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전복요리에만 있는 후코이단, 이정도일 줄이야

[맛집찾아 삼만리] 남경전복 주미경 대표의 남다른 음식철학 "약식동원의 의미"

  • 입력 2018.11.25 17:23
  • 수정 2018.11.26 18:00
  • 기자명 심명남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후코이단 성분이 다량 함유된 전복요리는 기력회복에 그만이다.

정치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대표적인 요리를 꼽으라면 ’전복과 복요리‘를 빼놓을 수 없다. 그건 음식궁합과 걸맞은 음식에 담긴 의미 때문이다.

한때 '퍼스트레이디' 김정숙 여사의 '활달한 내조정치‘가 주목을 끌었다. 그가 준비한 만찬상에 올라온 다양한 요리가운데 전복요리가 돋보인다. 귀한 손님이 오면 꼭 직접 만든 음식을 잘 대접하는 것으로 알려진 탓에 이를 두고 언론은 김 여사가 내조정치의 1인자로 일컫는다.

요리에도 '분열'과 '화합'이 있다? 없다?

남경전복은 직접 기른 유기농 농산물을 쓴다. 전복요리를 주문하면 한정식처럼 계속 음식이 이어진다.

또 박근혜 정부시절 2014 인천 아시안게임 폐막식에서 남북 최고위급 간부들의 식사에 빠지지 않고 등장한 메뉴가 있으니 바로 ’전복요리‘였다. 이렇듯 전복은 전복(?)을 꿈꾸는 자들의 요리가 아닌 ’화합과 상생‘의 요리로 통한다. 먹으면 기가 불끈불끈 충만해지는 것처럼.

반면 복요리는 다르다. 1992년 김영삼 후보가 출마한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우리가 남이가, 이번에 안 되면 영도다리에 빠져 죽자”라고 외친 김기춘의 초원복집 사건은 지역감정을 부추긴 대표적 사례로 기억된다. 이로 인해 복요리하면 ‘지역감정‘부터 회자되니 요리와 정치는 덧셈과 뺄셈의 미묘한 상반관계가 존재한다.

한해 1300만 명이 찾은 남도의 맛의 일번지 여수. 여수 음식은 한마디로 정의 내리기가 참 어렵다. <조금새끼로 운다>를 쓴 임호상 시인은 '여수의 노래'라는 시에서 여수 와서 맛집이 어디냐고 물으면 촌놈소리 듣는다고 일컬었다. 식객의 허영만 화백도 여수사람이라며 여수는 어디를 가나 어머니의 손맛이 느껴지는 백반도 특급호텔 부럽지 않다고 썼다. 예컨대 관광을 망치지 않으려면 우선 맛집 먼저 검색하고 떠나는 요즘 트렌드와 달리 여수는 어딜가나 맛집이 널렸다. 허나 맛집에도 분명 옥석은 존재한다.

남쪽의 서울 '남경전복' 주미경 대표의 음식철학

약식동원 철학을 고집하는 남경전복 주미경 대표의 모습

오늘은 전복요리를 소개코자 한다. 어느 도시나 시청 주변은 맛의 일번지로 통한다. 여수 역시 다르지 않다. 여수시청 주변 한복판에 남쪽의 서울이라 불리는 '남경전복'이 바로 그곳. 주인장 주미경(50세)씨가 운영하는 전복요리 전문점은 ’남도 좋은 식단 실천업소‘로 지정됐다. 음식철학이 남다른 그에게 물었다.

“이곳 음식의 자랑은 무엇입니까?”
“한마디로 약식동원(藥食同源)입니다.”
“그 말이 무슨 뜻이죠?”
“약과 음식은 근원이 같다는 말입니다. 음식으로 못 고치면 약으로도 못 고친다는 옛말이 있죠. 제가 음식점을 하는 이유는 좋은 음식을 손님들에게 대접해 건강을 전하는 일을 하고 싶어서입니다.”

4년 전 음식점을 하게 된 계기는 친한 언니 때문이었다. 당시 주 대표는 사업실패로 사정이 여의치 않던 참에 언니가 급히 가게를 내놓았다. 그동안 10년간 왔다 갔다 하면서 지켜봤던 터라 대부분 성공한 사람들이 이곳을 찾아온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성공하려면 성공한 사람들과 인연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강했단다.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가게인수를 결정했죠. 그분들이 성공한데는 뭔가 이유가 있거든요. 세상이 거저 되는 것은 단 한가지도 없듯 피나는 노력을 했기 때문에 그 자리에 오른 거라 봐요. 이곳을 찾는 분들과 인연을 맺어 성공한 사람들의 생각을 배우고 더불어 음식을 대접하면서 건강을 전하는 일을 꼭 하고 싶었거든요.”

