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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쉐프, “기부도 선의의 ‘천사마켓팅’이다”

김경수·차정례 부부 모두 ‘아너 소사이어티’ 정회원
식당 이은 조카에게도 권유하여 기부대열에 동참
자녀들도 관심 커 후에 안정되면 회원 합류 예정
‘밥 퍼주는 백수’로 밥차 봉사활동도 수년째 계속

  • 입력 2020.04.18 10:00
  • 수정 2020.04.18 10:25
  • 기자명 오병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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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초밥’의 대표 김경수씨와 그의 아내 차정례씨는 1억원 이상 기부자 클럽인 ‘아너 소사이어티’ 정회원이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노블리스오블리제’운동 일환으로 2007년부터 1억원 이상 고액기부자 ‘아너 소사이어티’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4월 현재 전국적으로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이 2,320명이다. 전남에는 94명, 여수에는 14명이다.

현재 여수에서 품격 있는 맛집 대열에 합류한 일식집 ‘백수초밥’의 대표 김경수씨와 그의 아내 차정례씨가 ‘아너 소사이어티’ 정회원이다.

김경수씨는 지난 2018년에, 아내 차정례씨는 2019년 말에 정회원이 되었다. 약정한 1억 원의 기부액을 부부가 다 채운 것이다.

김경수(58)씨는 몸에 밴 나눔 정신이 있어서, 음식점을 경영하면서 어려운 사람들과 서로 나누면서 살아왔다.

“제가 부자여서 1억 기부를 하게된 건 아닙니다. 엑스포 앞두고 ‘자산어보’라는 종업원 15~6명 되는 식당을 운영할 때 ‘아너 소사이어티’ 약정회원이 되었는데요 이유가 있었습니다. 그 이전부터 소소한 기부는 해왔었어요.

그런데 큰 식당을 경영하면서 부터는 기부가 잦아지고 알려지기도 해서 간혹 여기저기서 무리한 기부를 요청하는 겁니다. 액수가 큰 기부라든가 막무가내로 도와달라는 식의 엉뚱한 요청이 많았어요. 그럴 땐 ‘기부도 쉽지가 않구나’ 하는 점을 느꼈죠.

그러던 차에 전남 사랑의 열매(사회복지공동모금회)측에서 약정기부제도가 있다고 권하기도 했고, 기부하는 창구를 하나로 정하는 게 더 합리적이라고 생각해서 1억 약정기부를 한 게 바로 아너소사이어티 활동 시작이 된거죠”

식당에서 손님에게 음식을 갖다주는 일이 차정례씨의 몫이다. 이들 부부는 함께 일하는 것이 즐겁고 행복하다.

약정기부를 하다가 아내에게도 권했더니 흔쾌히 동조해서 그의 아내 차정례씨도 함께 참여해 부부 ‘아너’가 되었다.

아내도 차근차근 작년 연말까지 약정액을 다 채워 이제는 ‘약정회원’이 아닌 두 부부 모두 아너 ‘정회원’이 되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전남지회 정명아 대리는 김경수 부부 회원의 사례는 흔치 않다고 말한다. 전남 94명 회원 중 여수 회원이 14명이고, 목포가 17명인데 목포는 상당수 병원장이 많다고 전한다.

“전남 지역 아너소사이어티 회원들은 기업인, 병원 원장 들이 많구요, 일반 자영업자들도 더러 있습니다. 김경수.차정례 부부 회원은 흔히 말하는 큰 부자는 아니라고 들었어요.

그런데도 부부가 평소에도 나눔과 봉사를 하시면서 회원으로 활동을 하니까 본보기가 되죠. 두 분 사례를 들면서 회원 홍보에 많이 얘기하는 편이죠”

여수시 여서동 여문공원 옆의 '백수초밥' 전경

이런 선행은 전파가 되고 있다. 부부에 이어 친척까지 기부운동을 확장시켰다.

김경수씨 아내 차정례씨 얘기다.

“조카가 식당을 한다고 해서 저희가 안내를 했습니다. 전체 컨설팅을 다 해주었죠. 메뉴 개발, 경영방식도 다 전수해 주고, 당시 식당 상호도 ‘자산어보’를 사용하도록 해줘서 지금도 순천에서 아주 잘하고 있어요. 그러더니 우리 따라서 ‘아너’ 1억 기부 약정을 하고 현재 전남지역 회원으로 같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김경수씨의 아들 부부에게도 기부운동은 전달이 됐다. 그의 아들은 유럽서 6년간 요리 공부를 마치고 광주광역시에서 프렌치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는데, 자리 잡으면 아들 내외도 머잖아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으로 활동하겠다고 약속했단다.

김경수씨는 올해로 요리사 35년째다. 잘 알려진 대형 식당을 경영하다가 1년전 부터 이제는 자그마한 일식집 ‘백수초밥’을 경영한다. 대형식당 경영이 잘 안된 상황도 아니었다. 왜 그랬을까?

“저는 큰 식당경영이 목표가 아니었어요. 아담한 일식 요리집을 내서 아내와 같이 머리 맞대고 요리도 하고, 단골손님과도 대화도 나누면서 맛있는 요리가 천천히 나와도 되는 집, 그래서 오래도록 분위기와 맛을 기억해주는 식당을 운영하는 게 원래 제 로망이었죠. 그걸 이제 작은 식당에서 실천하는 겁니다. 잘 되면 돈 벌면서 또 이웃과 나누기도 하고요”

초밥을 만들기 위해 지어놓은 밥을 손질하는 김경수씨는 쉐프 경력 35년째다.

그에게 ‘아너소사이어티’ 정회원은 큰 자산이고, 흔한 말로 장사에도 도움이 되는 이른바 ‘천사마켓팅’이다.

“솔직히 제가 종교 지도자도 아니고 선한 일이라고 기부만을 우선시 하는 그런 사람은 아니거든요. 기부하다 보니까 식당 이미지도 좋아지고, 우리 부부의 삶의 모습에도 좋게 비치고, 주변에도 영향을 주고, 또 그러다보면 장사에도 도움 되는 시너지효과가 분명히 있죠. 그렇게 되길 바라기도 하는 것이죠.

그렇다고 첨부터 ‘기부하면 손님도 많이 올테니까 기부부터 하자’고 한 건 아니죠. 돕고 나누는 기부하는 정신이 중요한 것이죠. 그러다 보니 장사에도 도움이 되는 거고, 장사 잘 되면 기부도 더 많이 할 수 있고... 계속 선순환이 되었던 것이죠. 지나고 보니까 저같은 기부는 식당 경영에 좋은 마케팅입니다. ‘천사마케팅’이죠”

그는 코로나 정국이어서 요사이 어르신 밥차봉사가 잠시 멈췄지만, 이동 밥차에 직접 나가서 매주 밥을 퍼주기도 하고, 반찬을 만드는 봉사를 수 년째 계속하고 있다.

그래서 일식집 상호와 결합한 쉐프 김경수씨의 SNS 계정 닉네임도 ‘밥 퍼주는 백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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