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3일. 미군기에 의한 이야포 피난선 격침 사건 70주년이었다. 6.25 당시 약 150명 정도 희생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는 정성을 다해 추모제를 지냈고, 시인의 추모시도, 학생들의 추모사도 바쳤다. ‘평화탑’도 쌓았다. 평화를 염원하며.
그리고 모든 행사를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는 순간 이야포 바다위에 기적같은 일이 펼쳐졌다.
추모제 마무리 행사로 평화탑에 헌화까지 마치고 단체 기념촬영하는 순간 누군가 외쳤다.
“저기 좀 보세요!”
촬영을 멈추고 우리는 바다위의 새떼가 나는 하늘을 쳐다보고 환호했다. 아! 갈매기 수백 마리다. 아마 150마리일까?
수중탐사 3년만에 당시의 피난선 잔해물일 것으로 추정되는 유류품을 발견했는데, 바로 그 지점의 바다 위 하늘에 갈매기떼가 날아와서 그 시각에 선회를 하는 것이다.
그 갈매기들은 어디로 날아가지도 않고 한동안 그 지점의 하늘을 덮고 돌면서 우리를 내려다 보았다.
“아 ~ 그 새구나! 바로 그 새!”
“바로 우리가 평화탑 돌무더기 꼭대기에 세워 둔 그 새다!”
두 손을 모아 기도하는 사람도 있었다. 눈물을 글썽이는 사람도 있었다.
혼령이 되어 고향으로 날아가라고 탑위에 올려둔 새!
새가 되어 날아가는 영혼들에게 우리 모두는 손을 흔들며 한참을 배웅했다.
“70년 세월, 미안했노라. 훨훨 날아서 이제 편히 쉬시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