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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잔 술이 생각날때 들른 ‘여수다찌’

"여수 선술집, 추천해 주세요?" 이런 질문 받으면

  • 입력 2018.04.15 07:42
  • 기자명 조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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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도 좋은 싱싱 활어 모둠회다. ⓒ 조찬현

여수 선원동우체국 골목에는 다양한 음식점과 선술집이 있다. 밤이면 이곳 일대는 불야성을 이룬다. 식사를 하거나 한잔 술을 찾는 이들이 새벽녘까지 부나방처럼 모여든다. 여수를 찾는 여행자들은 여수 해양공원 근처를 즐겨 찾지만 지역민들은 여수 소방서 뒤쪽의 상가와 이곳 골목을 선호한다. 

오늘 소개할 곳은 술 한 잔 하기에 아주 그만인 선술집 '여수다찌'다. 다찌는 서서 마시는 선술집으로 일본어 다찌노미(立ち飮み)에서 유래된 말이다. 통영의 이름난 다찌집 들은 기본 상차림에 술이 추가될 때마다 제철 안주가 나온다. 여수다찌 역시 그와 별다를 바 없어 보이나 가성비가 더 좋은 편이다.

여수 여행 시 한번쯤 찾아보면 좋을, 그런 곳

▲ 여수다찌의 기본 상차림이다. ⓒ 조찬현

기본 3인(7만원) 상차림이다. 음식이 코스로 이어진다. 술은 소주와 맥주 중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스페셜은 2인 술 2병, 3인일 경우 3병이 포함된다. 그렇다보니 가성비가 대단하다. 언뜻 전주의 막걸리집이 연상되기도 하지만 통영의 다찌집과 흡사하다. 


여러 메뉴중 기본상을 시켰다. 고려말 신돈이 즐겨먹었다는 개불, 스테미너 식품으로 봄 향기 머금은 멍게, 꼬들한 식감의 뿔소라 꾸죽, 해삼과 문어숙회가 한가운데 놓였다. 열기 탕수어와 상큼한 오징어회무침, 탕수육도 있다. 푸짐한 상차림이다. 

이들 해산물은 주인아주머니가 새벽시장에서 매일 구입하기 때문에 선도가 살아있다. 철따라 또는 시장 상황에 따라 시시때때로 해산물은 바뀐다. 모둠회가 나올 때는 예상치 못한 모둠회의 반전 모습에 깜놀이다. 회를 도톰하게 썰어 생선회의 식감이 훨씬 좋다. 

▲ 매콤 달콤한 소스를 끼얹어 낸 칠리새우다. ⓒ 조찬현
▲ 돼지고기 수육은 묵은지가 아닌 파절이와 새우젓에 먹는다. ⓒ 조찬현

다음은 또 뭐가 나올까, 자못 궁금해지는 순간들이다. 연어샐러드는 시원함에 상큼함이 좋다. 매콤 달콤한 소스를 끼얹어 낸 칠리새우에 가오리찜은 미나리를 듬뿍 올리고 양념장으로 마무리했다. 묵은지가 아닌 파절이와 새우젓에 먹는 수육 또한 별미다.   

아삭한 식감을 잘 살린 숙주나물 요리와 병어 무조림, 불향이 담긴 오징어볶음이 입맛을 거든다. 문어초밥에 광어초밥이 나올 때쯤이면 포만감이 가득. 다음에 이어질 음식에 대한 호기심이 커진다. 

▲ 맛과 영양이 뛰어난 전복찜이다. ⓒ 조찬현
▲ 문어초밥과 광어초밥이다. ⓒ 조찬현

이곳 주인장(탁주승)은 자신이 평소에 좋아하는 음식을 손님들에게 대접하려고 늘 노력한다고 했다. 

"편하게, 싸게, 술 한 잔 먹고 가시라고 늘 노력합니다. 제가 술을 좋아하는데 술집에 가면 딱히 먹을 게 없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평소에 먹고픈 걸 올리려고 하지요". 

맛있는 안주가 계속 이어지니 자꾸만 술을 부른다. 전복찜에 고소한 맛이 담긴 새우와 고구마튀김도 맛있다. 보글보글 뚝배기 매운탕으로 마무리한다. 모처럼 여수의 맛을 골고루 제대로 즐겼다. 기분 좋은 술상이다. 

이곳은 주인아주머니는 한정식 집에 이어 두 번째 오픈한 가게라고 자랑했다. 음식에 대한 기본 이해가 있어 손님을 배려하는 마음이 돋보인다. 여수 여행 시 한번쯤 찾아보면 좋을 그런 곳이다. 

▲ 밥맛이 절로 나는 보글보글 뚝배기 매운탕으로 마무리한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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