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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전창곤 여수시의장, “협치냐? 대치냐?” 관건은 ‘소통’

8대 시의원 불출마, 의장단 첫 행보로 상인들 농성장 찾아
취임사에서 전반기와는 다른 후반기 ‘협치’ 기대감
전반기, 의원들 위원회 배정 ‘불균형’, 특위 구성도 ‘잡음’ 인정
시청사 내에서 상인들 장기 농성 보고 “부끄러웠다” 소회 피력
전반기 민주당 내 사정으로 ‘감정적 대립’ 존재한 듯해 아쉬워
여문지구 활성화 방안 놓고 시의회와 집행부 후반기 ‘갈등’ 노출
혁신과 변모를 통해 ‘시민들에게 힘이 되는 의회’ 될 터

  • 입력 2020.07.17 21:24
  • 수정 2020.07.20 08:17
  • 기자명 오병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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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여수시의회 의장실에서 인터뷰하는 전창곤 의장

여수시의회 7대 후반기 전창곤 의장은 신선했다. 의장에 선출된 후 그는 제8대 시의원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리고 의장단 첫 공식 외부활동으로 시청사 안에서 농성중인 수산물특화시장 피해상인들을 만났다. 사회적 약자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이 시의회의 역할이다고 강조하며 수산물특화시장 분쟁이 해결될 수 있도록 의회 차원의 노력을 약속하면서 상인들 손을 잡아주었다.

이는 달라진 후반기 의회에 대한 기대감을 예고하는 의장으로서의 노력으로 읽힌다. 어떻게 달라질까?  지난 16일 여수시의회 의장실에서 본지 오병종 편집국장이 시민들의 기대감을 전하며 전창곤 의장을 만났다. 

지난 15일의 여수시의회 제203회 임시회는 3선의 전창곤 시의원에게 의미 있는 역사적인 날이었다. 30대에 뛰어든 정치판에서 두 번의 실패를 딛고 40대 중반부터 시작한 3번째 시의원 10년 만에 ‘체어맨’이 된 감격적인 날이다.

지난 10일 후반기 의장으로서 의회 개회사를 첨으로 하는 전창곤 의장

그는 소회를 밝히며 주마등처럼 지나온 자신의 역정을 뒤돌아보면서 취임사에서와 비슷한 ‘화이부동’, ‘경청’, ‘동료 의정활동 도우미’, ‘의회위상 제고’ 등을 거침없이 얘기했다. 기자는 8대 시의원 불출마 선언이 신선했다고 전하자 당연히 해야할 선언인 듯이 말문을 열었다. 

“지난 10년간 시의원 활동하면서 느낀 것은 특정한 분들이 의장을 몇 번씩 하면서 나타나는 부작용으로 의장선거 때마다 편 가르기와 반목과 대립이었죠. 그런 모습들이 보기 안 좋았습니다.

의원들은 누구나 의회의 꽃인 의장이 되려고 다 목표를 가지고 있는데 그 기회가 여러 사람들한테 골고루 나눠지는 것이 옳다고 보고, 자동으로 의장이 시의원 출마를 하지 않는 아름다운 전통이 이어지다보면 젊고 유능한 의원들이 시민들을 위해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을까 기대하면서 그 약속은 지킬 겁니다."

그는 취임사와 첫 의회 개회사를 통해서 시정부를 향해 ‘의회를 존중해달라, 협치를 제대로 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 배경으로 ‘전반기 2년 동안의 아쉬웠던 시정부와 시의회간 갈등구조’를 들었다.

“시정부와 시의회가 시민들을 위해 열심히 하는 좋은 모습들을 보였어야 했는데 거꾸로 시민들이 시정부와 의회를 걱정해야 하는 역전된 그런 상황에서 많은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시민들이 걱정할 정도의 갈등을 극복해야 해서 그런 요구를 한거죠”

의장실에서 지난 16일 본지 오병종 편집국장(오른쪽)과의 인터뷰 광경.

