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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영 트는 날"… 여수 화양면 자매마을 갯벌, ‘우럭조개’ 풍년

4일 오후 8물 맞춰 주민 40여 명 갯벌 작업 나서
200년 된 방풍림 아래, 씨알 굵은 우럭조개와 바지락 가득

  • 입력 2026.03.05 06:05
  • 수정 2026.03.05 07:27
  • 기자명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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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수시 화양면 장수리 자매마을 앞바다 우럭조개잡이 ⓒ조찬현
▲ 여수시 화양면 장수리 자매마을 앞바다 우럭조개잡이 ⓒ조찬현

4일 오후, 여수시 화양면 장수리 자매마을 앞바다가 열렸다.

드넓게 펼쳐진 장수만 갯벌에는 호미를 든 아낙네와 남정네 40여 명이 모여 장관을 이뤘다. 물때가 좋은 ‘8물’을 맞아 일명 갯벌 문을 여는 ‘영 트는 날’이 찾아온 것이다.

"다라이마다 가득"… 20년 베테랑도 감탄한 수확량

▲ 여수시 화양면 장수리 자매마을 앞바다 우럭조개잡이 ⓒ조찬현
▲ 여수시 화양면 장수리 자매마을 앞바다 우럭조개잡이 ⓒ조찬현

물골을 따라 뭍으로 나오는 주민들의 ‘다라이(대야)’에는 어른 주먹만 한 우럭조개가 가득했다. 자매마을 앞바다는 예부터 우럭조개, 바지락, 굴, 낙지 등이 풍부하기로 유명한 황금 어장이다.

이곳에서 20년 넘게 조개를 캤다는 주민 A씨(66)는 "여수 시내에서 이곳으로 시집와 평생을 이 바다와 함께했다"며 "여기 조개는 씨알이 굵고 맛이 좋아 옛날에는 전량 일본으로 수출했을 정도"라고 자랑을 아끼지 않았다. 실제로 이날 채취된 바지락은 일반 바지락보다 서너 배나 큰 크기를 자랑했다.

작업에 나선 주민들은 연신 땀방울을 닦으면서도 입가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숙련된 이들은 한 번의 물때에 30kg에서 많게는 50kg까지 우럭조개를 수확한다.

▲ 여수시 화양면 장수리 자매마을 앞바다에서 채취한 우럭조개 ⓒ조찬현
▲ 여수시 화양면 장수리 자매마을 앞바다에서 채취한 우럭조개 ⓒ조찬현

"팔기엔 아까운 조개"… 마을 주민들의 소중한 찬거리

▲ 여수시 화양면 장수리 자매마을 앞바다 우럭조개잡이 ⓒ조찬현
▲ 여수시 화양면 장수리 자매마을 앞바다 우럭조개잡이 ⓒ조찬현

이날 수확한 우럭조개는 시장에 내다 파는 용도가 아니다. 주민들은 "이 맛있는 걸 남 주긴 아깝다"고 입을 모았다. 채취한 조개는 각 가정으로 가져가 가족들과 나눠 먹는 귀한 식재료가 된다.

우럭조개를 맛있게 먹는 법을 묻자, 한 주민은 "칼로 알을 까서 살짝 데쳐 숙회로 먹는 것이 으뜸"이라며 "시원하게 국을 끓여 먹어도 그 맛이 기가 막힌다"고 귀띔했다.

200년 방풍림이 품은 장수리 자매마을

▲ 여수시 화양면 장수리 자매마을 앞을 든든하게 지키고 선 방풍림 ⓒ조찬현
▲ 여수시 화양면 장수리 자매마을 앞을 든든하게 지키고 선 방풍림 ⓒ조찬현

자매마을의 풍요로움은 바다에만 있지 않다. 마을 앞을 든든하게 지키고 선 방풍림은 자매마을에서 공정마을까지 길게 이어진다.

쌈지공원에는 200년 이상 된 느티나무 90여 그루와 굴참나무 400여 그루가 울창한 숲을 이루어 마을의 운치를 더한다.

갯벌에서 돌아온 주민들은 이 거대한 나무 아래서 잠시 숨을 돌리며 다음 물때를 기약했다. 바다가 주는 풍요와 숲이 주는 평온함이 공존하는 여수 화양면 장수리, ‘영 트는 날’의 활기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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