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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아! 자아의 욕망을 디자인하라

청춘아! 지금 꿈이 없어도 괜찮다

  • 입력 2020.06.02 11:04
  • 기자명 김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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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무르는 곳마다 주인이 돼라. 지금 있는 그곳이 진리의 자리이다.

청춘아! 지금 꿈이 없어도 괜찮다. 엉뚱한 생각도 하고 공부만 고집하지 말라. 지금 부족하고 불안해야 정상이다. 수많은 좌절과 결핍에서 너는 너만의 욕망을 꼭 찾아야 한다. 그 욕망을 찾아야만 타자의 욕망대로 살지 않을 것이다.

"인간은 타자의 욕망을 말한다" 철학자 라캉의 유명한 말이다. 이 말을 반대로 표현하면 "인간은 자아의 욕망을 말한다."이다. 즉 나를 잘 알고 있으며 그 앎에서 모든 것을 시작한다는 뜻이다.

그렇지만 현실에서 자신을 잘 안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 혹 안다고 착각하는 것은 아닐까?

인간은 오래전부터 자아의 욕망 찾기를 해왔다. 수십 세기 전부터 널리 회자(膾炙)되었던 '너 자신을 알라'는 말을 기억하는가? 아폴론 신전 기둥에 새겨진 이 말은 '내가 누구인지, 내가 왜 아파야 하는지, 내가 왜 미래를 꿈꿔야 하는지, 내가 왜 죽어야 하는지 등등' 많은 질문을 하면서 자신을 살펴보라는 의미이다.

그래도 그 고민이 해결되지 않으면 신에게 의지(신탁)하여 나를 찾는 실마리를 얻고 삶을 설계하라는 의미이다. '그래 생각해 봐도 모르겠니? 그럼 들어오렴. 무엇이 궁금하니? 이런 방향은 어떨까?' 신(神)은 무언의 답을 주며 인간을 격려할 뿐이다.

"신은 죽었다."

현대철학의 거두(巨頭), 니체의 도발적인 말은 또 어떠한가?

사람이 살면서 자신의 욕망을 말한다는 것은 쉽지가 않다. 이 말을 반대로 해석하면 "인간은 살아있다."이다. 즉 내가 이 세상의 주인이 되어 주체적인 삶을 살겠다는 의미이다. 그렇지만 그 당시 유럽 사회는 신에게 종속된 채 사람에게 삶의 주인이라고 명명하는 것을 이단(異端)으로 취급했다.

인간을 신의 피조물로 인식했던 중세시대가 막을 내린 지가 오래 되었지만, 신의 욕망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많은 유럽인은 니체에게 끝없이 저주를 퍼부었다. 그러나 니체는 당당하게 현대인의 정신 속에서 부활했다.

인간은 이 세상의 주인으로 당당하게 살아야 한다는 니체의 말에 대하여 부인하기 쉽지 않다. 인간이 주인으로 살다가 한계 상황에 봉착하면 그때 신을 찾아 삶의 계시를 받아도 늦지 않다는 것이다. 왜 나를 버리고 나를 노예로 만들며 자꾸만 자신의 욕망을 죽이냐고 니체는 말했던 것이다.

"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作主 立處皆眞)."

중국 당나라 때 불교의 큰 산, 임제 선사의 일침은 또한 어떠한가?

“머무르는 곳마다 주인이 돼라. 지금 있는 그곳이 진리의 자리이다”라는 뜻이다. 우린 어떤 상황에서도 주체적이고 창의적인 주인공으로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바로 그 자리가 바로 행복의 자리요, 진리의 자리이니 그곳에서 자신의 욕망대로 즐겁게 노닐라는 것이다.

많은 사람이 찾는 그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 그리고 여기'에 있으니 매일 욕망의 주인이 되어 삶을 색칠하라는 것이다. 그게 바로 삶이라는 것이다.

청춘아! 타자의 욕망이 아닌 너만의 욕망을 디자인하라

이처럼 나를 안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나를 안다는 것은 원초적인 나의 욕망을 안다는 의미이고 그 욕망대로 꿈꾸며 노래하며 살아간다는 것이다. 왜 라캉이나 니체 그리고 임제 선사가 그렇게 말했는지 다시 한번 통찰해 보자.

이젠 청춘은 자신의 욕망을 디자인해야 한다. 타인의 욕망을 버리고 나만의 욕망에서 꿈을 설계해야 하며 신의 품에서 벗어나 불안전한 나만의 생각에서 하루를 기획해야 한다. 또한 처하는 곳곳마다 주인이 되어 호흡을 하면 되는 것이다.

청춘은 자신만의 욕망을 말해야 한다. 삶의 주인공인 나를 결코 방치해서는 안 된다. 이제부터는 타자의 시선이나 기준는 참고 사항일 뿐이다. 그 시선과 기준만을 그대로 따르지 마라. 만약 그대로 따르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아를 잃어버리고 타자의 욕망대로 살아간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청춘아! 너에게 꼭 부탁하고픈 말이 있다. 지금부터는 타자의 욕망이 아닌 자아의 욕망을 말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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