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는 26일 여수 유탑마리나호텔에서 ‘납북귀환어부 진실·회복 소통회’를 갖고 오랜 기간 국가폭력 피해를 겪어온 귀환어부와 유족들의 목소리를 듣는 시간을 마련했다.
이번 소통회는 1950~1980년대 조업 중 북한에 끌려갔다가 귀환한 뒤, 국가보안법·반공법 등의 혐의로 처벌받고 불법 구금·가혹행위 등을 겪은 납북귀환어부 피해자들의 진실을 재확인하고, 명예회복·배상 논의에 사회적 공감대를 조성하기 위해 추진됐다.
주종섭 도의원 “가장 큰 희생…국가 책임 다해야”
주종섭 전남도의원은 인사말에서 “이 자리에 계신 분들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와 인권의 발전 과정에서 가장 큰 희생을 겪은 당사자”라며 “억울한 누명을 쓰고 고향으로 돌아왔지만 국가로부터 정당한 보상을 받지 못했다. 이제라도 진상을 밝히고 명예를 회복하는 것이 국가의 책임”이라고 밝혔다.
주 의원은 “전남도가 내년에도 이러한 자리가 지속 될 수 있도록 예산을 마련하겠다”며 “국가폭력에 의한 인권 침해가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함께 노력하자”고 강조했다.
재심 방법 안내·사례 공유·특별법 설명…진상 규명 논의
행사는 재심청구 절차와 민·형사 보상 안내, 재심 무죄 판결 사례 공유, ‘납북귀환어부 국가폭력피해자 특별법’ 제정(안) 설명 등으로 구성됐다.
또 여수 초도지역에서 새롭게 확인된 납북귀환어부 피해 사실과 생존자·유족의 증언이 이어지며 참석자들은 재심 지원과 특별법 제정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대를 넓혔다.
심명남 씨 “아버지는 구호 요청했지만…국가는 허위 조작으로 간첩 몰아”
이날 증언에는 납북어부 고(故) 심여종 씨의 아들 심명남 씨가 나서 깊은 울림을 전했다.
심 씨의 부친 심여종 씨는 1971년 8월 동해안에서 조업 중 북한 경비정에 납치된 탁성호 선원으로, 귀환 후 간첩 혐의를 뒤집어쓰고 불법구금·폭행을 당했다.
심 씨는“당시 국가기록원 자료를 보면 선원들이 SOS를 보내 우리 해군이 출동했지만 결국 북한에 끌려갔다”며“그럼에도 국가는 월선조업으로 사건을 조작했고, 아버지와 동료들에게 간첩 혐의를 씌워 모진 고문을 가했다”고 말했다.
탁성호 선원들은 2022년부터 재심을 준비해 재작년 9월 최종 무죄 판결을 받았다.
심 씨는 “진실이 인정됐지만, 아직 피해 보상과 명예회복은 시작 단계”라며 “특별법 제정과 실질적 지원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고 호소했다.
전남도 “명예·존엄 회복까지 함께할 것”
심재명 전남도 자치행정과장은 “이번 소통회는 납북귀환어부 사건의 진실을 사회적으로 공유하고 피해자와 유족의 명예를 회복하는 중요한 계기”라며 “제3기 진실·화해위원회 출범, 배·보상 규정 마련, 소멸시효 배제 등 남은 과제가 해결되도록 도 차원의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전남도는 소통회를 계기로 납북귀환어부 사건의 진실이 사회에 널리 알려지고, 재심·특별법 논의가 실질적인 명예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역할을 강화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