늘 음식에 소질은 있었지만 음식점 운영경험이 없던 주 대표가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음식을 배우려고 연세대학교로 공부하러 다니던 얘기를 꺼냈다. 작년 9월 새벽기차를 타고 서울 갔다가 밤 12시에 여수에 도착하며 공부를 하러다녔다. 4개월간에 걸친 외식산업 최고경영자 과정이었다. 당시 성공한 외식업체들을 찾아다니며 성공비결을 배웠다는 그는 이렇게 회자했다.

“여기에 온 손님중 제가 손님을 대접하는 스타일을 보고 연세대학교 외식산업 최고경영자 과정을 추천했죠. 많은 것을 배웠어요. 그 전까지는 음식점을 운영하면서 내가 무엇이 부족한지 정말 몰랐어요. 그런데 서울 가서 성공한 식당을 다 찾아다니면서 벤치마킹을 하다 보니 내가 진짜 부족하다는 것을 엄청 많이 느꼈어요. 장사를 하면서 공부하러 가기가 정말 힘들 때도 있었지만 그럴 때 마다 난 저기에 ’파라다이스‘가 있다고 자기 암시를 하며 한번도 빠지지 않았어요. 교수님과 학생들이 저의 열의에 굉장히 감동했죠.”

전복에만 있는 후코이단과 참치가 만나면

후코이단 성분이 꽉찬 전복내장 요리

이곳은 식재료부터 남다르다. 3년 정도 키운 전복이 상차림에 오른다. 친정아버지와 직접 키운 유기농 채소를 사용한다. 전복은 조금 차가운 음식이라 마늘과 발효된 김치와 싸먹으면 궁합이 딱이다. 처음 호박죽을 비롯해 11찬의 음식이 나오는데 한정식처럼 계속 이어진다. 전복초밥은 식감을 돋운다. 직접 캐온 쑥을 갈아 만든 쑥전에 마지막은 차로 마무리 한다. 특히 전복이 다른 음식에 비해 좋은 점은 후코이단 성분 때문이다. 전복 내장에는 항암물질인 후코이단이 가득하다. 또 전복의 끈적끈한한 성분은 타우린이 다량 함유된 단백질 덩어리로 우리 몸에 진액을 보충해준다.

주 대표는 “전복내장을 꼭 드시라고 하는 이유는 전복은 다시마 밖에 안 먹는다”면서 “아파서 수술로 기력이 떨어진 분은 전복내장이 다시마를 소화시켜놨기 때문에 우리 몸에 빨리 흡수시킨다"라며 "후코이단은 다시마나 미역귀 해조류에서 추출하는 영약으로 항암제로 쓰이는데 환자들은 꼭 전복을 드시라고 권한다”라고 덧붙였다.

구미에 따라 전복과 참치요리를 병행해 주문할 수 있다

또 얼마 전부터 전복에 참치를 추가했다. 그 이유는 예전에는 전복이 귀한 음식이었는데 양식기술이 발달해 어디서나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되었기 때문이다. 전복이 고급 음식이다 보니 격에 맞는 참치를 접목하게 되었다. 참치는 참다랑어 1급인 혼마구로와 붉은빗깔의 눈다랑어 뱃살 인 빅아이, 황새치 뱃살 쪽인 메까를 취급한다.

천하를 얻고도 건강을 잃으면 모든 걸 잃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음식을 대접하면서 좋은 분들과 인연을 맺은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는 주미경 대표에게 물었다. 이곳 음식이 일반음식점보다 약간 비싼 느낌이다는 물음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손님들한테도 음식을 대접하면서 덕을 쌓고 공을 쌓고 싶어요. 예부터 지나가는 과객에게 있는 반찬에 밥한 끼라도 내놓은 것이 우리나라 문화였잖아요. 여수시민을 다 모시고 싶지만 한정된 공간에서 모든 사람들을 모시긴 힘들어요. 건강을 지키고 싶어 저희 음식을 좋아하는 분들께 정성껏 대접하고 싶거든요. 점심은 알찬 메뉴로 준비 중입니다.”

 

저작권자 © 여수넷통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기사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