그밖에도 의회 자체적으로 사무국과 의원들이 조화를 이룬 ‘즐거운 의회’분위기 조성에도 힘쓸 참이다. 등산과 여러 동호회도 가동할 생각이다. 또한 의원들 간의 간담회도 자주 가져 의장으로서 경청의 기회로 활용하고, 동료 의원들에게는 각자 의원들의 의정활동이 빛나도록 조력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이미 취임사부터 공언했다.

동료의원들이 의정활동을 잘하도록 돕는다는 ‘윈윈전략’을 말하였는데, 민주당 아닌 의원들의 소외가 눈에 띤다고 지적을 했다. 그는 일부 인정하면서 더 나은 방향으로 가겠다고 밝혔다.

“시 의장 권한이 많진 않지만 각종 위원회 선임이라든지 여러 가지 의장이 배분할 수 있는 게 있어요. 저는 편애하지 않고 공평하게 할 겁니다. 제가 위원회 구성과 관련해서 전체 의원 리스트를 보니까 어떤 의원은 열 몇 개 위원회 소속이고 어떤 의원은 세 개밖에 안되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그건 아니다’ 특히 무소속 의원에게 배당이 적어요. 잘못된 거니까요 적어도 숫자적으로는 균형 있게 앞으로 공평하게 하려고 합니다. 특별위원회 구성도 관련분야 발언도 자주 하고 본인이 원하면 배당하도록 할 겁니다. 전반기 웅천특위가 활동하려는 의지가 있었는데도 원하는 의원에게 활동을 못하게 했단 지적을 의미있게 받아들입니다.”

화제를 바꿔 “뭔가 달라졌다는 의장단의 분위기를 하나 느꼈는데, 시청 내에서 농성하는 수산물특화시장 상인들을 직접 찾아가보는 의장단 첫 행보였고 시민들 반응이 좋은 것 같다”고 전하자, 그는 “부끄러웠다. 여수의 치부다. 정치권에서 그걸 해결 못하고 여수의 상징적인 수산물특화시장이 그런 상황이란 것에 대해 특히 피해상인 방치에 대해서 참 많이 미안하기도 하고 부끄러웠다”고 고백했다.

여수시의회 7대 의장단이 지난 9일 시청사내에서 농성 중인 수산물특화시장 상인들과 면담하고 있다.

“사실. 어떻게 보면 여수시장이 나서서 해결해야 할 일이긴 합니다만, 이제나 저제나 해결 되겠지 하고 시간을 흘려보냈는데...(안되었다). 특화시장 상인 얘기만 나오면 참 죄송하고요, ‘의원인데 난 뭐하고 있지, 내가 할 역할은 정말 없나’ 그간 고민이 많았었죠. 참 많이 미안하기도 하고 부끄러웠습니다. 이제 의장으로서 안 되겠다 싶어 나섰구요.

28일 양쪽 의견부터 듣고 해결의 실마리를 찾으려고 합니다. 일부 의원들도 발언에 나섰죠. 이렇게 누군가 관심을 가져주고 하다보면 또 출구전략이 되지 않겠습니까? 양쪽 모두 그분들 입장에서는 물러서고 싶은데, 이제 그만하고 싶은데 뭔가 계기를 마련해줘야 되는데 어려운 점도 있을 수 있다고 보고요. 그 일을 의회가 하려고 합니다. 꼭 해결해야죠."

여수시의회와 여수시. 시의회와 시정부 양측은 전반기 상대방 평가가 전혀 다르다.

견제와 감시 장치가 작동되는 건전한 ‘갈등’이다는 게 의회의 평가다. 반면 시정부는 사사건건 대립각을 세우는 ‘발목잡기’로 평하고 있다. 이는 소통이 단절된 양측의 극단적 평가다.

전창곤 의장은 7대 전반기를 평가하면서 의장과 시장의 대립을 꼽았다.

“전반기 때 시장님과 시의회 의장님의 엄청난 갈등과 대립을 시민들이 우려스러운 모습으로 바라봤죠. 그 원인은 서로 존중을 하지 않았다는 거죠. 특히 의장으로선 7선 의원이라는 연륜과 관록을 존중받아야 하는데 존중받지 못하다고 느끼면서 불필요한 갈등까지 있었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있죠.

