014년 12월 송전탑은 완공되었지만, 밀양 주민 150여 세대는 아직도 한 푼의 보상금도 받지 않고 싸우고 있다.

이제 밀양 할매·할배들은 신고리 5,6호기 건설 백지화 운동으로 탈핵전사로 나서고 있다.
할매·할배들의 소망이 전달되어 신고리 5,6건설 백지화되고, 탈핵이 이뤄져 송전탑을 뽑아버리고 나서 가장 하고 싶은게 무어냐고 물었다.

“저는 데모꾼 안하고 싶어예. 저는 농사꾼이어예. 누군가의 밥상 위에 내가 농사지은 먹거리가 올라가는게 기쁨인 농사를 짓고 싶은 게 꿈이어예...”
 

   
▲ 9일, 순천시민과 함께 탈핵토크콘서트를 마치고 참가자 단체 사진
저작권자 © 여수넷통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기사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