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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기는 인생의 또 다른 시작이다

선택을 포기하면 행복지수가 높아진다

  • 입력 2020.04.22 10:37
  • 수정 2020.04.29 13:25
  • 기자명 김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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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을 포기하면 행복지수가 높아진다

대한민국의 사교육에게 묻고 싶다. 그러한 가르침이 아이들에게 진정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가? 기성세대는 대부분 그렇다고 말하며 나 역시 일정 부분 동의한다. 그렇지만 매년 증가하는 사교육비는 아이들의 선택의 폭을 좁힐 뿐만 아니라 다양성의 길을 차단한다는 문제가 있다..

지난 2016년 교육부 통계청이 실시한 사교육비 조사에 따르면 당해 사교육비 총액은 무려 18조 1천억원이다. 더군다나 초·중·고 학생 수가 그 전해보다 3.4%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총액이 전년대비(17조 8천억원) 1.3% 증가했다는 사실은 우리나라 교육의 근간이 어디에서 시작되는지 의심하게 만든다.

이 사교육비는 국가가 지출한 것이 아니다. 국민 개개인이 지출한 사교육비만 무려 18조 1천억원인 것이다. 그렇다면 지출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 것일까? 바로 국민에게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또 다른 문제가 있다. 자신이 무엇 때문에 사교육비를 지출했는지를 잘 모른다는 점이다. 다만 다른 사람이 하니까 당연히 해야 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

 

A 군 : 선생님 저는 학교 공부가 너무 어려워서 포기할래요?

B 담임 : 그러면 절대 안 된다.

A 군 : 왜요? 포기하면 왜 안 되는데요? 좋아하는 것을 찾아보고 싶어요.

B 담임 : 공부만 열심히 하렴. 그러면 너도 분명 성공할 수 있어.

B 군 : 제 인생이니 제가 주인공으로 살고 싶어요. 혹 선생님이 제 인생을 대신 살아 주실 거예요.

B 담임 : 너 어른들 말 안 들으면 후회한다. 나중에 원망하지 말고 그냥 10년만 참고 공부만 하렴. 그러면 반드시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거야.

 

학교에서 종종 볼 수 있는 담임과 학생의 대화 내용이다. 혹 학생은 학교를 포기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가? 학생이 학교를 포기한다면 그에게 삶을 선택할 권리를 주면 어떨까. 그 학생에게 삶에 대하여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하게 하면 어떨까.

현 우리 교육제도와 취업구조를 보면 그 18조 1천억원 지출액의 효용성은 그리 높지 않다. 자신이 대학에서 전공한 지식을 그대로 취업과 연계할 수 있는 대학의 학과가 과연 얼마나 될까. 전문가의 말을 들어보면 대략 35% 내외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65%의 사교육비는 비효율적이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학부모는 돈을 잃고 아이들은 자생할 힘까지 다 소진한다는 점이다. 65%에 해당하는 사교육비는 대략 11조 7천억원이다. 차라리 그 돈으로 아이들이 하고 싶은 일을 체험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준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그것도 한해 11조 7천억원이다. 매년 그 돈을 아이들이 다른 꿈을 꾸는 데 계속 투자한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우린 지금도 성공이라는 도그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성공이란 세속적 성공만 있는 게 아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서 즐겁게 일하는 것도 성공이다. 우리 주위에서 세속적인 성공을 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 있다면 극소수일 뿐이다. 많은 아이는 세속적인 성공을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다양하게 경험할 기회까지 잃어버린다. 이젠 있지도 않은 성공을 그만 이야기하자.

성공에는 세속적인 성공만 있는 게 아니다

아이들은 모든 것을 포기해야 행복할 수 있다. 아니 대한민국의 행복지수가 올라간다. 우리 사회의 위험지수는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출산율 168위, 우울증 의심 56%, 국민친절도 21위, 사회갈등지수 2위, 자살률 1위(13년 동안 부동의 1위) 그리고 지금 사회에 만연한 흙수저, 7포세대, 헬조선이라는 단어에서 국민들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느낀다.

기성세대는 의식을 개혁해야 한다. 아이들이 성공을 안 한 것이 아니라 사회구조가 진정한 성공을 가로 막고 있다. 대부분의 유럽 나라는 어릴 때부터 아이들에게 삶의 선택권을 주고 있다. 포기는 결코 인생의 끝이 아니다. 단지 아이들이 미지의 길로 들어서기에 앞서 자생력과 판단력을 키우기 위하여 고통의 시간이 필요할 뿐이다.

지금이라도 국민의식을 바꿔야 한다. 생각의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 아이들에게 강요된 진로를 포기할 수 있도록 허용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주자. 기성세대가 포기할 권리를 줄 테니 대신 신세대는 선택할 자유를 누리라고 말해야 한다. 그래야만 아이들은 삶의 주인으로 살 수 있으며 행복할 수 있다.

기성세대에게 말하고 싶다. 포기는 인생의 또 다른 시작이며 또 다른 인생의 가치를 선택하는 기회다. 그래야 아이들이 먼 훗날 홀로서기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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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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