정치인이기 이전에 자연인이지 않겠습니까? 감정의 동물이거든요. 그래서 처음에 첫 단추를 잘못 끼운 게 아닌가. 연장자이기도 하고 관록이 있으시니까 (시장이 의장에게) 인간적인 신뢰와 믿음을 쌓는 그런 시간이 있었어야 되는데 처음부터 서로 그런 과정이 없이 부딪치다보니 그런 평행선을 달리게 된 거 아닌가. 판단하고 있습니다."

‘첫 단추’. 그 갈등의 뿌리는 민주당 갑 지역구와 현 시장과의 권력구도의 불편함에서 비롯된 것이란 게 여수 정치권의 지배적인 인식이다. 권력의 속성상 경쟁과정에서 나타날 수밖에 없는 현상일까?

“권력 구도와 경쟁, 그건 뭐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인 것 같아요. 지난 민선6기 때 선거과정에서부터 시작해서 경선 과정에서부터 개별적 감정들이 없다고는 할 수 없지 않겠습니까. 또 (권 시장이) 입당하시는 과정에서 당원들이 심하게 반발도 했었고 그런 것들이 좀 감정이 쌓여있는 부분들은 부인할 수 없겠죠."

그런 감정적 대결은 견제와 감시로 포장되고, 설득과 협치는 사라지고 느닷없는 ‘당론’이라는 이름으로 갈등이 양산돼 무소속 시장일 때, 또 같은 당을 가진 시장일 때도 시의회와 시는 ‘힘겨루기’로 나타나 결국 그 피해는 시민에게 돌아갔다.

특히 이에대해 여수시장은 “지방자치법상 시의회 역할이 있고 시장 역할이 있는데, 어느 때 보면 시의회가 여수시를 하급 기관처럼 대하고, 합리적인 이유 없이 ‘발목잡기’를 했던 사례가 전반기 의회때 잦았다”고 전반기 의회를 기자에게 평가한 적이 있다. 이러한 권오봉 시장의 평가를 그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박했다.

“예산편성을 하거나 정책을 입안하거나 그런 권한은 분명 집행부에 있죠. 그렇다면 결정권은 어디에 있습니까? 의회에 있죠. 의원들이 ‘발목 잡는다’는 표현은 맞지 않습니다. 저희들도 정당한 권한을 행사한 것 아니겠습니까.

그렇다면 미리 와서 이런 일들이 있으니 이런 쪽으로 갈까요, 저런 쪽이 좋겠습니까, 의회 26명이 전문가 집단이니까 미리 상의를 하면서 결정되는 것이 바람직한 데 그렇지 못하고 있죠. 늘 한 가지 결론을 정해놓고, 그것도 시급하게 임박해서는 의원들에게 ‘결정해 달라’ 이렇게 하는 순간에 의회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지 않습니까.

들여다보면 안 해 줄 수밖에 없는 분명한 문제점들이 있거든요. 그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건 아닌데요’ 했을 때 집행부는 그걸 우리 의회에 대놓고 ‘의결 안 해준다’, ‘발목 잡는다’ 이런 식으로 표현하고 있는데 그건 아니라고 봅니다.”

이미 벌어진 일들을 시민들은 기억하고 있다. 갈등 때문에 피해를 입었다고 느낀 대목이 낭만포차 이전 갈등, 진모지구 영화세트장 건립 갈등 등이다.

이제 다시 해결해야할 현안이 의회에 등장했다. ‘문수청사’ 활용을 포함한 ‘여문지구 활성화’ 대책이다. 여수시는 여문지구 활성화 대책의 일환으로 문수청사 매입을 위한 2020년도 공유재산관리계획 의결안은 지난 201회 정례회에 상정됐으나 부결된 바 있다. 이에 다시 여수시는 이번 203회 임시회에 동일안건을 재상정한 상태다. 전창곤 의장은 '2청사 되찾기'를 내세우며 전 시장인 주철현 의원이 이미 그림을 그려놨으니 걱정이 없다는 언급을 했다.

“일단 저는 시청사 별관 증축에 찬성하고요. 왜냐하면 공무원들이 쾌적한 분위기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100프로 찬성합니다. 대신 2청사도 되찾자는 겁니다. 여기에 꼭 공무원들로 채우자는 게 아니라 도시공사도 있고 교육진흥센터도 있고 민간단체들도 많습니다.

