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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서 7년을 살아보니, 방송출연까지

지상파 방송사 다큐 프로에서 촬영, 6월 방영 예정
농사일과 식이요법으로 남편의 암 극복기가 주된 내용

  • 입력 2020.05.21 15:41
  • 수정 2020.05.21 15:55
  • 기자명 김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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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우두리에서 서울MBC ‘다큐프라임’ 제작진의 우리 부부 촬영 모습

남편이 대장암이라는 판정을 받은 날, 놀랍고 두려웠다. 뿐만 아니라 항암치료를 거부하고 자연치유를 선택했을 때는 앞이 더 캄캄했다. 벌써 7년 전 얘기다.

어디서부터 무엇을 시작해야 하는지 공부하고 부부가 함께 내린 결론은 ‘음식이 내 몸이다’라는 것.

우리는 우두리 텃밭을 이용해 자급자족을 목표로 하고 농사기술을 배우기로 했다. 여수시 농업기술센터에서 받은 귀농귀촌교육은 흙을 살피고 채소를 키우는 과정에서 기준이 되었다.

화학비료나 기성품으로 만들어진 거름 대신 미네랄이 풍부한 바닷물로 농사를 짓는 방법이라든가, 유용한 미생물을 배양해놓은 이엠을 이용한 농사법, 또 불가사리나 굴껍데기를 말려 거름으로 만들어 토양에 뿌리는 법, 거기다 생선액비를 만드는 일까지 죄다 배워서 그대로 농사를 지었다.

이렇게 교육 받은 농법은 자연계의 순환을 원칙으로 하는 유기농 100% 농사기법이다. 바다를 끼고 있는 천혜의 자연환경 여수는 내가 교육 받은 그 모든 것들이 가능했다.

손이 많이 가긴 하지만 영혼이 담긴 숨 쉬는 채소밭을 가꾸는 것은 땀이 주는 보람이었고, 먹고 즐기는 것은 물론 육체의 건강까지 회복하게 해주었다.

귀촌하여 사는 이야기를 본지에 기고하여 ‘우두리햇번의 귀촌이야기’에 그러한 내용도 가끔 연재하였더니, 그 기사를 읽은 서울MBC ‘다큐프라임’ 제작진에서 연락이 왔다. 우리 부부를 대상으로 식생활과 바른 먹거리에 대해 촬영요청을 했다. 전날 도착해 미팅 후 20일 하루 종일 촬영했다.

촬영의 시작은 물 때를 맞추어 바닷물을 떠 오는 모습부터 카메라에 담았다. 유용한 미생물인 이엠을 뿌려 준 고구마순을 심는 일, 그리고 집 앞 마당에서 톳과 미역을 채취하고 텃밭 채소들을 이용해 샐러드 반찬을 만들어 점심 식사를 하는 과정을 촬영했다.

특히 고구마순을 심는 과정은 드론을 띄워 대장암 치유제처럼 여기는 고구마에 포커스를 맞추어 주었다. 전문 농사꾼이 아닌 우리 부부에게는 때마침 해야 할 농삿일이 그것 말고는 딱히 없는 상황이기도 했다.

작년 가을에 수확해 아직도 보관 중인 고구마

작년에 수확한 150여 킬로그램의 고구마는 오롯이 남편의 하루 2,3번의 간식거리이다.

어찌 보면 쌀보다 더 귀한 먹거리인 셈이다. 그리고 7년 동안 항아리에서 전통 기법으로 숙성한 어간장을 소개했고, 이를 촬영팀에게 여수 온 기념 선물로 보내기도 했다.

1박2일 긴 촬영으로 다소 피곤하긴 했지만  신실하게, 진심을 다해 살아 온 우리 부부의 삶을 방송국이 멋지게 영상으로 정리해 준 기분이다.  방송 출연을 계기로 서로에게 필요가 되어주는 아름다운 부부로 남아야 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7년 동안 항아리에서 전통 기법으로 숙성한 어간장을 소개하는 장면
7년 동안 항아리에서 전통 기법으로 숙성한 어간장을 소개하는 장면
채소농사도 이들에겐 촬영 소재
불과 몇 분 방영되겠지만 카메라 앞에서 많은 얘기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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