지금 현재 해수청에서 약 100명 정도밖에 근무하고 있지 않습니다. (앞서 언급한 기관 단체 입주시키면) 3백 ~4백 명 채워져 그걸로 서로 윈윈할 수 있는거죠. 시장님께서 거기에 동의만 해주시면 되거든요. 우리가 이러이러한 계획을 갖고 2청사를 되찾으려 하니 이 건물을 팔아달라, 그런 적극적인 의사만 표시해주시면 됩니다. 이미 주철현 의원님께서는 해수부 차관을 만나서 이 건을 말씀하신 상태입니다.”

여수시의회 전창곤 의장. 8대 시의원 불출마를 선언했다.

상상을 해본다. "2청사를 되찾자!”  이게 유력 정치인의 업적이라는 ‘그림’이 그려졌으니, 경쟁관계의 다른 정치인은 어떤 틈이 없는 것일까?  왜 같은 민주당의 국회의원, 시장, 시의원들은 소통이 안 이뤄질까?

여문지구 활성화라는 과제를 두고 시민들은 또 다시 ‘갈등’속에 빠져든 의회와 시정부를 바라봐야 할 것 같다. 여전한 갈등이 지속된다면 여문지구 활성화 구체적 방안 찾기는 해법 풀어내기가 어렵겠단 생각이 들었다. 

전창곤 의장은 전반기 의정활동기에 여순특위 위원장이었다. 특별법 제정을 위해 힘썼지만 패스트트랙 정국에 꼭꼭 묶인 국회가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해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민주당이 당론으로 밀고 나가는 분위기여서 기대를 갖고 있다.

“여수사건 피해자 가족은 한을 가지고 한평생을 사셨을 텐데 이제는 우리가 그 아픔을 위로해드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거기에 대해서는 많은 분들이 공감하고 계신 것 같아요.

여순사건특별법이 동부지역 다섯 분 국회의원이 공동발의하고 더민주당 의원 전원 동의를 받아서 법안 발의하겠다고 하니까 올해 안에는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습니다. 또 이먀포 미군 폭격 사건 같은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많은 것들이 있는데 그런 것들을 발굴하고 최대한 우리가 지원할 수 있는 만큼 지역에서 지원해야 하고 시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의회에서 촉구하고 앞장서 나갈 겁니다.”

전창곤 의장이 의장실 벽에 걸린 '시민에게 힘이 되는 의회' 표구를 가리키며 자신이 그렇게 하겠다고 알리고 있다.

그는 마지막으로, 약속했던 8대 시의원 불출마선언을 꼭 지킬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또한 질문 대신에 일부에서 지방의원은 당 공천이 배제돼야 한다는 여론이 클 정도로 지나치게 ‘당론’을 내세우는 정당중심중의의 폐해가 있다는 지적을 하자 그는 수긍을 하면서도 결코 어떤 사람에 의해 좌우되는 시의회가 아닌 시민에 의해 움직이는 의회가 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전창곤 의장이 시민들에게 건네는 인사다.

“앞으로 보다 혁신적이고 발전하는 시의회로 변모해서 '시민들에게 힘이 되는 의회'가 될 수 있도록 조금이나마 제가 힘을 보태겠습니다. 십년 전 의원 평균연령이 59세였는데 지금은 54세입니다. 저도 지금 54세입니다. 그때는 어르신들이 많아서 상임위원장은 꿈도 못 꾸는 시대였는데 지금은 제가 의장까지 됐습니다. 

시민들한테 희망이 되는 의회가 됐으면 좋겠고요. 2년간 저는 개인으로서의 전창곤은 한편에 미뤄두고 의장이란 공인으로서 열심히 역할을 다하려 합니다.

어떤 개인의 권력에 의해 움직일 수는 없고요. 아닌 것은 분명히 ‘노NO'라고 말하면서 갈 겁니다. 제가 얼마나 노력하느냐에 따라 시민들에게 보탬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랫동안 시민들의 마음속에 기억되는 전창곤으로 남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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